이 글을 쓰는 시점이 다섯시 삼십분.
앞으로 글을 써내려가면 자연스레 투표 종료 후에 글을 올리게 되겠지요.
투표 끝나면 글을 올리겠다~올리겠다~했던 바로 그날이 오늘인겁니다.네네.
글이 좀 깁니다.
뭐 거창한 이야기 하려는건 아니고요.
그동안은 이재명의 이자만 꺼내도 비추폭탄 십자포화를 맞기 일쑤였으니
(프락치로 싸잡아 매도당하면서...)
시기상의 문제도 엮여서 가볍게 볼 글도 아예 반대 노선으로 확정해버리는게 피곤하기도 했고요.
반대로 이재명 짱짱만 외치면 추천레이저가 꽂히는걸 보면서
역시 대세 여론에 역으로 가려면 욕먹는거 각오하는건 필수구나, 싶기도 했고요.
예전에 김성근빠들과 투닥거린 이후에 오랜만의 경험이었습니다.
(어휴 그때 한화팬들까지 합세해서 십자포화 날려대던거 생각하면....ㄷㄷㄷ)
최대한 가볍게 쓰려고 노력할거고요.
제 생각일 뿐이지 이게 정답은 아닙니다. 여러분이 생각하는게 정답일수도 있어요.
여러분들이 이재명의 이자만 들어와도 강박증처럼 TOT 날려대던 것도 이해합니다.
적당히 말해도 알아쳐먹을걸 뭔 독립운동하는 것도 아니고 매일매일 이상한 음모론만 주르륵 늘어놓는데
그렇게 매일매일 감정소모를 하다보면 결국 노이로제가 오는거죠.
(한참을 시달리다보면 결국 이런 심정으로 임하게 되는게 순리)
뭐 저조차도 그렇게 될 걸 알았고 그러지 않게 조심해야지~하면서도
어느 포인트에서 꼭지가 돌아서 결국 며칠동안 버닝했으니 남말해봤자 거기서 거기죠.
저도 똑같은 ㅂㅅ짓 했는걸요.
이게 다 아직 젊은 덕분입니다. 쓸데없는데 감정소모하는 이유는 젊기 때문이에요.
고로 전 아직 젊습니다. 야 신난다.
제가 스탠스를 애매하게 취한다, 왔다갔다한다, 태세전환이 우디르급니다,라고 느끼신 분들은
아마 이게 이유일겁니다.
싫어하긴 싫어하는데 그래도 선거는 이겨야되어서 조절하면서 버티다가 어느순간 버닝해서 싸우다가
다시 해탈해서 입다물고 있다가.
(모르실까봐 이게 우디르인데, 네가지 태세를 바꿔가며 싸웁니다. 태세전환 속도가 매우 빠르겠죠?)
이재명의 지지자들도 어느정도 인정하듯이, 이재명은 본인 자체가 흠결이 많은 인물입니다.
인물의 삶에서 과거 행적을 보면 미래가 대충 그려지기 마련입니다.
의도치 않는 편견이 생기는 경우도 있고요.
(진짜 개과천선했는데 아무도 안믿어줌)
영화 해바라기의 오태식이 그러했듯, 본인이 아무리 마음을 고쳐먹었다해도
엄한 사람들이 낙인을 찍어대다가 결국 폭발하니 한마디 합니다.
'그럴 줄 알았다.'
혹은 영화 광복절 특사의 차승원처럼 마음을 다잡은 것 처럼 행동하며 신뢰를 쌓지만,
결과적으로는 탈옥을 하며 그 신뢰에 뒤통수를 쳐버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어떻게 흘러갈지에 대한 것은 아무도 모르지만, 어떤 사람에 대한 분석을 하기에 무시할수는 없는 부분입니다.
이재명에게는 공식적으로 몇가지 전과가 있습니다.
음주운전, 공무원사칭, 무고죄, 특수공무집행방해 등등.
다 나름의 이유가 있다며 해명을 했지만, 적어도 법의 테두리를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는 것은 분명해보입니다.
또한 아무리 좋은 의도와 목표가 있었다 한들
'목적을 위해서라면 절차와 수단과 방법을 무시해도 되는 것인가'에 대해
깊은 의문을 남기게 됩니다.
심지어 그는 법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야하는 변호사였지요.
즉, 그는 행정적인 면에서는 성남시장 직을 지내며 인정받았을지언정
도덕적 측면에서는 의문을 남기는 인물이 되는겁니다.
(과거 행적만 보면 그렇다는 말입니다.)
인물 자체에 대한 신뢰도에 의문이 남는 다는 것은 선거에 나서는 후보에게 결코 긍정적인 일이 아닙니다.
요즘 정경사에서 자주 보이던 패턴 중 하나가 루리웹, 오유같은 커뮤니티의 반응을 보며
'일베나 오유나가 틀린말이 아니었어'라거나 선동꾼들에게 넘어간 우매한 군상 취급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과연 저들만 프락치에 농락당한 것이고, 짱공은 현명하고 중립적이었냐에 대한 평가는
우리가 내리기는 힘들 것 같습니다만,
저는 기호나 주장만 반대지 행동 자체는 둘 다 비슷했다고 봅니다.
상대를 멍청이 취급하는 행동 자체는요.
(어쩌면 우리는 그냥 똑같은 행동을 서로에게 하고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그렇지만 그것에 대해 누구의 잘못이 있다!라고 단정지을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이재명을 지지하시는 분들도, 지지하지 않는 분들도 나름 합당한 이유가 있었다고 생각하거든요.
(물론 '대신 남경필을 찍자!'는 참 멍청한 소리였죠. 그나마 양심있는지 의원은 민주당으로 찍자 하더이다)
물론 이 갈등을 이용한 프락치가 있었을수도 있습니다. 저쪽에 있었을수도, 이쪽에 있었을수도 있습니다.
그렇게 갈등을 심화시켰을수도 있겠죠.
또는 정말 손가혁이나 극문빠들이 문제였을수도 있습니다.
지식적 우월감에 빠져 다른 의견을 쳐들으려 하지 않고 서로에 대한 혐오감만 불러일으켰을수도 있죠.
그러나 한번 냉정히 생각해봅시다.
만약, 인물에 대한 신뢰성이 충분했다면, 해명이 와닿을 정도로 강직하고 일관된 삶을 살았다면.
그래서 많은 이들이 이런 의혹들을 해프닝 취급할 정도의 삶을 살았다면.
과연 그런 '선동질'에 놀아날 수 있었을까요?
그까짓 중요하지도 않은 의혹 몇가지에 이렇게 선거판이 요동쳤을수 있을까요?
(이런 엄청난 소리가 설득력을 가지려면 인물의 신뢰도가 중요합니다. 물론 제가 하면 개소리입니다)
지난 대선 때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굳건한 신뢰로 뭉칠 수 있었던 것은
그저 박근혜에 대한 미움이나 증오만이 아닌,
문재인이라는 인물이 갖는 신뢰성이 충분했기 때문입니다.
(보통 보수측 진영에서 진보 진영 후보를 공격할 때 이 신뢰성에 대한 약한 고리를 중점적으로 공격합니다)
그때는 다함께 단합할 수 있었던 사람들이 이토록 극단적으로 양분된 것은
그저 어느 한쪽의 무지의 소치로 생긴 일이라 치부하면 되는 것일까요?
(무지의 소치란 단어를 좋아하시는 분. 그래서 그분의 발언들이 그렇게나....)
이 게시판에서 오래전부터 활동하시던 분들은 아시겠지만. 제가 줄창 주장하던 것이 있습니다.
이재명이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기 위해서는 일단 민주당 지지자들의 마음부터 달래고 가야한다고.
이재명은 이미 한번, 민주당 지지자들의 가슴에 대못을 박는 행위를 한적이 있습니다.
정확히는 그 행위에 일조를 했죠.
다들 박스떼기 사건을 상당히 가벼이 생각하시는 면이 있는데
그건 일종의 선거조작사건이었습니다.
그게 큰 문제가 되지 않았던 것은 '시도하기 전'에 걸려서 무효로 돌아갔기 때문이지만
걸리지 않았다면 그 행위를 그대로 시도했겠죠.
이 때 이재명은 과연 어떠한 위치에 있었는가.
과연 이 행위들에 대해 이재명은 조금의 책임도 없는가.
앞서 말했던 '목적을 위해서라면 어떠한 수단이나 방법도 상관이 없는가'에 대한 의문이 다시금 떠오르게 됩니다.
혹자는 말합니다. 그때 민주당에서 누가 나왔어도 승산이 없었다고합니다.
맞는 말이죠. 그때는 누가 나왔어도 이명박을 이기기 힘들었습니다.
그러나 그러했기 때문에 더더욱 공정하게 경선을 치룰 필요가 있었습니다.
지더라도 잘지는 것이 중요한 것은 스포츠 세계의 일만이 아닙니다.
(이른바 '졌잘싸')
만약 공정하고 깔끔하게 경선이 치뤄지고, 그래서 격차가 벌어지더라도 부끄럼 없는 대선을 치뤘다면 어땠을까요?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키우기 위해서가 아닌, 정말 당과 당 지지자들을 위한 승부를 펼쳤다면
민주당이 그렇게까지 사분오열되어서 바닥을 기는 지지율에서 멈춰있었을까요?
물론 역사에 만약은 없지만, 과정은 중요한 것이죠.
여러분이 말했던, 민주당 지지자면서 이재명을 싫어하던 사람들의 기저에는 이런 불안감, 걱정이 깔려있습니다.
그걸 단순히 그들의 꼰대짓으로 치부하기엔
지난 대선 경선을 치루면서 이재명이 보인 행보에 불안했을겁니다.
아마 그때 이후로 실망을 넘어서 확신을 갖게 된 사람들이 많았을거라 추측합니다.
전 그당시에 이재명을 보면서 '대체 왜 저러지?'했었습니다.
오히려 그때 페이스북에서 보여줬던 행동들은 요즘 혜경궁 논란보다 더 충격이었습니다.
오죽하면 김어준이 이재명을 초대해서 대놓고 SNS 끊으라고 말할 정도였죠.
이런 것들이 기저에 깔려 있었기에 지금에와서 '이재명을 믿어라!'라는 말에
'어떻게 믿을수 있어?!'라는 반응이 나오게 된겁니다.
물론 거기에 '다른 사람들은 의혹만 제기되었는데도 탈락했는데 이재명은 어떻게 올라왔데?!'같은
억하심정?같은 것도 좀 있었던 것 같고요.
(더 나아가서 '민주당 내에 자기 세력 만드려는거 아니야?! 하는 섣부른 겁도 있었던것 같고)
(확실히 겁을 먹고 있긴하죠. 양쪽 모두. 근본적인 면은 '자한당이 또 득세할까봐'가 상통하지만...)
제 진의가 어떤가, 에 대해 의심하는 분이 계셔서.
이미 전에도 말했지만 다시 한번 말씀드리자면.
전 이재명이 올라오는게 맞다고 생각합니다.(어쨌든 경선을 거친 후보기도 하고)
세가지 이유가 있는데
첫번째는 이유가 어찌되었든 자한당을 고사시키는게 최우선 목표가 맞다고 생각하기 때문이고
(내 생전에 그놈들 망하는거 꼭 한번은 보고 싶네요)
두번째 이유는 선거에서 지게 되면 여태 제기된, 혹은 제기될 의혹들에 대해서 제대로 된 검증을 받지 못하게 됩니다.
또한 행정적인 능력을 넘어서 정치적인 능력까지도 검증을 받아야 하죠.
그동안은 SNS 여론을 이용한 몰아붙이기, 같은 당 의원들조차도 거수기 취급한다고 불편해 하던 것을
도지사 자리에서 대화를 통해 어떻게 협치를 이끌어 낼 것인지에 대한 시험대에 오르게 되죠.
이전처럼 SNS로 우는소리만 하다가는 아마 좋은 소리를 듣지 못하지 않을까요.
(민주당 의원들로만 채워진다 하더라도 모두 다른 의견을 통합하는 것도 정치적인 능력이거든요)
이게 왜 중요하냐면, 그가 그렇게 부르짖는 적폐청산이야말로 혼자서 할 수 없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대통령 혼자서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를 수도 없을 뿐더러,
휘두르려 한다면 견제와 반발을 받게되는게 기정 사실이니까요.
(정치질의 대명사, 그 게임. 팀간 대통합을 이루려면 인성과 정치질은 필수입니다)
마지막 이유로는 만약 지게 된다면 서로간의 갈등이 봉합되지 않을거라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나마 당선이라도 되면 검증하자는 말에 '그래 뭐 이 참에 털건 털어도 되겠지'라며 동의할 수 있어도,
낙선을 하게 되면 서로 니탓이니 내탓이니 하며 욕하고 갈등이 심화되겠죠.
재작년 손가혁에게 당하며 앙금을 남겼던 것 처럼 이번에는 이재명 지지자들이 앙금을 갖게 되며
결국 서로에 대한 악감정만 남고 가게될수도 있고요.
여튼 이러저러한 이유로(되게 불순한 이유도 있긴 하지만) 이재명이 당선되기를 바라고 있고요.
그동안 이러저러한 이유들 때문에 감정소모하신 분들도 모두 고생하셨습니다.
이상한 신규 아이디들이 뭐라그러는건 그냥 분탕종자인가보다...하고 넘기는데
오래 봐왔던 분들에게 분탕으로 취급받을때는 씁쓸하기도 하고 그랬네요.
여튼 선거는 끝났고, 모두 고생하셨고, 의견이 갈릴지언정 다시 서로간의 힘이 필요한 날이 올거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다들 그 날까지 소모된 감정 재충전하시고 잠시 휴식을 가집시다.
이번 선거판에서 자한당(혹은 +바미당)이 한 짓들에 대한 의식의 흐름들을 그때그때 적어보고 싶었는데
이마저도 분탕으로 보일까봐 ㅋㅋㅋㅋ
기회되면 한번 더 써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