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 국제범죄 집중단속 결과 발표..국제사기, 해외 성매매 등 '구속 174명'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사진=뉴스1
대전출입국외국인사무소는 지난해 파룬궁 수련생 4명의 난민신청을 받았다. 파룬궁은 중국 정부로부터 사교로 규정 받은 기공 세력 일파다. 이들은 "파룬궁 수련을 하다 중국의 박해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알고 보니 이 신청 내용은 허위였다. 중국인 알선책 A씨는 온라인에서 가짜 난민신청자를 모집해 1인당 300만~500만원을 받고 거짓 신청서를 작성해줬다. 경찰은 A씨와 피알선인 등 5명을 구속했다.
경찰이 중국인들의 불법 출·입국을 도운 알선책 등 국제범죄자 866명을 검거했다. 이들의 국적은 한국인과 외국인이 각각 절반가량을 차지했으며 직업은 무직이 27%로 가장 많았다.
경찰청은 올 3월12일부터 이달 19일까지 100일간 실시한 국제범죄 집중 단속 결과를 26일 발표했다. 주요 단속 대상은 △불법 입·출국(허위초청·서류위변조·밀입국 등) △외국인 대포물건 △마약 밀반입 △국제사기 △해외 성매매 등이다.
이 기간 적발한 국제범죄는 387건으로 868명을 검거했으며 이 중 174명을 구속됐다.
범죄유형별로는 불법 입·출국이 49%로 가장 많았다. 뒤이어 △외국인 대포물건(18.8%) △마약 밀반입 등(13.2%) △국제사기(9.2%) △해외성매매(7.4%) 순이었다.
불법 입·출국의 경우 비자 없이 입국이 가능한 제주도에서 무단이탈하는 사례가 많았다. 경찰청 관계자는 "중국 현지 알선책과 공모해 중국인들을 제주도로 무사증 입국시킨 후 화물선을 이용해 여수 등지로 무단이탈시킨 중국인 알선책과 내국인 운반책을 검거했다"고 말했다.
허위 초청이나 허위 난민신청 사례도 있었다. 예컨대 유령회사를 설립해 불법입국을 희망하는 외국인들을 모집한 후 수입상으로 위장시켜 국내로 허위 초청한 알선책 등이 검거됐다.
외국인 대포물건 범죄는 명의이전이 되지 않거나 말소된 차량을 국내 체류 외국인에게 판매하거나 유학생·노숙인 등의 금융계좌 등을 국제범죄에 이용하는 사례다.
태국·말레이시아 등 현지에서 국제화물·우편으로 마약을 밀반입하고 불법 유통 시킨 알선책 등도 검거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마약 구매자들은 대부분 공장 등의 일용직 근로자들로 주로 공장 기숙사나 주거지에서 상습 투약했다"며 "마약 종류는 필로폰(일명 ‘아이스’)·야바·대마 등이었다"고 말했다.
국제사기 범죄는 중국·동남아 등에서 보이스피싱 콜센터를 설립한 후 금융·수사기관을 사칭해 금품을 챙긴 사례가 많았다. 외국 유명인을 사칭하거나 정치자금 명목으로 수십억 원을 가로챈 외국인 피의자 등도 검거했다.
국내 인터넷 등으로 성매매 여성들을 모집한 후 미국·일본·호주 등으로 내보내 성매매를 알선한 피의자도 검거됐다. 골프여행 등 해외관광을 빙자해 동남아 등으로 원정 성매매를 한 성매매 피의자들도 붙잡혔다.
문화재를 밀반출한 사례도 적발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국내 고려청자·고서적 등 문화재를 국제택배로 밀반출하거나 공항·항만을 통해 일본 등으로 밀반출한 피의자들을 적발했다"며 "이미 반출된 문화재 48점은 전량 회수 후 국가에 귀속시켰다"고 말했다.
피의자 국적은 한국인이 49.5%, 외국인은 50.5%를 차지했다. 한국인의 4.7%(20명)는 한국으로 귀화한 외국인이었다. 적발된 한국인은 불법 입?출국 등 알선책이 주를 이뤘다.
직업별로는 무직(27.0%)이 가장 많았다. 그밖에 △일용직 등 근로자(26.1%) △식당·주점 등 자영업(17.6%) △마사지사 등 서비스업(11.8%) 순이었다.
경찰청 관계자는 "앞으로도 테러와 외국인 강력범죄 등 치안불안 요소를 해소하고 국민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불법 입·출국 사범 등 국제범죄를 지속적으로 단속해 나가겠다"고 밝혔다.최민지 기자 mj1@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