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이정인 기자] 자유한국당(이하 한국당)의 내홍이 계속되고 있다. 당내 계파간 갈등이 격화돼 진정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지지율도 하락세에서 벗어나지 못하며 제1야당의 위상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계파 갈등 격화, 의총에서 ‘분당’까지 거론
지난 28일 자유한국당은 의원총회를 개최했다. 지방선거 참패 후 당의 재건을 이끌고 있는 김성태 대표 권한대행이 추진하는 '전권 혁신 비상대책위원회'에 대한 지지를 확보하고 당내 갈등을 봉합하고자 만든 자리였다.
이날 김 대행은 "우리당이 처해있는 엄중한 상황에서 마음의 상처 없이 단합된 힘으로 위기를 잘 헤쳐 나갈 수 있도록 각별한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안상수 비대위 준비위원장도 "모든 것을 협의하고 결정해 가는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여러분에게 당연히 보고를 하고 또 보완이 필요한 부분도 기술적으로 협의해 가면서 적어도 다수의 의원님들이 찬동하는 쪽으로 제가 운영하겠다"며 비대위 구성에 대한 반발을 수습 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도 소용없었다. 정용기 의원은 김 대행의 비대위 구성에 대해 “법치주의에 맞지 않다”며 반발했다. 김태흠 의원은 공개 의총을 열자고 언성을 높였고 김 권한대행의 사퇴를 요구했다. 이어 성일종 의원은 ‘중진 퇴진론’을 주장하며 김무성 의원의 탈당을 요구했다. 이장우 의원 역시 김 의원의 결단을 촉구했다.
김진태 의원은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 이번 선거 참패의 원인이 무엇인가"라며 김 권한대행의 책임론을 제기했다.
격양된 분위기 속에서 비박계 강석호 의원은 ‘분당을 언급했다. 친박계 홍문종 의원도 “친박이 어디 있나. 다 죽었지 않느냐”면서 “친박-비박으로 나누지 말고 이념으로 나누자. 안 되면 분당이라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결국 이날 의총은 별다른 소득 없이 끝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당은 계파간 갈등이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어 당분간 내홍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정의당-한국당 지지율 1% 차이로 좁혀져, 고강도 혁신 이끌 '구원 투수' 등장할까
의석수 114석을 보유한 제1야당 한국당은 이제 지지율에서 의석수가 6석에 불과한 정의당의 맹추격을 받고 있다. 한국갤럽이 지난 26~28일, 3일간 전국 성인 1001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해 29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 정당 지지율은 더불어민주당 52%, 한국당 10%, 정의당 9%, 바른미래당 5%, 민주평화당 1% 순으로 나타났다. 더불어민주당-한국당-바른미래당이 전 달에 비해 각각 1%포인트 하락한 반면 정의당은 2012년 창당 이래 최고치를 경신했다. 정의당과 자유한국당의 지지율 차이는 1%에 불과하다.
한국당은 지방선거 참패 후 보수 재건과 혁신을 다짐했다. 하지만 혁신 비대위 구성 준비 과정에서 계파갈등이 폭발해 집안싸움이 계속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유력한 비상대책위원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김병준 국민대 명예교수의 행보가 주목 받고 있다. 한국당 관계자는 최근 김 명예교수와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김 명예교수도 비대위원장 수락에 대해 긍정적인 의사를 내비친 것으로 전해졌다.
김 명예교수는 TK출신으로 노무현 정부(참여정부) 시절 청와대 정책실장과 대통령 정책특별 보좌관을 지냈다. 화합형 인사라는 평가가 많아서 한국당 계파갈등을 진화할 적임자로 뽑히고 있다. 반면 일각에서는 현실 정치에 한번도 참여해 보지 않았기 때문에 비대위원장으로는 부적합하다고 지적하기도 한다.
한국당 비대위원장 후보로는 김 교수 외에도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대위 대표, 김황식 전 총리, 박관용·김형오 전 국회의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보수의 재건과 인적청산 등 고강도 혁신을 이끌 구원 투수가 한국당에 등장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