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지어 상당수 공공 기관들도 장애인 의무고용률을 준수하지 않습니다. 특수교육기관들도 잘 안 지킵니다. 숱한 기업들이 의무고용률 따위는 가볍게 무시하고 ‘까짓거 범칙금 내버린다’하고 맙니다.
그러나 사기업인 유니클로는 의무고용 기준의 거의 두배 이상 중증장애인 채용에 앞장섰습니다. 저는 특수교사인지라 안그래도 이직률 높은 장애학생들을 좋은 기업에 고용시키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지 잘 압니다. 기업들 눈치보면서 어렵게 어렵게 1년간 직업훈련 마치고 우리 학생 고용계약서 쓰게 되던 날, 어머님과 끌어안고 엉엉 울었던 기억이 새록새록합니다.
스페셜올림픽도 그렇고 제가 알기로 유니클로는 한국에 진출한 어떤 글로벌 의류브랜드보다 압도적으로 사회적 기부를 많이 합니다. 그 상당부분은 장애인복지 분야입니다.
저는 유니클로라는 회사가 왜 이리 전국적인 이지메를 당하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무엇보다 유니클로 임직원은 거의가 한국인들입니다. 대부분 저임의 서비스 노동자들입니다. 우리 특수교사들의 제자들도 꽤 있을 것입니다. 저는 속이 상합니다. 한국인들이, 한국인들의 회사를 망하게 해서, 한국인들을 실업자로 만드는, 이런게 과연 일본에 맞서는 투쟁인가요. 저에게는 거대하고 미스테리한 부조리로만 보입니다.
‘어떤’ 대의를 위해, 평범한 사람들의 삶을 파괴하고 무고한 이들에게 피해를 주는 것. 이런 식의 사회적 폭력을 파시즘이라고 배웠습니다. 저는 이런 대의명분에 그닥 동의하지도 않습니다만, 백번 양보해 그렇다면 국가의 대의를 위해서 평범하고 힘없는 풀꽃 같은 소시민들이 희생 당해도 상관없는 것입니까. 그것이 정의인가요. 이런 말을 정치인, 권력자가 아닌 평범한 일상을 사는 사람들이 매섭게 포효할 때, 저는 세상이 참 무섭다는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