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고등학생 논문 저자의 실태를 추적해온 MBC 탐사기획팀의 연속보도, 머릿기사로 이어갑니다.
오늘은 이 논문의 생산 과정을 대학 안으로 한걸음 더 들어가 살펴 보겠습니다.
내 논문에는 대놓고 올리지 못하고 동료 교수에게 부탁해 내 아들, 딸을 논문 저자로 참여시키는 실태, 여기에는 누이 좋고 매부 좋고, 석연치 않은 상부상조의 논리가 작동합니다.
먼저, 어느 두 건의 고등학생 저자 논문을 통해서 그 적나라한 실태부터 확인합니다.
백승우 기잡니다.
◀ 리포트 ▶
국내 학계의 권위를 인정받는 KCI급 논문 두 편입니다.
온라인 민주주주의와 트위터를 다뤘습니다.
서울대 한 모 교수가 각각 제1저자와 4저자로 이름이 올라와 있습니다.
그런데 두 편 모두 공저자로 고등학생이 등장합니다.
두 학생이 누군지 확인해봤습니다.
먼저 국내 한 외국어고등학교에 다녔다는 송 모 군.
어머니가 연세대 교수입니다.
[조OO/연세대 교수] "아이들이 좀 더 성장해나가길 원하는 게 부모 마음이다. 그런 얘기에요. 그런 차원에서 한OO 교수한테 제가. 훌륭한 선생님이고… 부모가 자녀를 자기 랩(연구실)에 넣고 지도하는 건 불가능하잖아요. 자녀 교육에도 좋은 것도 아니고요."
이렇게 해서 한 교수, 자기 아들, 그리고 본인 순대로 이름이 올라갔습니다.
아들이 논문에 얼마나 참여했는지 여러차례 물었지만, 밝히지 않았습니다.
[조OO/연세대 교수] "저는 이것의 1저자가 아니기 때문에 한OO 교수하고 얘기하시면 됩니다…" (그런데 아드님이랑 논문 쓴 건 문제가 없다고 보세요?) "…"
또다른 논문.
미국의 한 사립고등학교 학생이던 이 모 군은 아버지가 연세대 교수입니다.
[이OO/연세대 교수] "아들이 관심있다고 하고 제가 아는 범위 내에선 한 교수님이 제일 그쪽에 권위자시고 하니까 제가 부탁을 드린거죠."
고등학생들의 논문 기여 정도를 묻기 위해, 한 교수 연구실을 여러 번 찾아가고, 수 차례 전화도 했지만, 답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고등학생들이 2, 3저자가 될만한 충분한 기여를 했고, 게재 당시엔 KCI급 논문도 아니며, 두 학생은 국내 대학에도 지원하지 않았다고 서면답변했습니다.
교육부는 지난 2년간 자진신고에 이어 대학을 통한 두 차례 조사, 특별감사까지 모두 4차례 검증했지만, 두 고등학생 저자 논문은 조사 대상에서 빠져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고등학교를 한글로는 검색했는데, 영어로는 안 했다는 게 이유입니다.
[교육부 담당 공무원] "고등학교 치거든요. 그럼 리스트(목록)가 쭉 뜨잖아요. highschool, 그런 것들은 검색해서 안 걸러졌던 거죠."
교육부는 서울대 한 교수와 연세대 조 교수를 연구진실성위원회 등에 넘겨, 연구 부정이 있었는지 검증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백승우 기자 (swpaik@mbc.co.kr)
https://news.v.daum.net/v/20191016194504186?f=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