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학번 아제가 느끼는 이번 대선

미리보기 작성일 22.03.10 09:4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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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학번입니다. 당시 올림픽 개최년도라 꿈나무라 불리기도 했는데 어느새 땔나무가 다 되어가네요.

제가 20살 대학새내기 였을때는 캠퍼스에 매일이다시피 최루탄 가스가 그득했었습니다.

사회적 소외층, 경제적 약자에 대한 구호가 그득했고 정문앞 게시판에는 정의를 부르짖는 대자보가 연일 붙어있었죠.

당시 전 데모에 크게 관심이 없었습니다.

자신을 희생하면서까지 사회정의를 부르짖을 만큼 이타적인 사람도 아니고 부조리에 대한 나름의 확고한 인문학적 신념이 있었던 것도 아니었으니까요. 오히려 매일 학교에 그득찬 매퀘한 최루탄 가스와 시끄럽게 울려대는 구호에 짜증이 나기 일수였습니다.

그런 저도 고3때 87년민주항쟁, 대학입학 후 본 시위현장을 보면서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내가 40대정도 되면 사회가 정말 정의로워지겠구나. 이렇게 피끓는 열정이 있는 젊은이들 깨어있는 시민이 기득권층이라 불리는 세대가 되면 사회가 지금보다는 사람답게 사는 세상이 되겠구나.

그리고 저는 어느새 50대의 가장이 되어있습니다.

물론 그 당시 보다 지금이 경제적으로나 정치적으로 더 나은 대한민국이 되어있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생각했던 정의로운 대한민국은 아니라는 걸 많이 느끼게 됩니다.

제가 봐왔던 그래서 희망을 심어주었던 그 모든 사람이 변절한 것일까요?

아닐걸닙다. 신념에 대한 변화라기 보다는 잃을것이 생긴 것이겠지요. 누구나 인간은 이익보다는 손해에 더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이제 잃어버릴 내것이 생겼기에 내가 가진것을 내어놓지 않아도되는 선택들을 하며 살아가게 된것이라 생각합니다.

저희 대한민국은 철저히 엘리트주의입니다. 시민운동도 노동운동도 사회운동도 그 모든 정치행위들 역시 엘리트들에 의해 주도되어 왔습니다. 서울대생이 위장취업하여 노동운동을 이끌었고 sky 출신이 시민단체를 만들어 시민운동을 전개하였죠.

정치뿐만이 아니라 사회전반이 철저하게 그 분야의 엘리트들에 의해 주도되어 왔습니다. 이는 체육계 역시 마찬기지죠.

문제는 현재 대한민국의 엘리트들은 이제 그자리를 내어줄 생각이 없습니다. 자신들의 그룹에 새로운 존재가 올라오는 것도 싫고 지금 누리고 있는 주도권을 대중들에게 내어줄 생각도 없습니다. 자기들이 가진것을 빼앗고자 할 때 그들은 똘똘 뭉쳐 하나가 됩니다. 그리고 자기들의 기득권을 철저하게 지켜내죠.

이번 대선은 그런 엘리트들 즉 대한민국의 주류와 비주류의 싸움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졌습니다. 하지만 아주 근소한 차이로 졌죠. 그건 희망이 아닐까요?

개인으로의 지성과 대중의 지성은 다릅니다. 대중은 대단히 현명하면서 또 한없이 어리석기에 쉽게 선동되고 맙니다.

순위를 판가름해야 하는 선거였기에 졌다는거지 대한민국의 국민의 집단지성은 그만큼 성숙해졌고 더 성숙해 질꺼라 생각합니다.

저도 제 아들을 엘리트로 키우기위해 사교육에 학원에 좋은 대학, 좋은 직장에 목을 메게 됩니다. 대다수의 부모들이 그렇지요. 하지만 이 사회가 일등이 아니어도 인간다운 삶을 살아갈수 있다면, 그리고 큰 뜻이 있어 준비한 이에게 사회의 리더가 될 수 있는 기회가 허락되는 나라가 된다면 지금같이 치열한 경쟁의 승자가 되기위한 퍽퍽함을 우리 모두 내려놓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게 됩니다.

하지만 너무 이상주의적인 생각이고 어떤 개인이 가져올 수 있는 변화도 아니라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건강한 시스템을 만들고 그 시스템이 우리 사회를 건강하게 만들수 있도록 해야 한다 생각합니다.

어쩌면 이제부터가 시작일 수 있습니다. 박빙의 승부였으니까요.

그래서 우리모두가 윤석렬을 지지한신분들은 그 약속이 지켜지는지 반대하신 분들은 가지셨던 반대한 우려에 대한 도전이 있는지 감시해야 하고 그렇게 깨어있는 시민의 눈은 저희 자식세대들에게 보다 정의로운 대한민국을 안겨줄수 있을거라 믿습니다.

어제 승부는 결정되었고 이제부터는 깨어있는 시민의 역활을 시작할 때가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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