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lory님 보세요~~

춥고배고파여 작성일 06.05.26 03: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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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밑에 올린글의 리플을 보니 제가 사랑안하고 버릴꺼 같이 적어 놓으셨는데 ㅡㅡ;;
정말 서운하군요 저도 동물 좋아합니다 다만...키우기를 꺼려할뿐이지...거기에는 사인이 있답니다 ㅠ. ㅠ

이렇게 적으면서 옛날 생각납니다 왜 꺼려하는지...이유 말씀드릴께요...
저는 어릴때 대구 칠성시장 외곽부근에서 할아버지 할머니 밑에서 자랐습니다.
대구 사시는분이나 출장으로 오시는분들중 칠성시장하면 다들 아실겁니다.
식품판매 도매상들이 밀집된 큰 시장이죠 학교다녀오면 그 길 외곽쪽에 항상 지나치는게 있는데 보신탕 전문상가들입니다.
그곳을 지날때마다 1평도안되는 철창속에 어릴때 저보다 덩치큰 개들이 끼여 떨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제가 어리고 신기한 마음에 개들 철장사이로 소세지 던져주고 좋아하는 개들마다 이름을 다 지워줬으니까요... 당시 이름을 지워준 개들이 한마리씩 안보이는게 이상했습니다.
어디로 팔려갔는가 보다라고 생각하고 단지 좁은곳에 있는게 불쌍해 보였고 보신탕이라는 생각은 안했으며 싸움시키는 개라고만 생각 했을뿐이였고 주위 아저씨들도 그렇게 말씀하셨습니다

그리고 어느날 삼촌이 오셔서 시장구경겸 강아지 파는곳에서 강아지를 선물 받았습니다 너무 기분이 좋았습니다. 지금도 이름이 기억나는군요 "빠삐" 믹스견입니다
그래도 매일 같이 놀아주고 빨리 커가는모습에 학교 갔다오는 길이 즐거웠습니다
친구들도 저의 강아지를 구경하고 싶어 많이 놀러왔으니까요
3년정도 지났을까 제가 초등학교 4학년 초쯤이 였을겁니다.
여느때와 같이 빠삐를 대리고 놀러가는중 저와 빠삐는 교통사고를 당했습니다.
그다지 심하게 다친건 아니고 다리골절에 타박/찰과상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빠삐는 숨을 헐떡이면서 입에 흰거품을 물고 있더군요 저의 아픔도 느낄새도 없었고 눈물만 흘렀습니다
사고차량 운전자 아저씨는 119 부르셨구요... 주위분들은 그냥 저에게만 신경쓰더라구요
제가 "빠삐가...빠삐를 제발 살려주세요" 울면서 소리쳤던 기억이 아직 납니다...
저는 급히 병원으로 후송되었고 잠이 들어버렸습니다 깨어보니 할아버지와 할머니께서 간호중이셨구요 급히 빠삐 어떻게 되었냐고 물어보았죠... 처음에는 아무말씀 안하시더군요
제가 울면서 난리치니 그제서야 x씨네 아저씨가 대리고 가셨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 순간 앞이 캄캄하더군요...
x씨네 아저씨집은 보신탕집입니다 초등3학년쯤 되어서야 보신탕집이 그런곳이라는걸 알았습니다... 당장 달려 가고 싶었습니다...할머니께서는 제가 마음 아파할까봐 괜찮다고만 하시더군요 한달정도 흘러 퇴원후 x씨네 아저씨집에 뛰어갔습니다
아저씨가 저를 보고 퇴원했냐는 말을 했지만 저는 빠삐 어떻게 돼었냐며 오히려 언성높이 대꾸했죠 그때 아저씨께서 난감해 하는표정....싫었습니다...
끝내 말씀을 안하셨습니다... 오히려 화를 내더군요 바쁘다는식으로... 저는 울면서 아저씨의
가게 뒷골목 공터에 혼자서 계속 울고 있었습니다...

눈물을 닦을때쯤 개 신음소리를 듣고 급히 그 방향으로 달려가보았습니다...
충격이더군요... 지금도 생생합니다... 다리를 줄로 묶고 물을 붓고 전기로 신음하는 개들...
줄에 목을 조으고 메달려있는 개들... 끔찍한 도살장면등등...
"그랬구나...빠삐가.....나때문에 죽었다..." 할말을 잃고 눈물 콧물 뒤범벅된 저는 갑자기 구토증상이 있어서 뛰쳐나와 공터의 의자에 앉았죠 그때 주위에 휘날리는 개털과 흙과 쓰레기에 뭍혀진 썩은 시체들...
그 후에 충격으로 인한 몸이 허약해져 병원에 자주 가게되었고 급기야 이사를 하게되었습니다

지금 커서도 지나가는 개들이나 동물을보면 그때 생각이 나곤하죠 제대로 키우지 못할바에야
보는것으로 만족하자고...

에고...늦은시간 회사일하다가 머리도 시킬겸 여기 들어와서 헛소리만 주절주절했네요...
내일은 오만원이 좋아하는 통조림이나 사놔야겠네요...
- 위사진은 그냥 귀여워서 퍼온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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