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집을 나서는데, 왠 고양이 하나가 가까이서 울어대더라고요...
도망도 안치길래 사진이나 몇방찍어주려고 쭈구려 앉아서 셔터를 누르니
이 고양이가 제게 다가와 제게 몸을 부비더군요.
그야말로 신선한 충격(?)이랄까요? 고양이란 짐승을 키워본적도 없는데다가 말못하는 짐승이 먼저 사람에게 다가와
친근감을 표시한다는 사실이... 너무나 놀라웠습니다.
너무 신기하고 기특(?)해서 가던길도 잊고 쓰다듬어주고 사진도 찍고 하면서 한참을 앉아있었네요.
전부터 고양이를 키울까 생각해보고 있던터라, 이녀석을 집에 데려다 함께 살까 하는 생각도 들었는데,
일단은 혼자사는 집도 아니고, 사람을 무서워하지 않는걸 보니 주인있는 고양이 같기도 해서 일단은 녀석을 남겨두
고 볼일을 보러 떠났습니다. 아니.. 보다 솔직히 말하자면, 이 한몸 건사못하는 백수주제에 이 작은 짐승을 내가 책임
지고 키울 수 있을가 하는 생각때문에 차마 그러지 못하겠더군요.
내가 걷기 시작하자 날 조금씩 따라오다가 차마 처음 만났던 주차된 자동차밑 그림자를 벗어나지 않고
절 바라만 보는데... 왠지 내가 못할 짓을 하고 있다는 생각마저 들더군요...
두시간여의 용무를 보면서 과연 그 고양이가 그대로 그곳에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고...
아직 그 곳에 있다면 정말로 내가 데려다 키워야 겠다 생각하고 건물밖을 나오니 함박눈이 내리고 있더군요.
왠지 녀석 자동차 밑에서 오돌오돌 떨고 있을것 같아서 다시 그곳으로 갔는데...
눈은 펄펄 내리는데 그녀석은 그곳에 이미 없었습니다...
주인있는 고양일거라며 주인찾아갔을거라 생각하며 위안했지만, 집에 들어온 이후에도 자꾸 이녀석이 생각나서
다시 집을 나서 동네 구석구석을 찾아봤지만....
...
불과 30분도 같이 있지 않았는데...
너무 아쉽네요... 이 작은 동물이 표하는 정에 흔들릴 정도이니 지금의 나도 참 외롭고 힘든가봅니다......;;;
길거리 냥이 답지 않게...
사람을 경계하지도 않고 참 순한 것 같네요~
생긴 것도 참하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