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길거리 고양이를 다시 만나다.

행동반경1m 작성일 10.02.03 10:2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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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 고양이에 대한 미련을 버리기로 했지요...

 

 

지난번에 사진을 올리면서 이 고양이가 너무나 보고 싶었는데...


오늘 다시 만났습니다.

 

 

따스한 봄햇살을 맞으며 집을 나서는데, 어느집 앞의 쓰레기 봉투를 어느 두마리 고양이가 굴리고 있드라고요.

 

그런데 그 두마리중 작은 고양이 한마리... 바로 지난번에 제가 만났던 그 고양이더라고요.

 

 

너무나 반가웠지만 어쩐지(어쩌면 당연하게도) 이녀석은 절 기억하지 못하더라고요.

 

뭐 열흘전의 삼십분도 안돼는 짧은 만남이었으니 당연하겠지만...

 

그래도 확 달아나지 않은채 일정한 거리를 두고 나를 바라보는 이녀석에게 슈퍼에서 사온 천하장사 소세지를

 

하나 까 주었더니, 드디어 녀석이 제게 다가오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소세지를 다 먹고나니 드디어 지난주처럼 저에게 부벼대고 뒹구르고 재롱을 떨기 시작하더군요.

 

그래서 이번엔 놓치지 않으리다 하면서, 집에 같이 사는 누나한테 고양이 데려간다고 전화를 했지요.

 

그런데 누나는 지난주와는 다르게 절대로 데려오지 말라고 하더군요.

 

아무래도, 지난주에 제가 처음 이녀석을 만나서 데려갈까 하고 전화했을때는, 아마도 누나는 작은 새끼고양이

 

한마릴르 발견한거라고 생각했겠지요. 하지만 제가 찍었던 사진을 보고는 다 자란 길고양이라는것을 알곤 아마

 

생각이 바뀌었던 모양이에요. 아무튼 생각지 못한 누나의 반대에 저는 벤치에 앉아 고민을 좀 했지요.

 

그 사이에 벤치 위에 올라 앉아 제 옆에서, 제 손을 장난감 삼아 핥기도 하고 살짝 물어보기도 하고..

 

때론 발톱을 세워 이리저리 근들여보기도 하고... 소세지 두개를 사서 더 먹이고 좀더 햇볕을 쬐며 생각하고 있으니,

 

 녀석도 제 다리를 베고 사람처럼 누워서 햇빛을 즐기더군요.

 

그러다가 아무래도 제가 아무런 반응이 없자 조금씩 조금씩 딴곳을 기웃거리면서 점점 멀어졌습니다.

 

그러다가 제가 쫓아가니 갑자기 이녀석, 아까전에 처음 만났을때처럼 일정한 거리를 두고 슬금슬금 눈치를 살피더군

 

요. 그러다가 제가 더이상 따라갈 수 없는 어느 담벼락 위에서 절 한번 쳐다보더니...

 

그 너머로 훌쩍 사라져버렸습니다. 결국은 소세지 약발이었던겐가..

 

 

하지만 고양이가 그렇게 떠나버리니 제 생각이 조금 바뀌어버렸습니다.

 

 

저 고양이... 비록 좋은 먹잇감이 많은것도 따뜻한 잠자리가 있는것도 아닐테지만...


굳이 제가 이 넓은 동네를 살아가는 녀석을 데려다가 좁디좁은 제 방에다 가둬놓을 필요는 없다는것...

 

 

이 동네에서 살아간다면, 언제나 함께 쓰레기를 뒤질 친구들도 있을테고... 필요할때마다 마음껏 햇볓을 쬘 수 있는

 

너른 공간도 있을테고...

 

또 대충 재롱좀 떨어주면 얼마든지 소세지정도 사줄 저같은 어리석은 인간친구도 있을테고...

 

 

이런 부족함 없이 살아가는 이 자유로운 짐승에게 그 자유를 빼앗을 권리는 제게 없을것 같더라고요.

 

 

또 만약에 집으로 데려갔을경우 중성화 수술에 대한 부담감(한동물을 인간의 편의에 맞추어 편집한다는 일말의

 

죄책감?)도 있었는데, 이녀석 동네에서 자유롭게 살아간다면,

 

언젠가는 귀여운 새끼도 낳고 행복하게 잘 살아가겠지요...

 

 

저 또한 이 녀석이 이 동네에 살고 있는 들 고양이라는것을 확실히 깨달았으니, 같은 곳에서 살고 있다는 작은 위안

 

도 얻었고요. 그저 오늘처럼 가끔 만났을때 줄 수 있는 200원짜리 천하장사 소세지나 몇개 가지고 다녀야겠습니다.

 

 

다행입니다.


몇일전에 이녀석때문에 생겼던 마음속 허전함을 녀석이 다시 풀어주고 떠나갔네요.

 

 

 

 

 

 

'녀석, 또 만나자..~!'

 

 

 

 

출처 : blog.naver.com/pokhe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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