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일년 전쯤, 여자친구의 아버지께서 집에 데려온 멍멍이 두 녀석이 있습니다.
견종은 뭐...딱 봐도 믹스견인데요
키워서 잡아먹겠다며 가져온 녀석들입니다 ㅠㅠ 시장에서 팔던 (마리당 1~2만원) 개들이었는데
안팔려서 그냥 줬대요
사이즈도 이제는 성견이 되어서 진돗개보다 약간 작은 편...
원래 집 안에서 키우다가 어린 강아지답게 사고도 엄청 치고
성장도 폭풍인데다가....기존에 있던 말티즈와 푸들도 있고 해서 자재 쌓아두는 창고에 보냈답니다
그 뒤로 저와 여친이 일주일에 한두번 찾아가서 먹을거 챙겨주고
문제 있나 없나 봐주고 (엄청 번거롭습니다 ㅠㅠ 차타고 가야되는 곳이라서..)
지난 겨울 엄청 추웠잖아요
아직 1년이 되기 전에 주인과 떨어져서 그 추운 겨울을 보냈고
하필 올해 여름은 또 왜 이렇게 더운지 이래 저래 신경쓰이는 일이 많습니다 ^^
그래도 참 다행인건 여친 아버님께서 잡아먹지 않고 있다는...
사실 저도 강아지와 30년 넘게 살고 개들 참 좋아하지만 개 먹는다는 사람을 딱히 비난하고 싶진 않아요
다만, 꼭 드시려면 식당가서 드시지 왜 밥먹여가며 키운 강아지를 손에 피 묻혀가며 잡아
먹는다는 건진 이해가 안된다는 ㅋㅋㅋ
아래 사진이 꼬물이 시절 사진이고 위 핵멍청 사진은 최근 사진이에요
표정은 저래도 꽤나 똑똑하고 엄청 착한 애들이라서 애착이 많이 갑니다
제가 주인이 아닌데도 말이죠 ^^
겨울에는 길가에 버려진 이불이며 옷가지며 잔뜩 줏어다가 집에 깔아주고
가장 추웠던 날에는 군용 핫팩도 몇개씩 깔아주곤 했었네요
뭐 사실 개들은 웅크릴 공간만 있으면 겨울 나는 건 그리 어렵지 않을 것 같았지만
어린 아이들일 때라 신경이 많이 쓰였어요
다행히 반 야생에 있으니 겨울엔 털 엄청 자라고 날 풀리니
털갈이 엄청 해서 지금은 체온도 잘 유지되는 것 같습니다.
줄에 묶여 있기에 뭉친 털이 엉켜 떨어지지 않아 그건 제가 직접 일일히 잘라내줬네요
최근 폭염이 지속되니 겨울보다 더 신경이 쓰입니다.
이 녀석들 머무는 곳이 사람이 오가는 곳이 아니라 산 아래쪽 창고같은 곳이라서
길면 삼사일 동안 사람이 안갈 때도 있어서
물 챙겨주는 것, 그리고 기력 딸리지 않게 닭고기라도 챙겨주는데 신경쓰는 중이에요
이 창고가 저희 집에서 차타고 한시간 가야되는 거리라...마음만 많이 쓰이고
정작 가는건 일주일에 한번 정도인데 걱정이죠
올 여름이 본격 시작 되기 전 큰 장우산 준비해서 그늘 만들어주고 집 정리도 해주고요
그래도 이제껏 무탈하게 잘 지내고 있으니 대견하기도 하고
여전히 안스러운 녀석들입니다.
이 무더위에 뭔가 또 다른 걸 해줄 수 있는건 없을까요~
집에 데려오려니 저희 부모님도 난감해하시고 (불쌍해서 못보겠다시며...한번 보게 되면 마음 너무 아플 것 같다고
아예 데려오지 말라 하십니다 ㅋㅋ)
또 짖는 소리도 멍멍 수준이 아니라서 ....데려올 수도 없어요
이 무더운 여름에 개운하게 목욕이라도 한번 시켜주고 싶네요 ^^
쟤들은 싫겠지만...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