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을 느끼려 남원을 다녀 왔습니다.
역시나 도로엔 행락철 차량이 가득이라 가을을 천천히 감상하기 위해 국도로 내려가 여러곳을 지나며 남원에 갔습니다.
금산서 대둔산으로 드라이브 하다보면 배고개 - 이치가 나옵니다.
임진왜란 때 권율 장군의 이치대첩을 기념하는 곳이 있어 잠깐 멈춰 구경했습니다.
대둔산을 넘어 완주로 향하며 가을을 머금은 산을 눈으로 즐겼습니다.
완주와 전주를 지나며 여행 전 가보기 위해 찾아봤던 중국집을 방문했습니다. 하지만 쉬는 날이었네요.
그 식당과 백미터 정도 떨어진 곳에 있는 다른 중국집에서 점심을 먹기로 했습니다.
물짜장을 먹어본 횟수가 다섯 손가락도 다 채우지 못하지만 부족한 경험 중에서도 손꼽히는 맛이었습니다.
간짜장 역시 맛이 있어 목적한 식당을 방문하지 못한 불운이 씻깁니다.
국도길을 운전하며 급히 상관편백숲, 사선대, 오수의견 관광지 등을 지났습니다.
스치며 지났지만 몰랐던 곳을 새롭게 알게 되어 좋았습니다. 다음 번 계절 여행을 기대해 봅니다.
목적했던 남원에 도착했습니다. 요천이라는 큰 하천이 남원을 흐르네요. 다리를 건너며 바라본 요천 풍경이 아름답습니다.
광한루원의 가을을 즐겼습니다. 광한루 앞 연지에는 사랑의 해피엔딩의 대명사인 원앙들이 많았습니다.
춘향가의 결말과 원앙이 상징하는 의미가 일맥상통하니 운치 있었습니다.
월매주막에서는 음식을 팔진 않더군요.
광한루원 한켠에는 남원에 부임했던 관리들의 공덕비들이 모여 있는데 사진 속 성안의 부사의 공덕비만 외따로 떨어져 있습니다.
이 공덕비는 춘향사당을 가는 길 옆에 있는데 춘향가의 모티브가 되었던 실존 인물들 이야기를 생각해 보게 합니다.
춘향가 속 이몽룡과 성춘향은 행복한 결말을 맺지만 실제 이야기는 그렇지 않다고 하죠.
원앙이 백년해로, 부부의 금슬을 상징하지만 실제 원앙은 그만큼 암수가 애뜻하지 않다는 사실과 비교하니
연지에 있는 원앙과 성안의 부사 공덕비가 현실과 이상 속 사랑에 대하여 생각하게 합니다.
광한루원을 나와 근처 식당에서 저녁을 먹었습니다.
토요일 저녁에 관광객보다는 지역주민들이 더 많았습니다.
육회비빔밥, 육회 냉면, 떡갈비 2인분을 주문해 먹었는데 다른 손님들이 돼지갈비를 시켜 먹는 것을 보고
사진은 없지만 돼지갈비 2인분도 추가해 먹었습니다.
적당한 가격에 떨어지지 않는 맛을 배불리 즐겼습니다.
광한루원의 밤은 낮과는 다른 정취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숙소를 춘향테마파크 내에 잡았는데 테마파크 옆에 천문대가 있어 가봤습니다.
광한루원을 방문하고 영수증을 지참하면 10%정도 할인해 줍니다.
아, 광한루원에서 표를 결제하면 인원 수에 맞춰 천원짜리 지역상품권을 주는데 저희는 이 지역상품권으로 잉어랑 원앙 먹이를 샀습니다.
이런 뜻하지 않는 할인을 받고 보니 여행을 좀 더 좋은 기분으로 즐길 수 있었습니다.
달과 토성, 목성, 카시오페아 자리를 볼 수 있었습니다.
어제 있었던 개기월식이 며칠만 빨랐어도 하는 아쉬움이 어제 문득 들었습니다. 그래도 별을 보니 좋았습니다.
숙소에서 마신 춘향막걸리. 막걸리와 황진이라는 술을 같이 샀는데 나들가게에서 황진이를 8천원에 팔더라구요.
가게를 나와 가격을 검색해 보고 호구잡힌 것에 대해 쓴웃음을 웃었습니다.
다음날 지리산을 한바퀴 돌아 봤습니다.
육모정 - 정령치 - 달궁계곡 - 동편제 마을 순으로 드라이브를 하며 지리산의 가을을 눈에 담았습니다.
춘향묘에는 실제 묻힌 사람은 없지만 이 근처에서 '서옥녀지묘'라는 비석이 발견되었다고 인터넷에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게시판으로 춘향묘가 어떻게 조성되었는지 안내를 해줬으면 어떨까하는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정령치를 향해 운전하며 강원도의 한계령을 오르는 것과 같은 경사에 놀라고 오르다 보면 사람들 사는 마을이 나오는 것에 놀랐습니다.
고기댐을 도착하기 전에 가구수도 제법 되어 보이는 내기마을이라는 마을이 있는데
지리산이 높기도 높지만 산 중턱에 사람사는 마을이 있을 정도로 너른 산이라는 것을 새삼 깨달았습니다.
고기댐 앞에서 군밤을 파시는 분이 있었는데 군밤 맛이 좋았습니다.
순서대로
정령치 휴게소에서 바라본 천왕봉. 가장 멀리 보이는 봉우리가 천왕봉입니다.
정령치 표지석
정령치 휴게소에서 바라본 남원
정령치 휴게소에서 달궁계곡을 거쳐 동편제마을 - 황산대첩기념비지에 왔습니다.
운봉에서 남원으로 가다보면 하천 옆 논 한가운데에 단풍이 이쁘게 든 조그만 숲이 보이는데 그 숲이 황산대첩기념비지 입니다.
황산대첩기념비지 옆에 동편제마을이 있습니다.
12년 전 지리산 둘레길 걸을 때는 못 봤었는데 우리나라 양대 판소리 중 동편제를 확립한 분의 생가를 중심으로 마을을 이쁘게 꾸며 놨습니다.
주인 따라 지리산 둘레길 걷는 초코푸들.
지리산을 한바퀴 돌고 점심을 먹으로 남원시내로 다시 돌아왔습니다.
육지 한 가운데에 있는 남원에서 바닷가 못지 않은 맛있는 바지락 칼국수를 먹을 수 있었습니다.
춘향테마파크 옆에 있는 김병종미술관에도 다녀왔습니다. 미술관 안에 카페가 있는데 분위기도 좋고 커피 향도 좋았습니다.
남원 떠나기 아쉬워 올라오는 길에 이제 막 조성하기 시작한 듯 한 핑크뮬리공원을 방문했습니다.
아직은 주변에 카페나 같이 방문할 곳은 없지만 핑크뮬리가 가득인게 보기 좋았습니다.
마지막으로 혼불문화마을에 있는 구 서도역을 방문했습니다. 미스터선샤인 촬영지라고 하네요.
일상을 벗어난 생소함을 즐기며 맛있는 음식을 맛보는 것이 여행의 묘미겠죠. 짧지만 가을을 마음껏 느낄 수 있었던 남원 여행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