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9년 아스톤 빌라에서 성인무대에 데뷔, 9년동안 한 팀에서 몸바쳤던 요크는 1998-99시즌 맨체스터로 이적하면서 축구인생 최고의 시절을 보냈다.
당시 맨체스터 역사상 최고액인 1260만파운드를 받고 '퍼거슨 사단'에 합류한 요크는 1년간 UEFA챔피언스리그와 프리미어리그 우승, FA컵 챔피언 등 아스톤 빌라에서 이루지 못했던 트로피를 맨체스터에서 한꺼번에 들어올렸으며 18골로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에 등극, 유럽 정상급 골잡이로서 이름을 빛냈다. 힘을 갖춘 스트라이커는 아니지만 페널티지역에서 드리블과 순간 돌파로 상대 수비수를 제친 뒤 득점하는 기술은 프리미어리그 수비수들이 좀처럼 접하지 못한 스타일이었다.
유럽에서 주가를 한창 높이던 요크였지만 그의 이름을 세계축구팬들에게 심어주기엔 조국 트리니다드 토바고의 전력이 너무 약했다. 12년만에 최종예선에 진출했던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트리니다드 토바고는 결국 최하위를 기록했고, 요크의 월드컵 꿈은 물거품으로 변하는 듯 했다. 요크 역시 조금씩 맨체스터에서 자신의 입지를 잃어갔으며, 2001-02시즌엔 루드 반 니스텔루이의 입단으로 인해 블랙번 로버스로 이적하는 신세가 되기도.
지난해 여름 호주로 무대를 옮기며 잉글랜드와 작별을 고한 요크. 그러나 그는 은퇴만 남았다는 관측을 뒤로하고 2005년을 자신에게 새로운 축구 인생의 전환점으로 삼았다. 트리니다드 토바고가 아무도 예상치 못했던 월드컵 본선행을 일궈낸 것. 특히 요크는 바레인과의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동료 공격수 데니스 로렌스의 머리에 연결되는 코너킥으로 천금같은 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조국의 월드컵 첫 출전에 일등공신으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