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7-1988 UEFA CUP 결승 2차전
바이엘 레버쿠젠 vs 에스파뇰
1980년 5월 21일, 독일 프랑크푸르트
차범근의 세 번째 골이 터지는 순간, 경기장이 폭발할 것처럼 터져 나오는 수 많은 함성의 메아리.
이전까지 2-0으로 앞서 있었음에도 숨죽이고 조용히 경기를 지켜보던 레버쿠젠 팬들은 그제서야 막힌 가슴이 뻥 뚫리는 듯 감격의 고함을 질러댔다.
경기 종료 9분을 남겨놓고 터진 차범근의 세 번째 골은
이것이 비로소 두 팀간의 승부를 원점으로 되돌리는 득점포였다는 점에서 억만금의 가치를 지닌다.
1차전 원정 경기에서 0-3으로 패해 우승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선고를 받은 레버쿠젠에게 2차전 홈 경기에서 막판에 터진 극적인 세번째 골은
사상 첫 유럽 대회 챔피언의 꿈을 이어가는 신호탄이자 팀 역사를 다시 쓸 수 있는 기회를 잡은 영광의 징표였던 셈이다.
FC바르셀로나, 베르더 브레멘 등을 연파하고 결승에 오른 레버쿠젠의 기적적인 역전 우승은 만년 하위팀 레버쿠젠이 차범근 영입을 기점으로 팀 전력 향상에 힘을 쓴 결과가 가장 극명하게 드러난 결과였다. 차범근이 "레버쿠젠에 입단하고 나서야 '1부 리그 잔류 보너스'라는 게 있다는 걸 처음 알았다"고 할 정도로 늘 2부리그 강등을 신경써야 했던 레버쿠젠은 이 대회 우승을 통해 비로소 분데스리가 역사에 하나의 획을 긋는 팀으로 자리를 굳히게 된다. 반면, 차범근 등이 떠난 프랑크푸르트는 계속 추락을 거듭하다 80년대 말 2부 리그로 강등되고 말았다.
레버쿠젠 이후 유럽 대회 출전 기회를 잡지 못하던 차범근은 팀이 6위를 차지한 85/86 시즌 5위팀이 컵 대회 우승으로 컵위너스컵에 출전하게 됨에 따라 레버쿠젠이 UEFA컵 출전권을 물려받은 덕분에 다시 유럽 무대에 복귀한다. 그리고 미드필더로 전환한 지 2년만인 1988년 마침내 또 한번의 유럽 대회 우승 트로피를 안게 된다.
(표) 유럽 통산 기록 (1978~1989)
자국 리그 유럽 대회
경기 골 팀순위 경기 골
1978/1979 다름슈타트 1 0 - (비자 문제로 귀국)
1979/1980 프랑크푸르트 31 12 9위 11 3 UEFA컵 우승
1980/1981 프랑크푸르트 27 8 5위 5 2 UEFA컵 출전
1981/1982 프랑크푸르트 31 11 8위 6 1 컵위너스컵 출전
1982/1983 프랑크푸르트 33 15 10위 (리그 득점 10위)
1983/1984 레버쿠젠 34 12 7위
1984/1985 레버쿠젠 29 10 13위
1985/1986 레버쿠젠 34 17 6위 (리그 득점 4위)
1986/1987 레버쿠젠 33 6 6위 3 2 UEFA컵 출전
1987/1988 레버쿠젠 25 4 8위 10 2 UEFA컵 우승
1988/1989 레버쿠젠 30 3 8위 2 0 UEFA컵 출전
합계 리그 308 98 유럽 37 10
+ DFB포칼(FA컵) 통산 27경기 13득점
[커리어 통산] 372경기 131득점 (PK 득점 없음)
(해외파통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