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 선수가 오래간만에 무실점, 삼자범퇴 깔끔만 투구를 했습니다. 뉴욕 메츠와의 홈
경기에서 7-2로 뒤진 9회초, 팀의 마지막 투수로 등판한 박찬호는 메츠의 3/4/5번 클린업
트리오를 모두 범타로 처리하며 1이닝 무실점, 오래간만에 깔끔한 결과를 보여주었습니다.
먼저 오늘 던진 투구수와 구종을 살펴보면
투구수 16개 스트라이크 11개
패스트볼 10개 슬라이더 2개 커브 2개 체인지업 2개
패스트볼 최고구속은 92마일을 기록했으며, 90~91마일을 지속적으로 기록했습니다.
선두타자 카를로스 벨트란과의 승부에서 2구째 바같쪽 패스트볼을 던졌고, 벨트란이 중견수
깊숙한 쪽으로 잘맞은 타구를 날렸지만 맥커천이 잘 쫓아가서 어렵지 않게 타구를 잡아내었습니다.
얼핏보면 굉장히 잘맞아서 넘어갈듯 보이는 타구지만, 실제로는 바같쪽 꽉차게 제구가 되었고,
벨트란의 타이밍이 살짝 빨른데다 바같쪽 공을 때리느라 팔꿈치가 몸에 붙어서 나오지 못하고
펴서 나왔기 때문에 배트에는 잘 맞았다 하더라도 힘을 100% 실을 수 없어 중견수인 맥커천이
타구 판단만 제대로 한다면 그리 어렵지 않게 잡아낼 공이었고, 결과적으로도 잘 처리하며
첫 아웃카운트를 잡아내었습니다. 조금만 낮게 제구가 되었다면 더 좋았겠지만 큰 타구를
허용했다고 걱정할만한 공은 아니었습니다.
제프 프랭코어를 맞아서는 기나긴 승부가 이어졌습니다. 무려 11개의 공을 던져 풀카운트 끝에
3루 땅볼을 유도해 투아웃을 잡아내었습니다. 원래 정확도가 떨어지는 타입에다 올시즌 2할 3푼대에
머무르고 있는 프랭코어는 초구부터 배트를 마구잡이식으로 돌려댔고, 특히 공을 기다렸다가
몸에 바짝 끌어들인뒤 타격을 해야 좋은 타구를 만들수 있지만 무작정 배트가 먼저 돌아나오다가
공에 대처하는 식의 스윙을 하며 파울만 7개를 날리는 끝에 결국 바같쪽 낮게 깔리는 패스트볼에
3루 땅볼로 물러났습니다.
<10구째 몸쪽 깊숙한 패스트볼 구사뒤 바같쪽 꽉차는 공을 던져 내야땅볼 유도한 박찬호>
마지막 타자인 데이빗 라이트를 상대로는 3구만에 바같쪽 투심 패스트볼로 투수 땅볼을 유도하며
삼자범퇴로 등판을 마쳤습니다.
<머리위로 바운드 되는 타구를 잘 기다렸다 점프해 잡아내는 박찬호>
전반적으로 박찬호 선수의 오늘 경기는 나쁘지는 않았지만, 딱히 좋지도 않았다...
정도로 평가할 수 있을듯 합니다. 오늘은 패스트볼 구사 비율이 높은 편이었는데, 슬라이더를
제외한 커브와 체인지업의 구사는 대부분 제구가 잘 되었지만 패스트볼을 던질떄는 밸런스가
원활하지 못하며 목표한 지점과는 동떨어진 곳으로 공을 던지는 경우가 여러번 보였습니다.
원하는 코스로 모든 공을 던질 수는 없지만, 현재 빠른 공을 쥐어짜내듯 던지느라 투구 밸런스가
흔들릴 만한 상태도 아닌데, 하체 움직임이 다소 꼬이면서 원활한 동작이 나오지 못해 공이
오른손 타자 기준 바같쪽으로 많이 빠지는 현상이 나오는 것은 그다지 좋지 않은 모습이었습니다.
물론 상대 타자를 잡아낸 3개의 패스트볼 결정구는 모두 타자 바같쪽으로 제구가 되면서
아웃카운트를 잡아내었지만, 완전히 빠지는 의미없는 공이 나오지 않도록 조금더 노력을
한다면 더 적은 투구수로 좋은 결과를 가져오지 않을까 싶습니다.
사실 어제 경기에서 4-0으로 뒤진 8회말 피츠버그의 공격때 박찬호 선수가 몸을 푸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혀 9회초 등판하나 싶었지만 8회말 공격에서 1점을 뽑아 4-1이 되자
9회 마무리 한라한이 올라오면서 박찬호 선수의 등판은 무산이 되었습니다.
최근 박찬호 선수의 등판때마다 결과가 좋지 않았고, 피츠버그가 계속 지고 있는데다
0-0 팽팽한 승부를 하다 6회 선발 폴 마홈이 갑자기 4점을 내준것 외에는 팀이 잘 싸우고
있었기 때문에 8회 한점을 추격하자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자는 의미로 한라한을
올렸을 것입니다. 그만큼 박찬호 선수의 신뢰도가 많이 떨어진 상황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피츠버그로 이적후에는 의미있는 상황에서 등판하리라 생각했는데,
현재의 상황은 양키스 때랑 똑같아 졌습니다.
허나 현재로서는 어찌할 방법이 없습니다. 경기 상황에 연연하지 않고 한타자 한타자
최선을 다하는것 외에는요.. 그리고 아직도 시즌이 40경기나 남아 있습니다. 올시즌
플레이오프 진출등의 꿈은 사라진 상태지만 박찬호 선수 본인 스스로 납득할 수 있는,
그리고 나아가 내년에도 메이저리그 계약을 맺고 새로운 도전을 할려면 남은 시즌 분발이
필요합니다.
매번 등판시마다 최선을 다하는 모습, 결과에 상관없이 씩씩하게 최선을 다하는 박찬호
선수의 모습을 바라며 아직도 많은 팬들이 박찬호 선수의 등판을 지켜봅니다.
그러한 모든 분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박찬호 선수의 투구를 늘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