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부한 표현이지만 스페인 코파 델레이(국왕컵) 무대에 각본 없는 드라마가 연출됐다. 각본으로 만들었다면 지나치게 비현실적이라는 지적을 들었을 믿기지 않는 역전 드라마가 펼쳐졌다. 스페인 3부리그(세군다B) 소속 클럽 미란데스가 바르셀로나 지역의 두 번째 클럽 에스파뇰을 꺾고 4강에 올랐다. 4강 진출 자체도 기적적인데 올라온 과정은 더 기가 막히다.
미란데스는 25일 새벽(한국시간) 스페인 카스티야 이 레온주에 위치한 안두바 경기장에서 에스파뇰과 ‘2011/2012 스페인 코파 델레이’ 8강 2차전 경기를 치렀다. 1차전 원정 경기에서 2-3으로 패했던 미란데스는 후반 시작 1분 만에 후이 폰치에게 선제골을 내줘 패색이 짙었다.
하지만 폰치와 에스파뇰은 기막힌 역전극의 조연에 불과했다. 후반 12분 미란데스의 주장 파블로 인판테가 페널티 에어리어 왼쪽 외곽에서 시원스런 오른발 중거리슈팅으로 골문 구석을 찌르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어떤 상황에도 경기에 대한 의지를 잃지 않고 모든 것을 던진 결과였다.
역전 결승골은 추가 시간에 터졌다. 인판테가 왼쪽 측면에서 올린 프리킥 크로스를 수비수 세사르 카네다가 다이빙 헤딩 슈팅으로 마무리했다. 6,000여 홈 관중이 열광했고 에스파뇰은 탈락을 직감한 듯 고개를 떨궜다.
1차전에서 2-0으로 앞서가다 경기 종료 5분을 앞두고 내리 3골을 내주며 다잡은 승리를 놓쳤었다. 하지만 당시 얻은 원정골이 결국 4강행의 열쇠가 됐다. 에스파뇰을 상대로 더욱 짜릿한 역전승을 거두며 4강 티켓을 빼앗아 왔다.
올 시즌 미란데스의 행보는 경이롭다. 4강에 오르기 까지 계속해서 1부리그 클럽만 만났다. 32강전에서 '노란잠수함' 비야레알을 만나 합계 3-1 승리를 거뒀고 16강전에서는 라싱 산탄데르에 합계 3-1 승리로 8강에 올랐다. 8강에서는 원정 다득점으로 에스파뇰을 무너트렸다.
1927년 창단한 미란데스는 클럽 역사 대부분을 하부 리그에서 보냈다. 4부리그(테르세라 디비시온)에서 3부리그로 승격한 것도 1977년에 와서 가능했다. 이후 3부리그와 4부리그를 오르내리며 거의 주목을 받지 못했다. 이번 코파 델레이 4강 진출은 클럽 역사상 최고의 위업이다.
4강행의 주역은 이날 1골 1도움을 기록한 인판테다. 인판테는 에스파뇰 원정 1차전에서도 득점하며 이번 8강전에서 원맨쇼를 펼쳤다. 그는 “나 혼자만 영웅이 아니다. 모두가 영웅이다. 모두 함께 뛰고 싸웠고, 도전했다”며 모두가 함께 이룬 성과라고 말했다.
3부리그에 소속된 미란데스 선수들은 축구 외에도 직업을 가지고 있다. 인판테는 “내일은 일을 해야하지만 오늘 밤은 조금 즐겨도 될 것 같다”며 4강행을 자축했다. 그는 “우리를 응원해준 전 스페인에 감사한다”며 하부리그 클럽의 돌풍에 성원해준 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4강에 오른 미란데스는 마요르카와 아틀레틱 빌바오의 승자와 격돌한다. 다행이 레알 마드리드-바르셀로나, 발렌시아-레반테 등 강호들을 피하게 됐다. 미란데스의 돌풍이 과연 결승전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출처 : http://news.sportsseoul.com/read/soccer/1004079.htm
은행원인 파블로 인판테가 25일(한국시간) 스페인 미란다데에브로에서 열린 코파 델 레이 8강 2차전 에스파뇰과의 경기에서 2-1로 승리한 뒤 관중과 함께 환호하고 있다. [미란다데에브로(스페인) AP=연합뉴스]
참고로 인판테(31)의 경우
더 높은 리그에서 오퍼가 왔었지만
은행원의 수입보다 수지타산이 낮아 거부했다고 함
출처 : http://blog.naver.com/joohoon5?Redirect=Log&logNo=1201509038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