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탈코리아=부산] 박대성 기자= 필사즉생(必死卽生) : 죽기로 싸우면 반드시 살고, 살려고 하면 반드시 죽는다
최윤겸 감독의 2018년은 달랐다. 필사즉생 각오로 배수의 진을 쳤다. 최 감독의 부산 아이파크엔 다음은 없었다.
부산은 2017년은 아픔이었다. 2015년 강등을 딛고 2년 만에 승격을 노렸지만 물거품이 됐다. 상주 원정에서 승부차기 접전 끝에 패했다. 고(故) 조진호 감독 영전에 바치려던 FA컵 우승도 구름 위로 사라졌다.
간절한 목표가 눈앞에서 사라졌다. 열정 넘쳤던 조진호 감독도 더 이상 곁에 없었다. 부산은 흔들린 분위기를 잡고 승격에 재도전할 인물이 필요했다. 2017년 12월, 부산은 최윤겸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최윤겸 감독은 2016년 강원FC를 승격시켰다. 특유의 부드러운 카리스마로 선수단을 독려했고 강원에 클래식 승격을 선물했다. 2017년엔 이근호, 정조국 등을 이끌고 클래식 돌풍을 견인하기도 했다.
강원과 작별 후에도, 축구를 게을리 하지 않았다. 꾸준히 경기를 챙기며 보완해야 할 점과 미래를 설계했다. 해외로 떠나 선진 축구를 습득했다. 물론 부산의 플레이오프와 FA컵도 지켜봤다.
부산 감독이 된 후엔 눈코뜰새 없었다. 합류한 시점이 늦었기에 선수 구성과 새 시즌 준비에 몰두했다. 그리고 2018년 무술년이 밝아오자 굳은 각오를 마음에 새겼다. 최 감독의 목표는 오직 승격이다.
■ 부산 최윤겸 감독, 신년 인터뷰
신년이다. 앞으로 어떻게 운영할 계획인가
- 부산에 합류한 시점이 늦었다. 늦었기 때문에 구단과 많이 상의하고 있다. 선수단 미팅은 아직이다. 오는 1월 3일에 신년사 겸해서 만난다. 현재 선수단은 휴가다.
밖에서 본 부산은 어땠나
- FA컵과 플레이오프 모두 중요한 경기였다. 많이 챙겨봤다. 개인적으로는 안타까웠다. 부산은 챌린지에 머물 팀이 아니다. 클래식 자격을 충분히 갖췄다. 선수 시절, 내 기억 속 부산은 인기 구단이었다. 당시 팬들의 많은 성원이 있었다. 그분들 모두 떠났을 거라 생각하지 않는다. 결과를 내면 돌아올 거라 믿는다.
강원에서 승격을 해봤다. 자신감이 있을텐데
- 강원 시절은 더 어려웠다. 그때도 부산과 경기를 했다. 당시 부산은 두려운 팀이자 부러운 팀이었다. 전북이 클래식에서 강하고 좋은 스쿼드를 가졌듯이, 챌린지에선 부산이 전북 같은 팀이라 생각한다. 선수단 구성이 좋다. 적절한 보강이 이뤄지면 충분히 좋은 축구를 할 수 있다.
어떤 점이 부족한 부분인가
- 구심점이 없었다. 모두 잘하지만 리더가 없었다. 끌고 가는 리더도 있지만, 연장자로서 묵직한 리더가 필요하다. 어렵고 중요한 상황에 리더 역할을 할 선수가 없지 않았나 싶다. 다른 팀이지만 대표적인 선수는 이동국이다. 이동국은 존재만으로 영향력을 발휘한다. 지난 시즌 부산엔 그런 선수가 없었다. 치고 올라가야 할 상황에 올라가지 못했다. 강원 시절, 이근호와 정조국도 마찬가지다. 실력도 실력이지만 구심점 역할을 잘 했다. 그라운드의 리더였다. 당시 선수들끼리 미팅으로 해보자는 분위기를 만들기도 했다. 나도 선수단이 최고의 기량을 발휘하도록 자신감을 심어줘야 한다.
김치우 등을 원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나
- 그렇다. 전술적으로도 측면 활용을 많이 한다. 윙백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런 선수가 온다면 공격과 안정감이 배가 된다. 그래서 영입을 추진하고 있다.
부산을 어떤 팀으로 만들 계획인가
- 우리의 목표는 둘도 아니고 하나다. 승격이다. 목표를 얻으려면 일반 팀처럼 준비해선 안 된다. 모두 협심해 하나의 팀이 돼야 한다. “이것이 부산이다“라는 걸 심어주고 싶다. 개인적인 철학은 팬들을 위한 재밌는 축구다. 그러나 우리는 올라가야하는 팀이다. 승리가 필요한 시점엔 실리적 운영도 필요하다. 선수들에게도 “이기는 팀이 돼야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부산에 강인함과 적극성을 심어주면 결과를 얻을 거라 생각한다.
어떻게 승리하는 팀을 만들 수 있을까
- 대전이 승격할 때 아드리아노가 있었다. 대구도 마찬가지다. 우리도 두려운 존재가 필요하다. 그라운드 안에서 상대를 제압하고, 상대가 잘하는 걸 못하게 해야 한다. 2017년 경남 우승도 마찬가지다. 상대는 말컹을 견제하기 위해 안 쓰던 전술을 썼다. 주위에서 실점 후 변화가 어려웠다고 들었다. 지난해 부산은 외인 수급이 아쉬웠다. 국내 선수는 자신의 역할을 다했다.
어떤 스타일의 외인을 원하나
- 검증된 선수가 와야 한다. 루키안과 레오도 좋은 선수였다. 그러나 한 단계 더 높은 선수를 원한다. 외인은 선수단 모두가 인정해야 한다. 그래야 조화가 잘 이뤄진다. 외인이라면 적어도 공격포인트 10개를 기록해야 한다. 현재 신중히 상의하고 있다.
부산 감독까지 공백기가 있었다. 무엇을 했나
- 다소 편한 상태에서 경기를 봤다. 멀리서 많은걸 느꼈다. 부산의 플레이오프도 봤다. 보완해야 할 점, 어떻게 하면 선수들을 극대화할지 생각했다. 지도자 교육을 위해 다녀온 영국에서도 많이 느꼈다. 영국에선 5경기 정도 봤다.
2018년 구상은 어떤가. 이정협, 임상협 등 이적 가능성이 있는데
- 우리가 잡고 싶어도, 본인 의지가 강하면 존중하겠다. 구단이 부탁해서 선수를 잔류시키진 않겠다. 원 팀에 있어 중요한 부분이다. 선수는 팀을 위해 희생해야 한다. 이정협과 임상협을 이야기하자면, 개인적으로는 잔류를 원한다. 그 만한 선수를 찾을 수 없다.
곧 본격적인 준비에 나선다. 강조할 점은
- 내 지도 스타일은 강압적이지 않다. 그러나 독한 걸 원한다. 최선을 다하고 투쟁적어야 한다. 모든 걸 쏟아야 한다. 원 팀 안에서 몸과 마음 모두 공격적어야 한다. 하늘도 울리고 땅도 울리는 투쟁이 필요하다. 골대를 한 번이라도 더 맞추려면 더 많은 공격을 해야 한다. 행운마저 우리에게 오도록 해야 한다. 강인한 정신이 필요하다. 궂은 일도 마다하지 않아야 한다. 승격을 위해선 항상 승리하고 주도해야 한다.
마지막 질문이다. 목표와 각오는
: 좋은 선수들로 시작해 행복하다. 그러나 많은 책임과 사명감을 가지고 있다. 무조건 승격하겠다. 그게 답이다. 다음은 없다. 모든 선수들이 나와 같은 생각으로 준비하길 바란다. 필사즉생 각오로 준비하겠다. 팬들에게 사랑받는 팀을 만들겠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박대성 기자 기사제공 스포탈코리아
출처 : http://sports.news.naver.com/kfootball/news/read.nhn?oid=139&aid=000208538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