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구상대로 부산에서 '한 번 더 해보자'는 간절함으로 무장한 용사들만 추려내는 중이다. 핵심 자원 이탈로 전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는 훈련과 새로운 선수 발굴로 만회할 수 있지만 정신자세는 억지로 개조하는 게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른바 '마음이 콩밭에 가 있는' 선수를 억지로 끌고가 봐야 올해 반드시 승격해야 하는 부산의 입장에서는 '한가한 짓'일 수 있다.
부산이 보내기만 하는 것도 아니다. 수비자원 김치우(35) 이종민(35) 연제민(24)을 영입했다. 김치우 이종민은 원 소속팀에서 재계약을 받지 못해 FA(자유계약선수)로 풀렸고 연제민은 주전 경쟁에서 밀려 수원-부산 임대-전남 이적을 거쳐 이번에 이경렬-윤동민과 트레이드 됐다. 이들 모두 공통점은 그라운드에서 뛰고 싶은 절실함으로 한껏 달아올라 있다는 것이다.
특히 최 감독이 선수로 중년에 속하는 김치우 이종민 영입에 공을 들인 이유가 있다. 2년 전만 해도 부산은 대대적인 리빌딩을 통해 젊은피 중심으로 팀을 새로 짜다시피했다. 올해는 이와 반대로 베테랑을 선택했다. 챌린지로 강등될 시기부터 부산의 가장 큰 걱정은 '주장감'이 없다는 것이었다. 맏형이나 고참들이 때로는 '악역'도 감수하며 젊은 후배를 이끌고 코칭스태프와 다리 역할을 해야 하는데 마땅한 리더가 없었다.
경험 풍부한 김치우 이종민을 통해 팀내 정신무장을 강화하겠다는 구상이다. 최 감독은 강원 시절에도 정조국(34) 오범석(34) 이근호(33) 등 베테랑을 과감하게 영입한 바 있다.
부산 관계자는 "그동안 부산 선수들이 승격을 향한 열망이 부족했던 것은 아니지만 최 감독 부임을 계기로 뜻을 같이 하는 전우끼리 더 견고하게 뭉치는 분위기"라고 귀띔했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출처 : http://sports.chosun.com/news/ntype.htm?id=201801090100061940004357&servicedate=201801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