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드리고 벤탄쿠르는 대한민국 투어에 오지 않는다.
토트넘 훗스퍼는 23일(한국시간)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일본, 한국 투어를 떠나는 선수단이 확정됐다. 선수단은 도쿄에서 J1리그 챔피언 빗셀 고베와 경기를 치르고 서울로 넘어가 팀 K리그, 바이에른 뮌헨과 대결한다"고 전하며 선수단을 발표했다.
벤탄쿠르가 없었다. 영국 '디 애슬래틱'에 따르면 토트넘은 국제 대회를 끝까지 치르고 온 선수들을 데리고 오지 않는다고 알려졌다. 우루과이 대표팀으로 코파 아메리카 준결승, 3-4위전까지 간 벤탄쿠르를 비롯해 크리스티안 로메로, 지오바니 로 셀소(이상 아르헨티나), 미키 판 더 펜(네덜란드)이 불참한다. 전력 외 자원인 세르히오 레길론, 브리안 힐도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토트넘은 "이적 기회를 찾는 선수들이라 같이 하지 못한다"고 언급헀다.
방한 투어에 오지 않는 벤탄쿠르는 한편으론 안도의 한숨을 내쉴 것이다. 손흥민 인종차별을 해 얼굴을 들고 인천공항으로 들어와 친선전 2경기를 치르기 어려웠을 것이다. 지난 6월 15일 우루과이의 한 TV채널에 나와 인종차별 발언을 했다. 동료이자 주장인 손흥민에게 한 말이라 더 충격적이었다. 사회자가 '난 너의 셔츠는 이미 가지고 있다. 손흥민 유니폼 좀 줄 수 있어?'라고 물었다. 이에 벤탄쿠르는 "쏘니(손흥민 애칭)?"라고 되물었다. 사회자가 다시 '응 아니면 월드 챔피언이라든지...'라고 하자, 벤탄쿠르는 "아니면 쏘니 사촌이라던지, 개네는 거의 똑같이 생겼잖아"라고 웃으며 말했다.
명백한 인종차별 발언이었다. 손흥민과 친분을 떠나 하면 안 되는 말이었다. 벤탄쿠르는 ""쏘니 브라더, 무슨 일이 있었는지 사과할게, 이건 그냥 아주 나쁜 농담이었어! 내가 당신을 사랑하는 게 뭔지 알지? 나는 당신을 무시하거나 당신 또는 다른 누구에게도 상처를 주려고 한 것이 아니야. 사랑해요"라고 사과문을 게시했지만 논란을 사라지지 않았다. 가볍게 말하는 벤탄쿠르에게 오히려 비난의 화살이 쏠렸다.
손흥민, 토트넘이 나서 사태 진정에 나섰다. 손흥민은 "벤탄쿠르는 실수를 저질렀다. 이를 알고 사과했다. 그는 의도적으로 불쾌감을 주는 말을 할 의도가 없었다. 우린 형제이고 아무것도 변한 게 없다. 이 일을 극복하고 하나가 됐다. 프리시즌에 다시 하나가 되어 구단을 위해 싸우겠다"라고 전했다.
그럼에도 비판은 이어졌다. 벤탄쿠르는 또 사과문을 게시했다. 벤탄쿠르는 "모든 팬 여러분, 날 팔로우 하는 사람들과 소통을 하고 싶다. 손흥민과 관련된 인터뷰 후 손흥민과 대화를 했다. 깊은 우정을 보여주면서 안타까운 오해였다는 것을 이해했다. 모든 것이 명확하고 내 친구와 함께 해결되었다. 내 말로 인해 불쾌함을 느꼈다면 진심으로 사과를 드리고 싶습니다. 알아줬으면 하는 점도 있다. 난 다른 사람을 언급하지 않고. 오직 손흥민을 향한 말이었다. 간접적이든, 직접적이든 누구도 불쾌하게 할 생각이 없었다. 난 모두를 존중하고 포옹한다"고 말했다.
여전히 벤탄쿠르를 보는 시선은 곱지 않다. 코파 아메리카에서 콜롬비아 관중들과 충돌을 벌였는데 물병을 던져 논란을 빚기도 했다. 일단 벤탄쿠르는 한국에 오지 않고 휴식을 취하며 다음 시즌을 준비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