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치 '삼진이 뭐냐?'고 반문하던 것만 같았던 샌디에이고 내야수 루이스 아라에즈(27)가 142타석 만에 첫 삼진을 당했다. 지난달 11일 이후 처음있는 일이다.
아라에즈는 17일(한국시간) 휴스턴을 상대로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펫코 파크에서 열린 홈경기에 1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아라에즈는 지난달 11일부터 무려 140타석 연속 삼진을 당하지 않고 있었다. 지난 2004년 후안 피에르(47)가 기록한 147타석 연속 무삼진 이후 최고 기록이었다. 그는 최근 가진 샌디에이고 유니온-튜리뷴과의 인터뷰에서 "모든 타자들이 삼진을 싫어한다"며 "특히 나는 더 그렇다"고 말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삼진을 특히 싫어하는 사나이 아라에즈는 이날 1회말 샌디에이고 공격 때 찾아온 자신의 첫 타석에서도 1루수 앞 땅볼로 아웃되며 삼진을 피해갔다. 141타석 연속 무삼진 기록이었다.
하지만 이날 두 번째 타석에서 연속 무삼진 기록이 아쉽게도 막을 내렸다. 샌디에이고가 1-0으로 앞선 2회말 투아웃 주자 1, 2루 상황에서 타석에 등장한 아라에즈는 휴스턴 선발 스펜서 아리게티(24)를 상대로 풀카운트까지 가는 접전을 벌인 끝에 9구, 78.8마일짜리 커브에 헛스윙 삼진으로 아웃됐다. 지난달 11일 이후 그리고 142타석 만에 처음 당하는 삼진이었다.
1961년 이후 메이저리그 타자 중 가장 오랫 동안 삼진을 당하지 않은 기록은 1976년 데이브 캐시가 기록한 223타석이다. 1990년대 이후 최고 기록은 지난 2014년에 작고한 샌디에이고 프렌차이즈 스타 토니 그윈이 1995년에 기록했던 170타석이었다.
연속 무삼진 기록이 깨진 아라에즈는 이후 세 번재 타석에서 안타를 뽑아냈고, 7회말 공격 때는 시즌 28호 2루타를 친 뒤 대주자 타일러 웨이드(30)로 교체되며 경기에서 빠졌다.
이날 경기에서 4타수 2안타를 친 아라에즈의 시즌 타율은 0.323이 됐다. 메이저리그 전체 타율부문 2위이자 내셔널리그 1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지난 5월 트레이드를 통해 마이애미에서 샌디에이고로 이적한 아라에즈는 리그 최고의 교타자로 팀 전력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 때문에 미국현지 언론으로부터 "성공적인 트레이드"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샌디에이고는 이날도 아라에즈의 활약에 힘입어 아메리칸리그 강팀 휴스턴을 3-1 누르고 승리를 거뒀다. 17일 현재 시즌 85승 65패 승률 0.567을 기록 중인 샌디에이고는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2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선두 다저스와의 승차는 4경기까지 좁혀졌다.
두 팀 모두 정규시즌 종료까지 12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때문에 산술적으로 막판 뒤집기도 가능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