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잉글랜드)를 떠난 후 무적 신분으로 지내오던 앙토니 마르시알(28·프랑스)이 마침내 이적을 완료했다. AEK 아테네(그리스) 유니폼을 입었다. 아테네에 합류한 마르시알은 계약기간 3년 동안 750만 파운드(약 132억)에 달하는 막대한 연봉과 보너스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테네는 19일(한국시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마르시알을 영입했다. 2027년 6월까지 3년 계약을 체결했다. 등번호는 26번”이라고 발표했다. 마르시알은 “매우 행복하다”고 입단 소감을 전한 후 “주어진 목표를 달성하고, 또 트로피를 획득해 아테네 팬들에게 기쁨을 가져다주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아테네는 구체적인 연봉과 보너스 등 세부 내용을 공개하진 않았지만, 이미 이전부터 마르시알이 아테네 역사상 가장 큰 규모를 제안받은 사실이 알려졌다. 그리고 실제로 현지 보도를 종합해 보면 마르시알은 3년 동안 연봉과 보너스를 합산해 무려 750만 파운드를 받는 조건으로 합의했다. 1년으로 따지면 250만 파운드(약 44억 원)다.
250만 파운드는 마르시알이 맨유에서 받던 연봉과 보너스보다 많은 수치다. 실제 스포츠 재정 통계 매체 카폴로지에 따르면 그가 지난 시즌 맨유에서 받은 연봉과 보너스는 130만 파운드(약 23억 원)다. 약 2배 가까이 인상된 셈이다. 그야말로 ‘파격 대우’이며. 그만큼 아테네가 마르시알을 영입하기 위해 적극적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앞서 마르시알은 지난 5월 맨유와 계약이 만료되면서 동행을 마쳤다. 맨유는 지난 몇 시즌 동안 별다른 활약을 보여주지 못해 라커룸 내에서 영향력이 없었던 데다, 잦은 부상까지 당하면서 ‘백업 신세’로 전락한 마르시알과 계약을 연장하지 않기로 하면서 각자의 길을 걷기로 했다. 지난 2015년 마르시알이 맨유에 입단한 지 9년 만이었다.
마르시알을 당시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친애하는 맨유 팬들에게 작별 인사를 하고자 이렇게 편지를 쓴다”며 “맨유에서 9년 동안 놀라운 시간을 보냈고, 이제 제 커리어의 새로운 페이지를 열 때가 왔다”고 이별을 알렸다. 이어 “2015년에 맨유에 온 이후로 저는 세상에서 가장 훌륭한 팬들 앞에서 뛸 수 있는 큰 영광을 누렸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팬들은 좋을 때나 어려울 때나 변함없이 든든한 버팀목이 돼줬다. 팬분들의 열정과 충성심은 제가 맨유에 있는 동안 끊임없는 동기부여로 작용했다”며 “팬분들이 저를 위해 해주신 모든 일에 대해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팬분들의 사랑은 제 마음속에 영원히 새겨질 추억”이라고 고마움의 뜻을 전했다.
끝으로 마르시알은 “맨유는 언제나 제 마음속에 있을 것이다. 맨유에서의 시간은 제 커리어에 큰 이정표가 됐고, 팬 분들 앞에서 뛸 수 있는 놀라운 기회를 제공했다”며 “저는 새로운 도전을 위해 떠나지만, 항상 붉은 악마로 남을 것이다. 앞으로도 구단을 계속해서 응원하겠다.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고 마지막 인사를 남겼다.
맨유와 이별한 마르시알은 올여름 내내 새 팀을 찾아 나섰다. 그러나 최근 몇 년간 보여준 활약이 없었던 데다, 고액 주급을 받아왔던 터라 큰 관심을 받지 못했다. 그 사이 유럽 이적시장 문이 닫히면서 ‘낙동강 오리알’ 신세로 전락하는 듯했지만, 아테네가 구원의 손길을 내밀면서 커리어 처음으로 그리스 수페르리가 엘라다에서 커리어를 이어가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