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가 전설적인 감독 알렉스 퍼거슨 경과의 앰배서더 계약을 해지했다. 팬들은 격노를 금치 못하고 있다.
영국 공영방송 ‘BBC’는 15일(한국시간) “맨유는 알렉스 퍼거슨 경과의 글로벌 앰배서더 계약을 해지했다. 맷 랫클리프 구단주는 퍼거슨 경과 직접 만나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퍼거슨 경과의 계약은 이번 시즌을 끝으로 종료된다”라고 전했다.
이어 “퍼거슨 경의 해임은 단순히 비용 절감의 일환이라고 볼 수 있다. 퍼거슨 경은 아무런 악감정 없이 계약 해지 통보를 받아들였다”라고 덧붙였다.
그야말로 충격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퍼거슨 경은 지금의 맨유를 만든 장본인으로 구단 역사에 있어서 가장 위대한 인물이다.
1986년 맨유의 지휘봉을 잡은 퍼거슨 경은 2013년까지 27년간 구단의 황금기를 이끌었다. 퍼거슨 경이 들어 올린 트로피 수만 따져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13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2회,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5회 등 무려 38개에 달한다.
지금의 맨유의 모습이 퍼거슨 경이 얼마나 위대했는지를 잘 보여준다. 2013년 퍼거슨 경이 축구계에서 은퇴한 뒤, 맨유는 EPL 정상에 오르지 못했다. 잉글랜드와 세계 축구계에서 압도적인 위용을 자랑했던 맨유의 모습은 더이상 찾아볼 수 없다.
퍼거슨 경은 은퇴한 뒤, 맨유의 앰배서더 역할을 맡아 지금까지 활동을 이어오고 있었다. 하지만 최근 맨유의 지분을 인수하며 새로운 구단주가 된 랫클리프가 구단의 불필요한 지출을 줄이기 위해 구단의 여러 직원들을 해고하기 시작했고, 퍼거슨 경 역시 그중 한 명이 된 것이다.
이 사태는 팬들의 분노를 제대로 건드리는 꼴이 됐다. 가장 문제가 되는 건, 지금 팀이 무너져가고 있는 최대 원흉인 에릭 텐 하흐 감독은 경질되지 않고 그 자리에 있는데 위대한 퍼거슨 경이 해임됐다는 것이다.
영국 ‘더 선’에 따르면 한 팬은 “텐 하흐보다 퍼거슨 경이 먼저 해고된 것이 믿기지 않는다”라며 분노를 표했다. 다른 팬은 “지금의 맨유가 있는 이유는 전적으로 퍼거슨 경 때문이다. 그는 구단의 모든 것에 대해 그 자격이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