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진은 끝났다. 뉴욕 양키스 애런 저지(32)가 2경기 연속 홈런포를, 지안카를로 스탠튼(35)도 백투백 역전 홈런을 터뜨렸다. 정규시즌 0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던 엠마누엘 클라세(27·클리블랜드 가디언스)도 이들을 막을 수 없었다.
양키스는 18일(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의 프로그레시브 필드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MLB) 포스트시즌 클리블랜드와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 시리즈(ALCS·7전 4선승제) 3차전을 1-3으로 끌려가다가 8회 초 4-3 역전에 성공했다.
역전의 주인공은 올 시즌 아메리칸 리그 최우수선수(MVP)가 유력한 저지, 그리고 정규시즌 부진하다 포스트시즌 활약 중인 스탠튼이었다. 호세 트레비노의 2회 적시타로 선취점을 냈던 양키스는 3회 말 카일 만자르도의 역전 투런포, 6회 말 안드레 히메네스의 추가 적시타로 1-3 리드를 클리블랜드에 내줬다.
패색이 짙어지던 중 8회 마지막 기회가 왔다. 양키스는 8회 초 2사 후 후안 소토가 출루하며 기회를 잡았다. 소토의 뒤에 나온 건 저지. 정규시즌엔 58홈런을 치는 등 리그 최고의 타자로 군림했던 그는 이날 경기 3타수 무안타를 포함해 포스트시즌 부진을 씻지 못하던 중이었다. 2차전 투런포로 부활의 기미는 보였으나 꾸준하지 못했다.
하지만 가장 결정적일 때 폭발했다. 클리블랜드가 방심했던 것도 아니다. 클리블랜드는 소토가 출루하자 저지를 상대로 클라세를 등판시켰다. 올 시즌 74경기 등판해 4승 2패 47세이브 평균자책점 0.61을 기록한 클라세는 올해 최고의 마무리 투수였다. 시속 100마일이 넘는 커터로 상대를 압도할 줄 알았다. 저지조차 그에게 커리어 동안 안타를 쳐본 적 없었다.
그런데 가장 극적인 이변이 터졌다. 2스트라이크를 빠르게 잡은 클라세는 1볼 2스트라이크에서 낮은 존에 시속 99.2마일 커터를 꽂았는데, 저지가 이를 간결하게 밀어쳤다. 저지의 파워면, 그 정도로 충분했다. 타구는 그대로 미사일처럼 직선으로 오른쪽 담장을 넘어갔다. 비거리 111.3m, 속도 177㎞/h 타구는 오른쪽 담장을 맞고 관중석으로 넘어갔다. 경기를 원점으로 만든 동점포였다.
끝이 아니었다. 포스트시즌 꾸준히 OPS 1 이상을 기록하던 스탠튼이 바통을 받았다. 스탠튼은 흔들리는 클라세를 상대로 몸쪽 공을 꾸준히 커트하며 투구 수를 늘렸다. 마침내 7구째 한가운데 실투가 들어왔고, 스탠튼이 이를 가운데 담장 너머로 쏘아 올렸다. 역전 홈런.
백투백 홈런으로 승기를 잡은 양키스는 8회 말을 무실점으로 막으며 한 점 리드 상태로 현재 9회 초를 맞았다. 경기는 4-3 양키스 리드로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