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자 없을 때 22타수 무안타… 홈런으로 깬 오타니

마크42 작성일 24.10.19 16:3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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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규 시즌엔 잘나가다 가을야구 시즌만 되면 휘청이던 다저스가 올해는 다르다.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LA 다저스가 18일 뉴욕 메츠와 내셔널리그(NL) 챔피언 결정전 4차전에서 오타니 쇼헤이와 무키 베츠를 앞세워 10대2 대승을 거뒀다. 시리즈 전적 3승 1패로 월드시리즈(WS) 진출까지 1승만 남겼다. 다저스는 지난 2020년 32년 만에 WS 우승을 차지했지만, 당시는 코로나 사태로 인한 단축 시즌이라 정상 시즌으로 따지면 1988년이 마지막이다.

전날 8회 3점 쐐기포를 터트렸던 오타니는 이날 1회 첫 타석부터 홈런을 터트렸다. 메츠 선발 호세 퀸타나의 싱커를 받아친 타구가 우측 담장을 훌쩍 넘었다. 타구 속도가 시속 190km에 달했다. 전날까지 주자 없는 타석에서 22타수 무안타를 기록했던 오타니는 이날 그 징크스를 단숨에 깼다.

오타니는 이날 선제 홈런 외에도 볼넷만 3개를 골라내며 3타수 1안타 1타점 3볼넷으로 4출루를 달성했다. 오타니가 나가면 후속 타자 무키 베츠가 해결사 노릇을 했다. 베츠는 오타니가 출루할 때마다 2타점 적시타와 2점 홈런을 때려내 6타수 3안타 4타점 3득점을 기록했다. 오타니도 4득점을 기록해 오타니·베츠 듀오가 이날 5타점 7득점을 합작했다.

다저스는 선발 야마모토 요시노부가 4와3분의1이닝 동안 2실점을 하자 5회 1사에 일찍 내리고 필립스를 비롯해 트레이넨, 엔리케스를 차례로 내보내 메츠 타선을 봉쇄했다. ‘다저스가 선발진 약화로 포스트시즌에 고전할 것’이라는 현지 전문가들 예상을 불펜으로 메우고 있다. 다저스 맥스 먼시는 이날 첫타석과 두 번째 타석에서 볼넷, 세 번째 타석에서 안타를 때려내 포스트시즌 12타석 연속 출루를 기록, 역대 최다 기록과 동률을 이뤘다.

아메리칸리그(AL) 챔피언 결정전 3차전에선 클리블랜드 가디언스가 9회말 2아웃 이후 경기를 뒤집는 대역전극으로 뉴욕 양키스를 꺾었다. 시리즈 전적 1승 2패. 가디언스는 이날 팀내 최저 연봉(74만달러) 투수 매슈 보이드(33)가 5이닝 1실점 호투를 펼치며 8회 전까지 3-1로 앞섰다. 8회초 2아웃에 양키스 후안 소토가 볼넷으로 나가자 가디언스는 홈런 타자 애런 저지를 상대하기 위해 팀 최고 마무리 투수 이매뉴얼 클라세(정규시즌 47세이브 평균자책점 0.61)를 올렸다. 클라세는 이번 포스트시즌 들어 4경기 1패 2세이브 6.37로 다소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는데, 이번에도 그 불안이 현실이 됐다. 저지는 클라세가 던진 시속 159㎞ 컷패스트볼을 밀어쳐 우측 담장을 직선으로 맞고 넘어가는 동점 홈런을 날렸다. 3-3. 그게 끝이 아니었다. 이어 나온 지안카를로 스탠튼 역시 클라세를 두들겨 4-3으로 승부를 뒤집는 역전 홈런을 때렸다. 양키스는 9회에도 1점을 추가하며 5-3 2점 차로 달아났다.

3연패 위기에 놓인 가디언스. 9회말 선두 타자가 수비 실책으로 출루했지만 후속 타자가 병살타를 치면서 순식간에 2아웃이 됐다. 양키스가 이길 확률은 98.5%까지 치솟았다. 여기서 타석에 선 레인 토머스가 친 타구가 좌중간으로 크게 뻗더니 담장을 때리는 2루타가 됐다. 가디언스는 대타로 존켄지 노엘을 올렸다.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15타수 1안타로 부진했던 노엘은 양키스 불펜 루크 위버의 체인지업을 시원하게 걷어 올린 뒤 그대로 배트를 내던졌다. 타구는 좌중간 담장을 크게 넘어갔다. 순식간에 5-5 동점. MLB 포스트시즌에서 대타가 9회말 2사 이후 동점 홈런을 날린 건 노엘이 처음이다.

이 한 방으로 기사회생한 가디언스는 10회초 양키스에 2사 1·2루 위기를 내줬지만 다음 타자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한숨을 돌렸다. 이윽고 10회말 2아웃 3루. 끝내기 찬스에서 이번엔 데이비드 프라이가 양키스 클레이 홈스의 싱커를 받아쳐 좌중간 담장을 넘겼다. 7대5 극적 역전승을 완성하는 멋진 마침표였다. ‘야구는 9회말 2아웃부터’라는 야구계 명언을 다시 상기시켰다. 이전 인디언스 시절을 포함해 1948년 이후 75년째 월드시리즈 우승이 없는 가디언스. MLB 팀 중 가장 긴 우승 가뭄이다. MLB 30개 팀 중 연봉 합계 28위(9333만달러)로 상대적으로 가난한 구단인 가디언스. 이제 ‘부자 제국’ 양키스(2위·3억332만달러)를 상대로 멋진 반란을 꿈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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