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 초반 신인왕 후보로까지 거론됐지만 부상으로 조기에 첫 시즌을 마친 전미르(19)가 2025시즌 반등할 수 있을까.
경북고 시절 투타 양면에서 두각을 나타낸 전미르는 2024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3순위로 롯데 유니폼을 입었다. 롯데 입단 후 투수에 집중하기로 한 그는 팀 내 신인 선수 중 유일하게 스프링캠프 명단에 포함됐다. 스프링캠프에서 강력한 구위로 김태형 감독의 눈도장을 받은 그는 2024시즌 개막전 엔트리에 승선했다.
전미르는 지난 3월 24일 SSG 랜더스와의 개막전에서 프로에 데뷔했다. 8회 말 무사 만루 상황에서 등판해 폭투로 승계주자 한 명을 들여보냈지만, 150km/h에 달하는 패스트볼로 최지훈을 헛스윙 삼진으로 처리했다. 이후 박성한에게 볼넷을 헌납했지만 최정과 하재훈을 모두 삼진으로 잡아내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김태형 감독의 신임을 받은 전미르는 단숨에 롯데의 필승조로 자리 잡았다. 초반 성적은 좋았다. 전미르는 4월까지 16경기 1승 1패 3홀드 평균자책점 3.52를 기록했다. 롯데 팬들의 사랑을 받은 전미르는 신인왕 후보로도 거론됐다.
너무 무리했던 탓이었을까. 구승민, 최준용 등 다른 필승조들의 부진으로 등판 횟수가 늘어난 전미르는 5월부터 한계를 드러내기 시작했다. 5월 한 달 동안 13경기 2패 1세이브 2홀드 평균자책점 5.40으로 고전했다. 6월 성적은 더욱 심각했다. 6월에 7경기 2패 평균자책점 14.40으로 부진했고 피안타율은 0.381에 달했다.
결국 전미르는 지난 6월 17일 2군행 통보를 받았다. 이후 그는 시즌을 끝날 때까지 1군에 콜업되지 못했다. 결정적인 이유는 부상이었다. 팔꿈치 염증 증세로 2군에서 등판하지 못한 전미르는 그대로 시즌을 마감했다. 2024시즌 최종 성적은 36경기 1승 5패 1세이브 5홀드 평균자책점 5.88이었다.
롯데 입장에서는 내년에 돌아오는 전미르의 부활이 절실하다. 이번 시즌 구원 투수들의 평균자책점은 5.26으로 리그 9위였다. 전미르가 2024시즌 초반의 모습을 회복한다면 불펜 문제가 어느 정도 해소될 수 있다.
다른 자원들에 대한 의문 부호가 있어 전미르에게 기댈 수밖에 없다. 마무리 김원중과 셋업맨 구승민은 자유계약 선수(FA) 자격을 얻기에 팀을 떠날 수 있다. 최준용은 어깨 수술로 시즌을 일찌감치 마감해 다음 시즌 기량을 장담할 수 없다. 팀 내에서 가장 많은 홀드(17홀드)를 올린 김상수는 30대 중반에 접어들었기에 에이징 커브에 대한 우려가 있다.
2025시준 2년 차가 되는 전미르는 2024시즌 김태형 감독의 마음을 사로잡았기에 다시 한번 1군에서 기회를 받을 가능성이 크다. 전미르가 이번 시즌에 겪은 아쉬움을 내년에 털어낼 수 있을지 주목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