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대표 시절 맞대결부터 주목받았던 '일본의 강백호' 기요미야 고타로(닛폰햄 파이터즈)가 프로 데뷔 7년 만에 첫 국가대표 발탁을 앞두고 있다. 같은 1루 3루 포지션의 국가대표 4번 후보 오카모토 가즈마(요미우리 자이언츠)가 부상으로 이탈한 가운데 팀 동료인 APBC(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에 출전했던 만나미 쥬세이까지 빠져나간 상황에서 올 시즌 커리어 하이 기록을 세운 기요미야가 대체 선수로 내정됐다.
스포츠 전문지 스포츠닛폰은 28일 오전 "닛폰햄의 기요미야가 세계의 거포를 바라본다"며 "일본 대표팀 첫 선출 가능성이 커졌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1루와 3루, 좌익수까지 맡을 수 있는 오카모토가 대표팀에서 낙마한 가운데 같은 포지션의 기요미야가 대체 선수로 낙점됐다. (기요미야는)27일 2군 가을 훈련에서 타격과 1루, 3루 수비 훈련에 참가했다"고 설명했다. 아직은 가능성이 커졌다, 유력하다 정도로 설명하고 있지만 사실상 확정이다. 기요미야가 2018년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일본 국가대표팀에 선발됐다. 기요미야는 28일 일본 미야자키에서 시작하는 일본 국가대표 합숙 훈련에 참가한다.
기요미야는 유망주 시절 일본 최고 타자가 될 것이라는 기대를 받을 만큼 유명했다. 초등학생 시절 리틀리그 월드시리즈에서 우승했고, 청소년 대표 경력도 있다. 기요미야는 지난 2017년 캐나다에서 열린 세계 청소년 야구 월드컵을 통해 '일본의 강백호'로 한국에도 이름을 알렸다.
기요미야는 고교 재학 기간 연습경기 기록을 포함해 비공인 111홈런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드래프트에서는 무려 7개 구단의 1순위 지명을 받았다. 닛폰햄 외에 요미우리, 한신 타이거스, 야쿠르트 스왈로즈, 소프트뱅크 호크스, 지바롯데 마린즈, 라쿠텐 골든이글스까지 모두 7개 구단이 기요미야 영입에 나섰다. 제비뽑기를 거쳐 닛폰햄이 행운의 주인공이 됐다.
그런데 기요미야는 프로 입단 후 곧바로 벽을 마주했다. 프로 데뷔 후 3년 동안 230경기에서 21홈런에 그쳤다. 2021년에는 1군에서 단 1경기도 뛰지 못하는 수모를 겪었다. 2022년에는 129경기에서 커리어 하이 기록인 홈런 18개를 날렸지만 타율이 0.219에 그치면서 절반의 성공에 그쳤다. 프로에서 성적이 나지 않으니 국가대표 경력을 쌓을 기회도 없었다. 2년차인 2019년 3월에는 멕시코와 평가전을 앞두고 부상으로 대회 참가가 불발됐다.
올해는 89경기에서 타율 0.300과 15홈런을 기록하면서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냈다. 규정타석은 채우지 못했으나 OPS가 무려 0.898에 달했다. 극단적인 투고타저 시즌 속에서 3할 타율과 두 자릿수 홈런, 0.900에 가까운 OPS를 기록하며 알을 깨고 나왔다.
기요미야는 스포츠닛폰에 "돌고 돌아 왔다고 해야할지, 운이 좋았다고 생각한다"며 "(청소년 대표 때와 비교해)국기를 달고 싸운다는 마음은 달라지지 않았다. 고교 때보다 중압감은 더 크다는 것을 알고 있다. 좋은 플레이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또 "프로야구 선수가 자신의 성적과 별개로 한 팀이 돼 승리를 향하는 장면은 흔히 볼 수 없는 일이다. 그점이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국가대표 팀에 대한 의지를 보였다.
한편 일본 대표팀은 지난 9일 프리미어12 대표팀 28인 명단을 발표했다. 그러나 포스트시즌을 치르면서 부상 선수들이 발생해 4명이 교체됐다. 오카모토와 만나미 외에 투수 이토 히로미(닛폰햄), 내야수 요시카와 나오키(요미우리)가 빠졌다. 이 자리에 가요미야와 투수 이노우에 하루토(요미우리), 내야수 무리바야시 이쓰키(라쿠텐 골든이글스), 외야수 구와하라 마사유키(DeNA 베이스타즈)가 대체 선수로 내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