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정규시즌 중반부터 '연장계약'에 대한 속내를 드러냈던 데이브 로버츠(52) LA 다저스 감독의 소망이 조만간 현실이 될 전망이다. 연장계약시 2025년 연봉으로 책정된 400만 달러(약 55억 3040만원)에서 대폭 오를 전망이다.
미국언론 USA투데이는 27일(한국시간) "2024 월드시리즈에서 맞붙은 로버츠 다저스 감독과 애런 분(51) 양키스 감독은 올 포스트시즌에서 일찍 탈락했을 경우 해고될 거라는 전망이 우세했지만 둘 다 월드시리즈까지 진출한 지금 그들을 기다리고 있는 것은 달콤한 연장계약"이라고 보도했다.
매체는 이어 "올 시즌 연봉으로 350만 달러(약 48억원)를 받는 로버츠 감독은 내년 연봉으로 400만 달러가 책정되어 있다"며 "다저스와 연장계약을 맺을 경우 알렉스 코라(49) 보스턴 감독이 맺은 3년 2175만 달러(약 301억원) 이상의 대우를 받은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시카고 컵스 감독으로 부임한 크레이그 카운셀(54)이 맺은 5년 4000만 달러(약 553억원) 수준에는 못 미칠 것"이라며 "올 시즌 연봉으로 400만 달러를 받은 분 양키스 감독도 올 겨울 연장계약시 이보다 더 높은 수준의 대우를 받게 될 것"이라고 매체는 예상했다.
로버츠 다저스 감독의 경질설은 올 시즌 내내 잊을만 하면 튀어 나왔다. 특히 샌디에이고와 맞붙었던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NLDS)에서 1승 2패로 벼랑 끝에 몰렸을 때는 특히 더 그랬다. 하지만 다저스는 로버츠 감독의 지휘 아래 올 포스트시즌에서 '샌디에이고'와 '뉴욕 메츠'를 차례로 격파한 뒤 월드시리즈에 진출했다.
다저스는 30일 현재 양키스와 맞붙은 월드시리즈에서 시리즈 전적 3:0으로 앞서 있다. 이제 단 1승만 추가하면 지난 2020년 이후 4년 만에 다시 왕좌에 오르게 된다.
로버츠 감독 또한 자신을 향한 팬들과 언론의 관심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 그는 올초 스프링캠프 때부터 다저스를 향해 쏟아지는 언론매체들의 질문공세를 받으면 "'월드시리즈 우승이 아니면 꽝'이라는 이야기를 이미 들어서 잘 알고 있다"고 말할 만큼 자신들을 향한 대중의 관심에 대해 파악하고 있었다. 다수의 슈퍼스타 플레이어를 보유한 팀의 감독만이 느낄 수 있는 부담감이다.
지난 2016년부터 9년째 다저스 지휘봉을 잡고 있는 로버츠 감독은 매 시즌 90승 이상을 거두며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지난 2020년에는 월드시리즈 우승도 차지했다.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챔피언 자리엔 8번이나 올랐고, 내셔널리그 챔피언 타이틀도 4번이나 품에 안았다. 그가 보유하고 있는 승률 0.627(851승 507패)는 메이저리그 역대 감독 중 최고의 기록이다.
마크 월트 다저스 구단주는 내셔널리그 챔피언 자리에 오른 것을 축하는 자리에서 "로버츠 감독을 향해 의구심을 갖는 이는 바로 여러분"이라고 운을 뗀 뒤 "그는 내셔널리그 챔피언 타이틀을 4회나 차지했다. 로버츠 감독보다 더 잘할 수 있는 사람이 있겠냐"며 두터운 신임을 표출했다.
다저스 선수들또한 로버츠 감독을 향한 평판이 매우 좋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월드시리즈에서 미친(?) 활약을 보여주고 있는 다저스 1루수 프레디 프리먼(35)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로버츠 감독의 성품과 인간성에 대해 높은 점수를 줬다. 그는 "로버츠 감독이 우리를 대할 때 단순히 선수가 아닌 존엄한 인간으로 대하고 신경써 준다. 그런 점이 그를 더 특별하게 해준다"며 "내가 다저스에 온 뒤로 로버츠 감독이 내 아내와 아이들에 대해서 얼마나 많은 관심과 신경을 써줬는지 셀 수 조차 없다. 이런 점 때문에 필드에서 더 열심히 좋은 활약을 펼치기 위해 노력하게 된다. 로버츠 감독과 함께 할 수 있어 행운이다"라고 말했다.
다저스 외야수 무키 베츠(32)도 로버츠 감독에 대해 높게 평가했다. 그는 매체와 가진 인터뷰에서 "로버츠 감독은 정말 특별하고 뛰어난 지도자"라며 "그를 향한 나의 애정은 다저스에 온 첫 날부터 시작됐고, 시간이 갈수록 그 애정은 더 크고 강해졌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선수들을 향한 로버츠 감독의 사랑과 관심은 그 선수가 얼마나 오랫동안 이 조직에 있었냐와는 무관하다"며 "로버츠 감독을 표현할 수 있는 더 좋은 미사어구가 없어 아쉽다"며 그를 향한 무한애정을 드러냈다.
다저스 내야수 맥스 먼시(34)도 로버츠 감독 칭찬에 동참했다. 그는 "사람들은 늘 비판하는 것을 좋아한다. 하지만 나는 로버츠 감독의 좋은 점을 다 열거할 수 없을 만큼 그는 장점을 많이 가지고 있다는 것을 언급하고 싶다. 하지만 로버츠 감독은 그런 것에 대해 충분한 보상을 받지 못하고 있다"며 아쉬워 했다.
이어 "로버츠 감독은 지금까지 이 조직을 위해 많은 것들을 이루어냈다. 제일 잘한 것 중에 하나는 선수들을 향해 쏟아지는 모든 비난을 로버츠 감독 홀로 감당해 낸 것"이라며 "때론, 팬들의 비난을 피하기 위해 선수들을 변명으로 내세울 수도 있지만 로버츠 감독은 그러지 않았다. 대신 그는 늘 선수들을 보호해줬다. 로버츠 감독이 특별할 수 밖에 없는 이유이다"라고 덧붙였다.
재임기간 중 두 번째 월드시리즈 우승 타이틀 획득을 목전에 두고 있는 로버츠 감독. 그의 연장계약은 이제 시간 상의 문제일 뿐 기정사실화 되는 분위기다. 메이저리그 역대 최고 승률을 기록하며 '명장' 반열에 오른 로버츠 감독이 얼마나 좋은 대우를 받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