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2024년 시즌이 LA 다저스의 '월드시리즈' 우승으로 대장정의 막을 내렸다.
월드시리즈 종료는 메이저리그 FA(자유계약선수) 시장의 개장을 알린다. 미국현지 동부시간으로 31일 오전 9시, 한국시간으로 31일 밤 10시가 되면 빅리그 서비스타임 6년을 채운 선수들을 비롯 기타 다른 사유 등으로 FA 자격을 갖춘 이들이 공식적으로 전 소속팀과의 관계가 종료되며 자유계약선수가 된다.
김하성(29. 샌디에이고)처럼 2025시즌에 대한 옵션이 있는 이들도 이 권리를 행사하지 않고 거절할 경우 FA 자격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FA가 됐다고 해서 곧장 메이저리그 30개 구단과 자유롭게 흥정을 시작할 수 있는 건 아니다. 메이저리그 FA시장이 열리면 첫 5일 동안은 '단독협상기간' 또는 '우선협상기간'이라고 해서 전 소속팀하고만 협상을 할 수 있다.
김하성의 경우 옵션을 거절하고 FA가 된 뒤 첫 5일간은 샌디에이고 하고만 협상을 할 수 있다. 이 기간이 끝나고 나면 본격적으로 30개 구단과 자유롭게 흥정을 할 수 있게 된다. 물론, 이 기간 동안 협상이 잘되서 FA 시장에 나오지 않고 재계약을 할 수도 있다.
김하성은 최근 에이전트를 교체했다. 이는 그가 FA 시장에 나오고 싶은 의지가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난 4년간 샌디에이고에서 보여준 자신의 존재감과 활약상에 비해 2025년 연봉으로 책정되어 있는 옵션 800만 달러가 성에 차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올 시즌 중반만 해도 향후 김하성의 몸 값으로 5년 1억 달러가 소식이 여러 차례 나왔다. 때문에 이런 뉴스가 김하성이 FA가 되고 싶은 욕망을 더 키웠을수도 있다.
하지만 올 정규시즌 마감 한 달여를 남겨놓고 김하성을 둘러싼 여러 환경이 본의 아니게 바뀌고 말았다. 지난달 말에 다친 어깨부상 때문에 결국 포스트시즌에도 출전하지 못하고 시즌아웃됐다.
게다가 최근에 받은 어깨수술로 인해 내년 시즌 중반까지 재활과정에만 메달릴 수 밖에 없는 현실이 됐다. 복귀시점도 4월 또는 7월으로 큰 편차를 보이고 있다. 부상이 없었다면 여러 미국현지 매체들의 예상처럼 FA '대박계약'을 기대할 수 있었겠지만 지금은 아니다. 1억 달러 이상을 언급했던 매체들은 이제 김하성의 몸 값으로 5년 6300만 달러 정도를 논하고 있다. 과거에 비해 절반으로 내려 앉았다.
김하성 측은 하루 뒤 공식 FA가 되면 단독 협상기간에 전 소속팀 샌디에이고와의 재계약에 중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 어깨부상으로 인해 FA 다년계약이 불가능하다면 차라리 이미 익숙해진 샌디에이고에서 재수를 하는 것이 선수 본인에게 여러모로 유리하기 때문이다.
재계약이 이루어 지려면 금액이 맞아야 한다. 하지만 샌디에이고는 누구보다 더 김하성의 몸 상태에 대해 잘 알고 있다. 외부에 알려진 게 다가 아니기 때문이다. 과거, 박찬호(51)와 류현진(37. 한화)이 FA가 됐을 때 둘 다 원 소속팀 다저스와 재계약하지 못했다. 부상 때문이었다.
박찬호는 이후 텍사스와 류현진은 토론토와 FA 계약을 맺었지만 둘 다 얼마가지 못해 허리 부상과 팔꿈치 부상 등으로 계약기간 대부분을 드러 눕고 말았다. 만약, 김하성이 우선협상 기간 동안 샌디에이고와 재계약을 맺지 못한다면 그도 박찬호, 류현진처럼 원 소속팀이 그의 어깨부상에 대해 크게 고민하는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김하성이 내년 시즌 어떤 진로를 걷게 될지는 앞으로 5일 후면 윤곽이 드러나게 된다. 샌디에이고에 남을 것인지 떠날 것인지 120시간 후면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