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학교가다가

어쿠스틱 작성일 05.12.01 01:55:25
댓글 4조회 702추천 4
본인은 집이 의정부다.

공유실 가서 프로필을 보면 알겠지만 의정부 맞다.

학교가 서울 한복판에 있는지라 당연히 전철 통학을 한다.


의정부역에서 전철 타면, 대개 종착역이 그러하듯 제법 여유롭고, 서서도 신문 볼 정도의

개인적 스페이스가 할당된다.

그런데 이게 도봉산역에 다다르면 사정이 많이 틀려지는건..

포천,연천,동두천 천시리즈 지방에서 상경하는 아낙 및 청년들의 러쉬로 지옥철로

순식간에 둔갑하는 국철 -_-..


이미 2년동안 많이 익숙한지라 그냥 사람에 끼어가도 그저 무덤덤하다.

그런데 오늘은 무언가 좀 느낌이 남달랐다.

날씨가 추운거랑 출근 시간에 사람 몰리는거랑은 무슨 상관 관계가 있을까?

그날 따라 사람이 더럽게 많았다.


그렇게 이리저리 사람의 파도속에 휩쓸려 다니다가 어쩌다 어떤 여자와 남자 그리고 내가

일직선에 스게 됐고 남자랑은 눈높이가 맞아서 그런지 더럽게 부담이 됐더랬다.

사람이 많다 보니 당연히 몸이 부딪히는건 어찌할 수 없는건 당연하다 느끼는 순간..

보통은 그냥 몸뚱아리의 느낌이 와야되는데 뭔가 새로운 무언가가 내 품에 닿았다.

내 앞 여자 건너 눈높이 맞던 그 새퀴의 손이었다 -_-.

순간 '아나 씨발' 소리가 막 나올라고 하는데 뭔가 더욱 느낌이 더러웠다.

그새끼 손은 여자의 슴가 언저리에서 스물스물 움직이는게 아닌가?

아 ~ 말로만 듣던 지옥철 치한이군하 ~ 하며 깡도 쎄네 이러고 있는데 여자의 반응이

더웃긴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얼굴만 새빨게져가지고 있는게 아닌가?

남자의 손이 더욱 적극적으로 슴가를 탐닉하자 아예 고개를 처박는 여자 -_-..

본인이 정의에 들끓는 그러한 놈은 아니지만 이건 아니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여기서 뭔가 한마디 하려니 그것도 상황이 여의치 않고 .. 갈등만 존내 때리고 있는데

마침 창동역 .. 사람 물갈이 한 번 싹 해주는데 이 개색히 아직도 열심히 주물러대고 있다.

손은 더 대담해져서 아래로도 향하는게 눈앞에 보이는데 아 막 스팀이 돌라고 하는 순간이었다.

일단 기다려 보자는 생각에 눈을 있는데로 야렸다.

남자 새퀴 내 시선은 이미 피했지만 뭔가 따끔 거릴거야란 생각에 존내 야렸다.

그런데 더 풕 같은 시추에이션 발생.. 창동역에서 물갈이하고 들어온 인간덜 중

한넘이 이 상황을 보고선 이새퀴도 스킨쉽에 동참하는게 아닌가? 내 옆구리로 들어오는 손이

내 앞 여자를 유린한다 상상해 보라.. ..

여자가 갑자기 흐느끼는 소리가 들렸다.


순간 뭔가 툭하며 끊어지는 느낌 ..

"야이 개샊야! 너 지금 뭐하는거냐?"

곧 시선이 집중됐다. 남자새끼 존나 놀라고 뒤에서 손놀이 하던 씹세이는 얼른 손을 뺏다.

두 인간덜은 마침 성북역에 도착한터라 후다닥 뛰어 내리더라.

나도 뒤따라 내려서 불러 세우러 했으나 이미 줄행랑..

내 뒤에 있던 놈은 존나 쌩까더라.. 존나 할 말이 안나왔다.


진짜 한심한 꼴을 보고나니 한숨만 나오더라..

갑자기 옆에 있던 아주머니께서 내게

"학생, 무슨 일이야? 갑자기 소릴 지르던데?"

"아 그럴일이 있어요"

"뭐 앞에 있던 총각이 아가씨한테 손지검한거 같아 보이드만 ~ 쯧쯧, 총각 잘했어"

난 한참을 생각한 뒤에 내지른 행동이라 별로 잘한짓같지도 않아서 씁쓸해서

그냥 대충 얼버무렸던거 같다. 아주머니께선 그래도 미소를 잃지 않으시며

"요새 젊은 것들은 하여간 너무 자기절제가 안되 ~ 지금 진지하게 읽은 놈들도 다를거 없고
낚는 재미가 솔솔하구먼"

용산행 열차가 들어왔다. - fin-

자유·수다 인기 게시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