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밤 잠도 안오고 해서 담배한대 물고 몇글자 끄적여봅니다.
대학다니던 때의 일입니다.
과동기 중에 성이 김씨라서 그냥 김가라고 부르던 녀석이 있었는데
여름방학이던 어느날 나를 포함한 몇 명에게 김가한테서 삐삐로 음성 하나가 왔습니다.
무슨 합숙 같은걸 왔는데 나갈수도 없고 아무래도 다단계 같다고 좀 빼내달라고...
처음에는 장난인줄 알고 그냥 씹었었는데 그날밤에 또다시 음성이 오더군요.
그제서야 실제상황임을 깨닫고 친구들과 모여 밤새 작전을 세웠습니다.
사실은 술만 뽀지게 먹고 자버렸지만...
다음날 김가한테 회사이름과 전화번호 그리고 몇몇 간부들의 이름을 알아낸 우린
친구중에 목소리가 좀 걸걸한 한 녀석을 시켜 그 회사로 전화를 걸었습니다.
'여보세요 여기 xx경찰서 민원관데 그쪽 회사 앞으로 납치신고가 들어왔어요.
그리고 이건 그쪽 다단계 조직도라는데 다단계피해 신고도 같이 한다고...
김아무개 그쪽에서 데리고 있는거 맞아요?'
직접 듣지는 못했지만 전화를 받은 그 회사 직원이 무척 당황하며 얼버무리고 끊더군요 ㅋㅋㅋ 병...
우리는 재미가 들려 이참에 아예 끝장을 보자는 생각으로 몇 번 더 전화를 했는데 그때마다
서로 입을 맞췄는지 모르는 사람이고 다단계 회사도 아니며 아무관련 없다고만 하더군요.
그리고 몇 시간후 김가한테서 울먹이는 목소리고 전화가 왔습니다.
빠져나왔다고...
서울까지 승용차로 데려다 주면서 교육비를 제외한 이틀분 급료라며 8만원도 주더라고 ㅋㅋㅋ
그돈 덕분에 그날밤 또한번 술을 뽀지게 먹긴했지만
혹시나 거짓말친게 걸리면 어쩌나 속으로 얼마나 ㅎㄷㄷ했던지...
처음엔 그냥 쓰면 될줄 알았는데 막상 써보니까 이 짧은 글도 무지 힘드네 ㅠㅠ
그리고 이놈의 구린 노트북은 왜 자꾸 다운되는거야 ㅆㅂ 두번이나 날라가서 새로 썼자너 히잉~
암튼 별 재미도 없는 글 읽느라 수고하셨어용 ㅎㅎ
이걸로라도 눈의 피로를 푸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