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우절]나의 기가 막혔던 만우절 이야기

아델리안 작성일 09.04.01 23:4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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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때의 일입니다.

 

만우절 날 시시하게 친구들한테 농담 따먹기 했었죠..

 

"대룡아 담탱이가 너 오래."

 

"만우절이자나 ㅅㅂㄻ" 

 

이런 방식으로 시시하게 전개되는 상황에 무료함을 느끼고

 

 

전혀 새로운 타겟을 정했습니다.

 

바로 선생님!

 

유독 감성이 풍부하고

 

시를 읽으며 눈물을 짓거나

 

말도 나긋나긋하게 하시는 국어선생님이 그 대상이었죠...

 

 

플랜은 이러했습니다.

 

일단 수업이 시작되면 무거운 침묵으로 일관하다가

 

수업 분위기가 점점 무르익어 갈 무렵에

 

한 친구가 갑자기 괴성을 지르며 바닥에서 실성한 듯이 쓰러지며 괴로워 하는 구라를 준비했습니다.

 

 

이윽고 2교시 국어시간을 알리는 종이 울리자

 

문학도 들어오십니다.

 

여느 때와 다름없는 모습에

 

우리는 모두 침묵했습니다.

 

"교과서 몇 페이지 펴세요"

 

"Blah blah blah"

.

.

.

.

"꿰엑~~~!!!"

 

창민이가 미친놈처럼 실성한 듯 비명을 지르며 바닥에 쓰러집니다.

 

쓰러진 창민이는 배시시 웃음을 흘리며 발광을 했고

 

주변 녀석들은 "왜그래? 임마 정신차려.."

 

놈의 오바스럽고 부족한 연기력이란...;;

 

놀라서 다가온 국어쌤과 눈이 마주치자

 

상황을 파악하고 차츰 평온함을 되찾습니다.

 

창민이를 불러내어 곤장을 때립니다.

 

이 일에 연루되어 있는 아이들을 대라고 했지만 녀석은 꿋꿋하게 혼자 책임을 지고 곤장을 쳐맞았습니다.

 

 

결국 그 날 수업은 파토났고

 

'연기의 실재와 이론'에 대한 강좌를 듣게되었다는 전설적인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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