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일째 냉전 중이다.
퇴근해서 현관에 들어 설때까지 문자 한통 오지 않았다.
특별히 다투거나 화낼만한 기억도 없는데.....
시간이 오래된 만큼 권태도 늘어 나나보다.
이런식으로 냉전하고 화해 한다고 해도 그 앙금이 남아
만들어진 작은 틈들로 인해 결국엔 두사람사이에 건널수 없는
골짜기가 생겨 헤어지게 되는걸
몇번의 이성과의 만남을 통해 알고 있다.
이 여자는 절대 먼저 전화하는 법이 없다.
평소 대화에선 그런걸 못느끼지만
자존심이 쎄고 도도한것같다.
하지만 사랑 한다는 말을 그녀가 먼저 했었다.
샤워를 마치고 간단한 저녁을 먹고 소파에 앉아
티비를 켤려다 말았다.
그냥 소음 없이 조용히 혼자 있고 싶다.
리모컨을 내려 놓으며 소파끝에 놓인 책이 눈에 들어온다.
두껍진 않지만 난해하고 작가가 숨겨둔 포인트들을 찾느라
진도가 잘 나가지 않는책.
'이나중 탁구부'를 펼쳐 들며 난 주인공에 동화 돼 갔다.
책을 덮었을때 시계는 자정에 얼마 남지 않은 시각을 가르키고 있었다.
이쯤되자 화가 치밀기도 하고 걱정도 되기 시작한다.
그래 내가 남자니까 먼저 전화하는거다.
신호음이 울리고 변함없이 상냥한 그녀의 목소리..
"사랑 합니다 고객님~"
"네 저도 사랑합니다....00반점이 몇번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