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 자취방 하니까 저도 생각남........

NEOKIDS 작성일 09.06.02 02:53:23
댓글 13조회 379추천 9

 

 

 

 

 

때는 차디찬 겨울이었습니다.

 

예비역으로 핍박받고 있었을 때죠.

 

 

 

 

 

 

여자 후배가 하나 있었습니다. 공부도 잘하는 만큼 덩치도 컸죠 (뭔상관이냐)

 

제 키 165, 그녀석이 정확히 머리 한 개 분량 더 컸다죠.

 

덩치 이야기 나온 만큼 미모는 궁금해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지방에서 온 애인지라

 

자취를 하고 있었는데,

 

이 공부만 하느라 술도 안먹던 애가 어느날 느닷없이 술을 먹었습니다.

 

 

 

 

 

 

 

 

 

 

 

 

 

 

 

 

 

당연히 뻗었죠.

 

 

 

 

 

 

 

 

 

 

 

 

저는 집이 일산.

 

제기랄 어차피 못간다. 걍 과방에서 자야지.

 

이러고서는 애들 다 보내고 집이 근처인 다른 여후배 하나랑

 

그 녀석을 대강 어깨동무 하듯 하고 허리를 잡아서 들쳐맸습니다.

 

(업었다간 사망확인서 도장쾅)

 

 

 

 

 

 

"야, 얘 집이 어디냐."

 

중량감에 횡경막의 압박을 받는 와중에도 남자의 갑빠로 겨우 견디며 꺼낸 나의 질문에

 

아직 정신이 남은 다른 여후배가 섬섬옥수를 들어

 

 

 

 

 

 

 

 

 

 

 

 

 

 

뒷산을 가리킵디다.

 

 

 

 

 

 

 

 

 

 

 

 

 

 

그렇습니다.........성대의 뒷산, 그 자취촌이란

 

가보신 분도 아시다시피 기기묘묘한 등반각도와 절경을 자랑하죠............

 

 

 

 

 

 

 

 

어쨌거나 들쳐매고 갔습니다.

 

산 3분의 1쯤 갔습니다.

 

"다 왔냐?"

 

"아직 멀었어요."

 

 

 

 

 

흐흠 으흠 어흠

 

 

 

 

 

산 3분의 2쯤 갔습니다.

 

"후웁후웁후웁. 다 왔냐?"

 

"조금만 더가면 되요."

 

 

 

 

오 쉣.

 

이를 악물었습니다.

 

엄찍고, 군대에서 20키로 행군할 때도, 유격행군때도

 

그 때만큼 땀으로 토탈솔루션보습케어한 적 없었습니다.

 

이건 뭐 산멧돼지 잡아다가 산채로 행진하는 산적도 아니고........

 

 

 

 

그런 나를 보며 멀쩡한 여후배 한마디 거들어주었습니다.

 

"오빠 정말 힘드시겠어요....."

 

 

 

 

썅 힘든거 보이면

 

 

팔 한 짝이라도 같이

 

 

들쳐매란 말이다......

 

 

 

 

"헝룯랃궁랃룯갇국둑닥. 다 홨뉴아."

 

"*빠 여기에요."

 

 

 

 

산 정상이더군요.

 

먹었던 술은 이미 다 증발한지 오래.

 

 

 

 

안그래도 과방도 또 산중턱.

 

정신력으로 과방까지 와서 미친듯이 잤습니다.

 

에베레스트를 막 등정하고 내려온 엄홍길 대장의 잠이 그랬을까요.......

 

 

 

 

 

 

어쨌든

 

 

잠 잘잤다는

 

 

이야기였습니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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