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에 조낸 우울증에 걸렸다고 썼지만,
그것은 아마도 희망과 관련된 것이었을 겁니다.
사실 희망이란게 아주 막연한 것이라는 사실을 깨닫는다면,
심장에 담아둔 너무나 큰 포부들이 불쌍해져서 갈 길을 잃게 되죠.
돈벌이 강좌식으로 진행되는 시나리오 까페인지라
흥미도 가지지 않았는데 꾸준히 오는 방장의 쪽지 중.
강좌를 듣고 작가적 재능이 없어서 딴일해야 겠다는 걸 기쁘게 생각하는 의견이 있더군요.
마치 드래곤 사쿠라 (요즘 공부의 신이 완전 따라하는) 의 사쿠라기 선생 대사 같은
그 쪽지를 보다가,
다시 희망이란 것을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나는 지금까지 무엇으로 버텨왔는가. 허황된 희망이라고 한다면,
그러면서도 입에 풀칠할 현실은 챙겨왔으니 아닌 듯 싶고,
오히려 허황된 희망은 깊어질 수록 현실을 바라보게 되고,
그렇다면 자긍심으로 버텨온 것인가. 그 자긍심은 언제나 조금씩 금이 가게 되어 있는데.
그럼 자긍심이라고 할 수도 없고, 자존심은 더더욱 아닌 듯 하고.
그렇다면 36살의 나를 견뎌오게 만든 것의 정체는 무엇인가.
지금도 딱히 정의를 내릴 수가 없긴 합니다만,
중간정산을 해보자면, 그냥 내가 가지고 있고 즐긴 것을 사랑하는 거?
고작 그 정도로 나는 여기까지 버텨올 수 있었던 거겠죠.
고로,
사쿠라기 선생이 아무리 현실적인 소리를 신랄하게 퍼부어도,
작가적 재능이 없다는 걸 빨리 깨달아 다른 일에 힘쓰시라고 지껄이는 자가 있대도,
대답은 역시
조까라마이신입니다.
사람은 역시,
재능만으로 사는 거 아니거등요. -_-
ㅋㅋㅋㅋ
그런 면에서 앞으로 비켜군은 조공을 두 배 늘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