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살리지 않으시는군요..
저는 소방서 공익입니다.
구급차를 타면서, 구급대원 보조역할을 하고있습니다.
이제 4개월째, 하루에 적어도 3건이상의 출동이 걸리는 저희 소방서이기 때문에 적어도 200여건 이상을 뛰어다닌거라해야죠..
목을 멘 사람, 손목을 그은사람, 추락해 머리가 박살난 사람, 다리가 부러져버린 사람..
정말 온갖것을 다봤는데요
어제는.. 정말 괴로운 일을 겪었습니다.
지하주차장에서 남편이 죽은것 같다는 지령서가 왔습니다.
전기충격기(정확히는 AED,제세동기라고 부릅니다)를 챙기고 구급차에 탔습니다.
지하주차장에서 아저씨가 쓰러져있더군요.
죽은상태 였습니다.
죽은 것도 정도가 나뉩니다. 심장정지 상태이더라도 10분이 넘지 않았으면 심폐소생술로 어떻게든 살릴수 있습니다.
당장 심장마사지를 실시하고, AED 패치를 붙였습니다.
살아라, 살아라, 살아라, 살아라,
심폐소생술을 계속하면서 구급차에 실었습니다.
신고시간이 너무 늦었습니다..
늦었어요..
병원에 도착해 CPR실로 넘겼습니다(CPR은 심폐소생술을 말하는 것이고, 병원내에 그런 다급한 환자를 위한 방이 따로있습니다)
이제 저의 역할은 끝난것이지만..
보호자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외식을 하러 가족이 같이 식당에 갔는데
남편은 주차하러가고, 자식들과 함께 먼저 올라갔답니다
그런데 한참을 있어도 남편이 오지않아, 내려가보니..
.
.
퇴근을 했습니다.
가족들과 외식을 갔습니다.
뷔페에가서 같이 먹는데..
난 맞은자리에 아버지가 있는데.
그 사람은 생애 최악의 크리스마스가 되겠지
장례식을 치뤄야 겠지
크리스마스인데, 크리스마스인데..
저는 죽어가는 사람을 꽤 보았습니다.
심폐소생술도 많이 했었습니다만, 여태껏 살아나는걸 본적이 없습니다.
영화에선 심장마사지 몇번하면 살아나지만, 실제론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심장정지후 5분이내면 생존확률이 70% 이상이지만, 5분 이후면 살아나도 식물인간이 되고
10분이 넘으면, 확실한 시체가 됩니다.
심폐소생술을 사람들한테 자꾸 교육하는게 그런이유입니다.
119가 아무리 빨리 달려가도,
우리나라는 구급차에게 길을 잘 비켜주지도 않고, 어떻게 어떻게 하더라도 가는데 5분은 걸립니다.
주변사람이 심폐소생술을 해준다면, 환자를 살릴 확률이 훨씬 높아집니다.
그러나 저는 여태껏, 사람이 죽는것은 봤지만
사람이 살아나는걸 본적이 없습니다.
왜 하느님은 사람을 살리지 않으시는건가요
이브날 조차.
이브날조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