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의 여자친구는
우습게도 헤어진 여자친구와 많이 닮아있다.
그렇다고 외모가 닮진 않았고.
가족관계가 남자형제 뿐이라는 점, 아버지가 군인이라는 점,
뭐 그런 것들까지야 웃고 넘어갈 만도 한데,
지내다 보면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부분들까지 닮아있다는 점을 실감한다.
심지어는 크리스마스 선물로 손으로 뜬 목도리를 선물하는 이벤트까지도 닮아있어
섬뜩함마저 느끼게 만든다.
다만, 다른 것이 있다면.
과거의 여자친구의 모습이 내 모습이 되고,
지금의 여자친구의 모습이 과거의 내 모습이라는 것.
잠시 아찔해진다. 이것은 윤회인가.
마치, 후회만 남았던 장거리달리기의 골인선이 그대로 출발선이 되어버린 듯한 느낌.
그리고, 희한하게도, 인생 다시 시작해보라며 신이 툭 던진 장난스런 상황 같은 느낌.
예전처럼 사랑할 순 없겠지.
그러기도 싫고.
아 그나저나 31일 이벤트는 어떻게 한다냐 ㄷㄷㄷㄷㄷ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