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을 이기는 한국인의 음식 - 새우젓
새우젓은 새우를 염장한 다음 15~20℃에서 2~3개월 숙성시켜 만든 것으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젓갈이다.
각종 식품조리에 중요하게 쓰이는 재료이며 김치에 특유한 맛과 향기를 내는 부원료로 많이 쓰인다.
새우젓이 발효하는 동안 새우껍데기에 존재하는 키틴이 일부 분해되어 키틴 올리고당이 되는데 이 키틴 올리고당은 면역력을 증가시켜 암의 억제 내지 전이를 방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암세포는 전이하는 성질이 있다.
이를 침윤이라 하는 데 우리 몸의 어느 한 곳에서 생겨난 암세포의 수가 점점 더 불어 나면서 혈관이나 림프관 속으로 들어가 주위 정상세포 내로 퍼져 가는 상태를 말한다.
이렇게 정상세포로 들어 간 암세포는 정상세포를 파괴하면서
새로운 증식을 시작하여 계속적인 전이가 일어난다.
암이 난치병이 된 원인의 하나가 바로 이러한 전이 때문이다.
암은 초기에 발견되면 그 발생부위를 제거시킴으로써 전이를 방지할 수 있으나
그렇지 못한 경우에는 항암제를 투여하여 단지 생명을 연장시킬 수 밖에 없다.
현재 개발된 항암제는 대부분 화학물질로 부작용이 심하다.
그 이유는 암세포 만을 선택적으로 손상시키지 않고 정상세포까지 파괴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가능한 한 화학물질에 의한 치료보다는
면역요법에 의한 치료가 바람직한 것이다.
면역요법은 우리 몸에서 면역체계를 담당하는 세포를 직접 활성화시켜 암을 치료하거나
다른 암 치료제의 효과를 증진시켜 환자의 면역체계를 강화시키는 방법이다.
키틴 올리고당은 대식세포(침범한 병균이나 바이러스가 들어간 병든 세포 등을 잡아 먹고 이를 분해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어 면역에 관여하는 세포)를 활성화시킨다든지 혹은 면역담당 세포를 강화시켜 항체생산세포로 하여금 항체를 많이 생산하도록 함으로써
암을 극복할 수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키틴에서 화학적으로 아세틸기를 70% 이상 제거시킨 것을 키토산이라고 한다.
키틴은 녹일 수 있는 용매가 없어 일반적으로 유기산에 쉽게
녹아 활용이 가능한 키토산으로 만든다.
필자는 키토산 올리고당을 분자량 크기에 따라 세 그룹(분자량 5천~1만, 3천~5천, 1천~3천)으로 만들어 이들 세 그룹을 육종종양세포가 이식된 쥐에 일정량씩 매일 계속 복강 투여하여 항암효과를 검토한 결과,
실험동물 쥐의 체중 1kg당 50mg씩 24일간 1일 1회 투여했을 때
체중변화에는 큰 차이가 없었으나 종양세포의 성장억제율은 중간크기의
올리고당(3천~5천)이 74%로 가장 높은 항암효과를 나타냈다.
이 연구를 통하여 항암효과에 있어 키토산 올리고당의
크기가 매우 중요하다는 사실을 밝혔다.
암 유발에 관여하는 효소인 MMP-2(Metrix metalloproteinase-2)에 대한 키토산 올리고당의 효과에 관한 연구에서도 중간 크기의 올리고당이 MMP-2유전자
발현을 완전히 억제시킨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또한 필자는 키토산 올리고당이 항암효과 뿐만 아니라 항노화, 항고혈압 등 다양한 생리기능성을 나타내는 것에 착안하여 게 껍질에서 키토산을 추출한 다음 이를 효소로 분해하여
키토산 올리고당을 대량 생산할 수 있는 시스템을 세계 최초로 개발하여 이를
기업체에 기술이전시켜 상품화에 성공했었다.
한편 새우젓은 발효되는 동안 베타인의 함량이 증가한다.
베타인은 옛부터 위액의 산성도를 조절하는 의약품으로 사용되어 왔으며 오늘날에는
고지혈증, 비만 등의 개선에도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특히
지방간이나 알코올에 의한 간 기능 장해의 개선에 좋은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이와 같이 수산물에는 키틴 올리고당처럼 면역능력을 활성화 시켜 주는 기능성 물질이 많이 발견되고 있어 평소에 어패류나 해조류 등을 자주 섭취하는 것이 암과 같은
성인병을 예방할 수 있는 장수의 비결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김세권 교수 = 부경대 화학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