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보완계획

부분다양체 작성일 11.10.18 23:5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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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보완계획

 

인간의 의식은 한 사람씩 독립적으로 나누어 져 있다.

상대방이 넘어져서 다쳤을 때, 그 사람의 고통이 나에게 느껴지지 않는다.

상대방이 어떤 일로 기뻐하거나 슬퍼할 때, 그 마음이 나에게 전해지지 않는다.

상대방이 어떤 생각에 집중하고 있을 때, 무슨 생각을 하는지 나는 알 수 없다.

 

한 개인의 의식을 감싸는 보호막을 AT 필드(Absolute Terror Field)라 한다.

AT 필드는 나 스스로를 보호하는 보호막임과 동시에

다른 사람의 의식이 나에게 들어올 수 없게 만드는 "마음의 벽"이기도 하다.

또한 AT 필드는 인간의 형체를 유지시켜주는 역할도 한다.

AT 필드가 없으면 인간은 그 모습을 유지하지 못한다.

사도와 에반겔리온은 이 보호막을 자신의 몸 밖에 펼쳐서 물리적인 공격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할 수도 있다.

혹은 이 보호막을 뚫고 들어가 공격을 할 수도 있다.

 

인류보완계획은 인간의 의식을 하나로 통합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모든 인간의 AT 필드를 없애고, 모든 인간의 감정과 고통과 생각을 느낄 수 있는 상태를 목적으로 한다.

'한 개인'의 각각의 의식이 아닌, '모든 인간'이 하나의 의식을 가지는 상태가 인류보완계획이 완성된 상태이다.

그리고 극장판  '엔드 오브 에반겔리온'에서 인류보완계획은 실현된다.

 

다만 그 형태가 좀 이상하다.

모든 인간이 죽고, 형체도 없이 사라진 다음 모든 인간의 의식(영혼)이 하나로 통합된다.

 

 

 

칼라 : 승천의 길(Path of Ascension)

 

프로토스들의 가장 독특한 점은 복잡한 방식의 텔레파시를 통하여 서로 의사를 교환할 수 있었으며,

이를 바탕으로 놀라울 정도로 효율적인 집단 생활을영위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프로토스는 처음에 정신적인 링크를 가지고 있었다.

상대방의 마음과 생각을 읽고 전달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어떠한 일을 계기로 자기들 스스로 그 링크를 끊었다.

그리고 그들은 "영원한 투쟁"이라 이름 붙여진 내전으로 몇백년 동안 서로를 죽여가고 있었다.

 

이름이 밝혀지지 않고 후대에 카스(Khas - 질서를 바로 세운 자)라고 불린 한 사람(?)이 나타나서

프로토스들이 가지고 있던 정신적인 링크를 다시 찾게 된다.

'승천의 길'이라는 의미를 지닌 카스의 이론 체계 '칼라(Khala)'는

모든 프로토스 인으로 하여금 자신의 이기심을버리고

하나로 단결한, 집단 종족으로 돌아갈 것을 촉구하였다.

그 이후로 그들의 정신이 다시 하나가 되면서 "영원한 투쟁"은 끝나고 평화와 번영이 찾아오게 된다.

 

다만, 그 정신적 링크를 거부한 집단도 있었다.

그들은 칼라를 받아들이면 각자의 개성을 모두 상실할 것이라 생각하였다.

그들은 결국 고향 행성인 Aiur(아이유?) 에서 추방당하게 되는데, 나중에 '다크 템플라'가 된다.

 

 

 

슈뢰딩거 : 생명이란 무엇인가(What is life?)

 

인류보완계획과 승천의 길의 내용이 무척 비슷하지 않은가?

모든 인간이 죽음으로 인류보완계획이 실현되고,

프로토스의 정신을 하나로 묶는 과정을 이르는 명칭이 죽음을 연상시키는 '승천(Ascension)'이다.

인류의 정신을 하나로 묶는다는 허황된(?) 생각에 대해서 과학자는 어떤 의견을 보일까?

 

여러 사람들의 여러 의견이 있을 수 있겠지만,

나는 슈뢰딩거의 의견을 이야기 하고 싶다.

우리가 알고 있는 물리학자인 '슈뢰딩거 방정식'의 그 슈뢰딩거이다.

 

슈뢰딩거가 지은 '생명이란 무엇인가(what is life?)'라는 책이 있다.

생물학자도 아닌 물리학자가 이런 제목의 글을 적는다는 것이 의아할지도 모르겠다.

이 책을 읽어본 소감은 생명에 대한 슈뢰딩거의 통찰이 놀라울 정도 탁월한 책이라는 것이다.

130쪽 정도 되는 길지 않은 내용인데, 물리학도라면 꼭 읽어봐야 할 필독서라 생각한다.

다만, 양자역학을 알지 못하는 사람에게는 어려운 내용도 있기에 고등학생이 읽기에는 어려운 책이다.

 

이 책의 후기 '결정론과 자유의지에 관하여'라는 부분은 좀 독특한 내용의 글이다.

결론을 먼저 말하면, 슈뢰딩거는 "모든 영혼은 하나"라고 주장을 하고 있다.

아래는 그 책의 내용중 일부분을 인용한 것이다.

 

//**

의식은 결코 복수로 경험되지 않고 단수로만 경험된다.

의식분열 혹은 다중인격 같은 병적인 경우에도 두 인격은 결코 동시에 나타나지 않고 교대로 나타난다.

꿈을 꿀 때 우리는 여러 인물들을 동시에 연기하지만, 무차별적으로 그렇게 하지는 않는다.

우리는 (꿈 속의) 그 인물들 중 하나이다.

우리는 그 한 인물로서 행동하고 말하며, 흔히 다른 인물의 대답이나 반응을 애타게 기다린다.

그렇게 기다릴 때 우리는 (꿈 속의) 그 다른 인물의 행동과 말을 조종하는 것이

우리 자신이라는 것을 의식하지 못한다.

 

우파니샤드에 정면으로 대립되는 자아가 여럿이라는 관념, 정신이 복수라는 관념은 어떻게 생겨날까?

의식은 몸이라는 제한된 구역에 있는 물질의 물리적 상태에 의존하며 그것과 직접 연결된다

(사춘기, 노화기 노망기 등 신체의 발달단계에 따라 정신이 변화하는 것을,

또는 열, 중독, 마취, 뇌손상 등에 의한 결과를 생각해 보라).

그런데 몸은 아주 많이 존재한다.

따라서 의식 또는 정신의 복수성을 받아들이는 것이 매우 그럴 듯한 가설처럼 보인다.

아마도 단순하고 순진한 모든 사람들과 서양철학자 대다수가 이 가설을 채택한 것 같다.

 

...(중략)...

 

유일하게 가능한 대안은 의식이 단수라는 직접적인 경험을 고수하는 것이다.

의식이 복수라는 것은 알려진 적이 없다.

오직 하나가 존재하고, 여럿으로 보이는 것들은

단지 그 하나의 여러 측면들로 착각(인도어로 마야)에 의해 산출될 뿐이다.

이와 동일한 착각은 벽이 거울로 된 방에서도 발생한다.

마찬가지로 한 계곡에서 가우리 상카르라 불리는 봉우리와

다른 계곡에서 에베레스트라 불리는 봉우리는 실제로 같은 하나의 봉우리이다.

 

...(중략)...

 

어떤 생물이든 죽으면 영혼은 영적인 세계로 육체는 육체적인 세계로 돌아간다.

이때 오직 육체만 변화를 겪는다.

영적인 세계는 육체적인 세계 뒤에 있는 빛과 같은 단일한 영혼이다.

그 영혼은 한 생물이 태어날 때 마치 창을 통해서 빛나듯이 그 생물을 통해서 빛난다.

그 창의 크기와 종류에 따라서 많거나 적은 빛이 세계에 들어온다.

그러나 그 빛 자체는 변하지 않는다.

**//

 

인간의 영혼은 원래 하나일까? 정신이나 의식도 원래 하나일까?

만약 하나라면...

인류보완계획, 승천의 길 처럼 인류의 의식을 하나로 만드는 방법이 있는 것일까?

인류보완계획과 승천의 길이 '죽음'과 관련되어 있다.

그리고 위 글의 마지막 문단도 '죽음'을 통해서 영혼이 하나가 된다고 하고 있다.

뭔가 놀라운 공통점이 느껴지지 않는가?

 

어떤 사람은 인간의 영혼의 존재를 믿고, 죽으면 영혼이 남는다고 생각한다.

어떤 사람은 인간의 영혼은 존재하지 않으며 죽으면 끝이라고 생각한다.

 

죽으면 이전에 죽었던 모든 사람들과 의식이 하나로 통합될까?

아니면 죽으면 오버마인드를 만날 수 있을까?

혹시 그 오버마인드가 기독교에서 말하는 하나님은 아닐까?

이런 저런 잡다한 생각들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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