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명 짱공에는 저보다 영어권 국가에 오래 사시거나&사셨거나&이민자이신 분들도 계시겠지만,
전 1년 어학연수를 하고, 장기유학을 결정짓고
여기 고등학교부터 다시 시작해서, 현재 UofT 다니고 있는 6년차 유학생입니다.
화두가 되고 있는 어학연수와 장기유학 둘다를 겪은 1인으로서 그냥 경험과, 의견을 조금 적어볼게요;;ㅋ
전 고1때, 자퇴를 내고, 벤쿠버로 어학연수를 갔어요 그때 갔던 ESL학교가 PLI입니다. 유학원이랑 처음에 이것저것 상담했을때, 인종별로 %를 두고 잘라서 받는 시스템이 마음에 들어서 간거구요. ESL 학교 선택 하실때에도, 정말 선택을 잘하셔야해요. 막말로, ESL학교랑 유학원은 일종의 계약관계 비스무리한게 있어서, 유학원에서 애들 물어다가 ESL학교에 넣어 주면 커미션받는 그런거라, 미리 어느 ESL학교가 괜찮은지 안알아보고 유학원에서 그냥 좋다고 추천하는곳 가셨다간, 정말 낭패볼수도있어요.
특히나, 한국분들이 어학연수를 대학교 생활 ~ 직장생활하면서 요즘엔 "스펙"이라는 그 한줄 더 채우려고 필수로 선택하는경우가 많아서, ESL 학교들어갔을때, 외국인은 한명도없고, 이게 무슨 외국에 지어진 한국인 영어학교인가 싶을 정도로, 한국인 비율이 굉장히 높은곳도 있습니다. "나는 어학연수가면, 외국인 친구들만 많이 사귀고, 한국어 안쓰고 영어만 쓰면서 실력을높일거야." 라는 일반적인 생각을 가지고 어학연수 가시는 분들이 대부분이겠지만.. 현실적으로 말씀드리자면, 단기유학생이 ESL학교를 다니면서, 현지 미국인&캐나다인을 친구로 사귄다는건 사실 매우 어렵다고 보면됩니다. 케이스도 드물구요.
대부분 ESL학교에 영어배우러 오는 애들이 한국, 일본, 브라질, 멕시코, 유럽쪽 애들인데 위에적은대로 한국인 비율이 높은곳을 가셨다간, 그럼 자연스럽게 영어란걸 안쓰시게 될거에요... 말그대로 비싼돈주고 해외와서 멍청한짓하고 있는거죠. 그나마 잘알아보고, 외국애들이랑 비율 잘 맞게 받아주는 좋은 학교를 가야, 학교 내에서도 영어를 쓰고, 외국애들 만나서 실생활에서도 배운 영어를 써볼수가 있어요. 1년간 벤쿠버에서 ESL학교를 다니면서, 실제로 외국인들과 어울려서 노는 한국인 어학연수생들 많이 못봤습니다. 10에 7정도는 진짜 한국인들이랑만 어울려놉니다. 외국인 친구 사귄다고 끽해봐야, 영어 제일 못하고, 같이 있어봤자 전혀 도움안되는 일본애들 정도? 그분들 시간날때 같이 노시던거 보면, 한국에서 노는거랑 똑같아요. 같이 술먹고, 같이 파티하고, 같이 클럽가고, 같이 놀러다니고... 활동반경이 자연스럽게 한인타운 근처로 좁아지는거 많이 봤습니다. 저러면 어학연수 실패죠. 학교서 영어배울때 잠시 영어쓰고, 집에갈때 잠시 영어쓰고, 홈스테이들어가서 잠시 영어쓰고 그게 수백, 수천 쓰면서 배우는 영어의 전부...
솔직히 단기 어학연수생이면, 영어를 공부 죽어라해서 영어실력을 늘리러 왔다고 생각하지말고, 영어를 배움과 동시에 있는 동안 그 나라의 문화를 체험한다고 생각하는게 더 좋은거라고 생각합니다. 저 한국에 고1때까지 있을 동안엔 영어과외 잠시 받아본거 말고는 영어 학원 문입구도 들어가본적 없습니다.근데, 지금 7년간 유학생활하면서 영어실력이 급속도로 늘었던 때가 언제냐고 물어본다면, 첫 1년 벤쿠버에서 어학연수했을때를 꼽고 싶네요. 그때 뭐했냐구요? 진짜, 학교에서 주는 숙제, 과제만 하고 나가 놀았습니다. 관광 지도 사고, 교통의 경우엔 패스 하나 끊으면 1달간 대중교통 원하는거 계속 이용할 수 있어요. 지도 보고, 주중에는 메트로 벤쿠버를 중심으로 관광지, 다운타운에서 유명한곳 등등 여기저기 둘러보고, 주말에는 좀 더 멀리갈 수 있는곳도 찾아서 직접 가보구요. 학교 선생님들한테 여쭤보세요. 주말에 어디 섬이나 좀 멀리 여행가고 싶은데, 캐나다인들만 알고있거나 그런곳 있냐고.. 그럼 가르쳐주실거에요. 한번은 배타고 진짜 시골 섬으로 까지 들어간적있어요. 캐나다 작가, 화가들이 영감같은거 얻으러 가는 섬이라는데, 정말 작고 이뻐요. 섬에 동양인이라곤 저랑 친하게 지냈던 누나 한명... 그때부터가 진짜 공부라고 생각됩니다. 실생활로 캐나다인들 내가 직접 부딫혀서 만나보고 이야기도 하고, 애넨 소규모 대규모 축제도 자주 열어서, 그런대 가서 애네 문화도 체험하고 그러면서 또 캐나다인들 만나서 이야기도 하고.
한국분들 솔직히, 문법, 리딩, 라이팅 이런건 잘하잖아요. 문제가 리스닝이 안되고, 스피킹이 안된다는거지. 이건 ESL학교 수업 열심히듣고, 책보고 공부만 죽어라 한다고 풀 수 있는 문제는 아니라고봐요. 처음 TD뱅크에서 은행계좌 계설할때, 담당 카운슬러 백인 누님이 말씀해 주시더군요. "자기도 여기 영어배우러온 친구 두명이있다. 한명은 집 - 학교만 반복했고, 한명은 학교 - 놀기만 반복했다. 똑같이 시간이 지난뒤, 결과론적으로 자기가 느끼기엔 후자의 학생이 훨씬 영어잘하고 말도 유창하게 하더라."
pub이라 부르죠. 술집.. 전 당시엔 미성년자였는데, 그냥 형들 id빌려서 같이 막 가고 그랬거든요. (사실 바운서들 동양인 얼굴 못알아봐서...;;;) 그럼 또, 학교 외국인 친구들이랑 어울려서 pub가서 술마시고 그러다가 술 좀 들어가면 현지애들이랑 합석도 해서 또 막 안되는 영어 최대한 손짓써가면서 그냥 잼나게 어울리고. 이렇게 하다보면, 현지 영어권 친구 사귈 가능성이 좀 생깁니다. 그럼 애네나 학교 외국인 친구들이 여는 파티 같은곳에 초대받으면 또 가서, 영어 쓰면서 놀고. 그냥 뭐한건지말 물어본다면, 공부30% 놀기 70% 이었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니, 어느순간 제가 캐나다 애들이랑 영어를 하고 있더군요. 당시 유창하게 막 했던건 아니지만, 제가 원하는 의사전달은 확실히 할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외국애들 만나면 말문이 막힌다는 영어울렁증. 외국인울렁증 이런건 다 사라졌어요. 벤쿠버 근처 관광 할 수 있는곳, 유명한곳, 아름다운곳은 진짜 하나도 안빠지고 전부 다 갔다온거같구요.. 돈 많이 드는 여행은 거의 안갔습니다. 어학여수 마치고 30% 세일했을때 단체로 갔던 로키산맥이 전부. 기본적인 식비, 약간의 유흥비 그리고 교통 카드 요것만 있으면, 도시 내에서 원하는곳은 다 가볼수 있어요.
전 벤쿠버 1년동안 정말 열심히 놀았습니다. 단, 학교는 한번도 빠진적 없습니다. 클럽을 갔다. 파티를 가서 술을 많이 마셨다. 그래도 학교는 무조건 나갔습니다. 형, 누나들 보면, 전날에 술마시고 놀아서 피곤하다고 학교 안오는 분들 많았어요. 그런짓은 비추... 한국인들이랑만 어울리는것 역시 정말 비추입니다. 단기유학 망치는 패망의 지름길 no.1.
어학연수 가시면, 한국에선 만나기 힘든 사람들과 해보기 어려운 색다른 경험들은 많이 해보세요. 더도말고 더도말고 ESL학교에서배우는것만 정확하게 숙지하시고, 그걸 밖에 나가 노시면서 실생활에서 연습하고 적용해보세요. 혼자서 책만 보면서 독학하는것보다 저 방법이 영어 느는 속도는 10배 이상은 빠를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