셋은 15년지기 오랜 친구로, 키도 180근처로 비슷하고,
직장도 동일업계, 직급도 비슷, 업무능력도 비슷, 사는 동네도 비슷 취향을 무시하면 늘 80점 이상은 받는 마스크에 패션업계 종사자로
대단히 패셔너블 합니다. 사람이 서로 오래 상종하면 닮는다고, 셋은 이제 어휘선택이나 정치, 사회를 바라보는 시각까지 다
닮아버렸죠. 여성들을 많이 상대하여 수동적이고 다감한 말투, 액면만 보면 둘 다 여친on 상태여야 지극히 정상입니다만. A는
대학시절부터 15년간 여친off 상태가 합쳐봐야 1년이 되지 않고, B는 대학시절부터 15년간 여친on 상태가 합쳐봐야 3년이 안 됩니다.
생긴 것도, 사는 것도, 가치관도, 음주스타일까지 비슷한 둘이 왜 저런 여친onoff 상태만 보면 극단적인 케이스가 됐을까요. A는
평균치보다 극단적으로 높고, B는 극단적으로 낮습니다.
주변여성들의 둘에 대한 평가는 놀라울정도로 비슷하며, 제가 아는 한 둘은
대시를 받는 횟수조차 비슷할 것입니다.
눈치빠른 분들은 이미 눈치채셨겠지만, 둘의 차이는 단지 '심장이 쫄깃쫄깃 해질수 있는
자극 수치'가 다르다. 이 차이 하나 뿐 입니다. 같은 추파를 받아도 A는 가슴이 뛰지만, B는 일주일이 지나면 기억조차
못합니다. 늦은 가을 횅하니 부는 바람을 보고 전화기를 붙잡는 건 같지만, A는 상대와 잘 공감하고 B는 술만 털어넣을
뿐입니다. 같이 나이트를 가서 놀아도 A는 계속 연락을 시도하지만 B는 전번만 따고 연락을 하지 않습니다. '나이트에서 만난 건데 뭘'
이럴 뿐이죠.
지위, 능력, 얼굴, 몸매, 가치관, 성격, 매너등. 여러가지 요인이 연애의 요점이라고들 합니다. 그래서 다들 갈고
다듬죠. 작금 아주 남용되는 단어인 '스펙' '스펙' '스펙' 이 스펙으로 결정된 케이스는 이 글의 논의 대상이 아닙니다. 상거래로
봐야 하기 때문이죠. 이렇게 생각하는 것도 안생기는요소중 하나지만 일단 패스합니다. 과연 위에 열거한 것들이 중요한 것일까요? 모든
요소에 A+를 받는 생명체야 열외의 대상이겠지만, 일반적인 경우 오래 살다보면 비슷한 이성과의 컨택트가 수도 없이 일어납니다. 이걸 잡는
놈이 있고, 못 잡는 놈(말이 이상하지만 스스로 안잡는(?))이 있을뿐이죠.
'생기는 놈'은 자주 선택받는 놈이 아닙니다. 자주
선택하는 놈이지요. '안 생기는 놈'은 선택받지 못하는 놈이 아닙니다. 선택하지 않는 놈이지요. 스스로 자각을 하든 못하든요. 심장이
연애모드로 들어가기 위한 조건이 지나치게 높은 인종입니다. 이게 살면서 바뀔까요? 누가 바꿔줄 사람이라도 생길까요? 아니죠.
안바뀝니다. 이런 인종이 스스로 벽을 허물지 못하고 나이만 차서 주변의 압박과 사회적 압박에 굴하여 대충 선보고 '이 정도면'하고
결혼했다가 불행해지는 것을 주변에서 아주 쉽게 볼 수 있습니다. 특히 여성들에게서 자주 보이긴 합니다.
이상이 생기는 놈은
계속 생기고, 안 생기는 놈은 계속 안생기는 괄약근에 힘이 빠져 가끔 방구대신 응가쪼가리가 나오는 나이가 되기 전에는 알기 힘든
이유랍니다.
니 말대로라면 '안생기는인종은 생긴게 그리 생겨먹어서 연애쪽으로는 풍요하길 기대하지 마라. 게다가 포기하는 순간 인생이
지옥'이라고?
"네"
대신 안생기는인종의 유일한 강점은 자신의 벽을 포기하지 않은 상태에서 만난 이성과 쇼부를 끝까지
보게 될시에 누구보다 행복한 커플이 될 수 있습니다. 로또비슷한 확률입니다만, 선택은 늘 그렇듯이 스스로 하게
되있습니다.
참고로 저는 친구C이고 둘의 중간쯤되는 인간입니다. 있다가 없다가 하지요. 오늘도 우리 셋은 술약속이
있습니다.
눈이 오는군요. 감기조심하시고, 중고대학생분들은 자기가 무슨인종인지 햇갈리면 그냥 공부나 하십시오. =============================반응 좋으면 후속편도 올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