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 국대 축구 빼고는 축구를 그리 즐기는 편이 아닙니다만...
아마 베이징 올림픽이 열리던 해에 리 타다나리 선수가 일본으로 귀화한다는 게 언론을 통해 흘러나오면서 국민들의 관심이 잠시나마 쟈이니치로 몰려갔죠
그 뒤로 리 타다나리 선수에 대한 뉴스만 나오면 그는 "한국에서 차별받고 "반쪽발이"라는 상처를 받고 일본으로 귀화한 선수" 라는 묘한 공감대가 형성되었습니다.
일단 리 타다나리 선수를 보자면 재일교포 4세대입니다. 재일동포인 이철규 씨의 아들로 태어난 사람이죠
어렸을 때부터 축구에 대한 재능이 보여 일본축협에서 여러번 귀화제의를 했었다고 합니다.
일단 리 타다나리 선수가 대한민국과 처음 인연을 맺게 되는 해는 2004년입니다. 당시 같은 팀에서 뛰던 한국 선수 오장은의 추천을 받아 19세 이하 청소년대표팀에 발탁됐죠
그리고 이후에 리 타다나리 선수가 밝힌 이야기로는
"연습 때 나에게 공이 오지 않았다"
"뒤에서 수근거리는 소리와 함께 반쪽발이라는 욕설을 들었다"
라는 말과 함께 재일동포에 대한 차별 한국 사회에 대한 섭섭함을 토로하는 듯한 인터뷰를 했습니다.
당시 극우 일본 언론에서도 재일은 한국사람인데 오히려 지네가 더 차별하네 ㅋㅋㅋ 식의 자극적인 기사를 써내려갔습니다.
(아마 제 기억으로 산케이 신문이 특히 그러지 않았나 싶습니다만...)
한일관계가 역사적으로 애증관계가 매우 큰지라 국민들의 관심이 그쪽으로 쏠린 건 어떻게 보면 매우 당연한 일이였습니다.
쟈이니치에 대한 다큐멘터리도 여러번 방영되었던 기억이 납니다. 내용을 다 기억하지 못하는 게 유감스럽습니다만...
그런데 말입니다?
여기서 의문점이 하나 떠오를 수밖에 없습니다.
과연 누가 그에게 "반쪽발이"라는 누가 들어도 모욕감을 느낄만한 말을 한 것일까???
라는 의문이 남습니다.
여기서 잠시 시간을 2004년으로 돌려보면 리 타다나리 선수는 위에서 이야기했듯이 같은 팀 동료였던 오장은 선수의 추천으로 19세 이하 청소년 대표팀에 들어가게 됩니다.
그리고 그는 단 이틀 후 숙소를 무단 이탈하였습니다.
리 타다나리 선수가 밝힌 이유는 "나에게 공이 오지 않았다." "뒤에서 수근거림과 함께 반쪽발이라는 욕을 들었다."
입니다.
당시 많은 사회적 관심과 함께 또한 누가 그에게 그런 욕을 했는가 누가 범인인가???에 대한 화살표 역시 집중되었습니다.
현재 광주 상무 불사조 팀에서 뛰고 있는 김진규 선수가 범인이다. 라는 이야기도 나왔습니다.
본이 아니게 김진규 선수는 당시 화살을 맞아야 했죠
하지만 그는 범인이 아닙니다.
리 타다나리 선수가 청소년 대표팀에 이틀동안 있었을 때 김진규 선수는 당시 올림픽 대표팀에 차출되어 있었습니다.
둘 사이에 특별한 인연이 없었던 이상 "반쪽발이"라는 말은 커녕 얼굴을 마주치긴 어려웠던 거죠
삼국연의에서 나오는 조조와 관우가 화용도에서 만나는 이야기가 정사에는 "그런 일 없음" 허구이듯 말입니다.
그리고 리 타다나리 선수의 절친이였던 그리고 그를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에 데려온 일등공신이였던 오장은 선수의 이야기는 뜻밖이기도 합니다.
오장은 선수는 그와 절친이라 그가 짧은 기간 대표팀에 있었을 때 항상 붙어다니며 통역을 자청할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오장은 선수는 리 타다나리에 선수의 차별논란이 수면 아래로 어느 정도 가라앉았을 때 한 기자와의 인터뷰에서선수들 사이에서 그런적이 없었다 라고 고 내심 조금 섭섭해했었다고 합니다.
오히려 그는 리 타다나리 선수를 서로 배려해주려고 같이 하려고 애썼다. 라고 말합니다.
한국어가 매우 서툰 리 타다나리 선수를 위해 통역을 자처하고 옆에 있었던 오장은 선수가 있었다면 리 타다나리 선수가 들었다는 "반쪽발이"라는 말과 모멸의 시선을 이틀이라는 짧은 시간이라도 그가 못 느꼈을리가 없었다는 것입니다.
합류 이틀 후 숙소를 무단 이탈하고 일본으로 돌아간 리 타다나리 선수는 2006년 일본 축구협회의 공식 귀화 제의를 받고 2007년 정식으로 일본으로 귀화합니다.
그리고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2011 AFC 아시안컵에서 자케로니 감독이 이끌고 있는 일본 대표팀에 발탁되게 됩니다.
그리고 그는 1월 29일 킹 칼리파 스타디움에서 열린 오스트레일리아(호주)와 결승전에서 연장 전반 8분부터 마에다 료이치와 교체투입되어 연장 후반 4분 대표팀의 첫 골이자 결승골을 넣어서 일본 대표팀이 2011년 아시안컵 우승을 달성하는데 기여하였습니다.
물론 그가 축구선수로서의 인생을 멋지게 펼치고 있는 건 국적을 떠나 칭찬해주고 응원해줘야 할 일입니다.
현재 잉글랜드 사우스햄튼FC에 소속되어 있다가 팀이 강등권이고 부상으로 출전기회를 잡지 못하다가 FC도쿄로 돌아간다는 뉴스가 오늘 언론에서 흘러나왔습니다.
하지만 뉴스에 비춰진 그를 보면서 그 어떤 생각보다 의문점이 먼저 앞서는 건 어쩔 수 없었습니다.
"반쪽발이"라는 말을 들은 사람은 있지만 말한 사람은 없다.
그렇다면 둘 중 하나는 거짓을 이야기하고 있다는 것이 됩니다.
여기서 우리나라 사회를 잠시 한 번 돌아보면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특히 대한민국 남성이라면 병역의 의무를 신경쓰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실제 가수 스티브 유, MC몽 의 사례는 굳이 길게 설명하지 않아도 병역 문제 하나가 그 둘의 이미지를 천국에서 지옥 끝까지 떨어뜨려 버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리 타다나리 선수가 만약 한국 국적을 유지하고 있었다면 그가 재일교포 4세건 5세건 간에 병역의 의무를 이행해야 한다고 합니다.
특히 대한민국에서 스포츠 선수, 연예계 인사들은 군대 문제에 항상 노출되어 있습니다. 한창 잘 날리다가 군대에 갔다오면 이미 자기 자리는 누군가가 대신하고 있는 상황이 많기 때문이죠 그러다가 잊혀지고 소리소문 없이 은퇴해서 사라지는 선수들도 많습니다.
만약 그가 "반쪽발이"라는 모욕을 듣지 않고 잘 지내다가 에이 모르겠다. 식으로 일본으로 돌아간 뒤에 귀화선언을 해버렸다면 그가 받은 건 수 많은 동정의 손길과 눈빛이 아닌 온갖 욕설과 비난으로 가득찬 손가락질 뿐이였을 것이라는 건 말할 필요도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리 타다나리 선수는 일본 귀국 후 한국에서 차별당했다 라는 인터뷰를 통해 한 일 양국에서 동정표를 받았고 일본 축구를 대표하는 선수로 자리 잡았습니다.
더불어 한국 사회는 한 쪽의 이야기만 듣고 다른 한 쪽의 이야기는 듣지 않은 채 경솔히 행동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분명 어느 한 쪽의 이야기는 진실이 아닙니다.
리 타다나리 선수의 이야기가 진실일 수도 오장은 선수의 이야기가 진실일 수도 있고리 타다나리 선수의 이야기가 거짓일 수도 오장은 선수의 이야기가 거짓일 수도 있습니다.
과연 2004년 그 해에 있었던 일
과연 누구의 이야기가 진실인 것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