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거탑 보니까
얼마전까지 해왔던
군생활이 생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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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에선 주말,휴일에는 부대에 특수일정이 없는 한, 면회가 허용된다.
난 군생활동안 주말에 가족들과
면회를해본적이없다.
때는 내가 이병때,
부대 내 담벼락이 무너져서 *5대기 가
담벼락을지키고있었어야했다.
당시 짬밥도없던 난 부사수로들어가서
사수선임과 멀뚱멀뚱 서있었다.
추위에벌벌떨며 서있는데,
저멀리 누군가가뛰어왔다.
"육승완 이**야 빨리올라와!"
???..무슨일이지...?
내가무슨일을저지른거지..?
무엇을했길래...
무슨잘못을 내가했길래...
행정반으로가니, 보급관님이
날 아래위로 훑으시더니,
"너 당장뛰어가서
A급 전투화,전투복입고와.
일분준다. 일분안에안오면
너희소대 다 군장쌀줄알아!"
식은땀줄줄줄
온몸이벌벌벌 떨렸다.
선임들은 무슨일이냐, 너무슨
사고쳤냐,빨리말해라 하는데
난 도무지몰랐다.
"빨리안와!!!!!?"
복도를 가득 울리는 샤우팅
조카뛰었다. 땀은이미흥건.
"아 이** 땀봐라 ...
야,부소대장따라 위병소가봐"
???....
나는 말없이 부소대장 님인솔하에
위병소로 향했다.
그곳엔....
날보며 울먹거리시는 어머니가
계셨다.
"승완아...내아들 승완아..."
나는 말문이 턱 막혔다.
입대이후론 가족들얼굴을
전혀볼수없었다...
입대이후로 처음보는 어머니의얼굴
많이 야위시고 주름도 많으셨다.
아니..원래그러셨는데
내가그동안 보질못했던것같다.
이때 난 이등병 이었다.
다들알겠지만,이등병땐
눈치보느라 살이 빠질정도다.
어찌나 선임,간부눈치가보이는지
"엄마...어떻게왔노...
지금 오면안되는데...."
고작 첫 마디가 이랬다. **같은놈...
이런 아들을보며 엄마는
"아..그래맞제 맘대로오면 안되제
근데 우리아들 너무보고싶어서
요래 와뿟다 괘안타 봤으니됐다
엄마가께"
난 아무말도할수없었다.
맘같아선 엄마와 간단한 식사라도
하고싶었다.
허나,이땐 평일이었고
난 5분대기조였다.
맘졸이며 어떡하지...빌어서라도
잠깐더있다갈까...아...어떡하지
고민하고있던찰나,
"어머님, 이왕 이렇게 오신거
식당에가셔서 육승완이병과
잠깐이라도 이야기나누고가시죠
위에다가 허락은 받아놨습니다^^"
정말 평소엔 그렇게 무섭고
딱딱했던 간부들이 그날은
천사같았고 구세주처럼 보였고
아버지같이 느껴졌다.
식당에앉아서 엄마와대화를나누는데
아들한번볼거라고
부산에서첫차타고
신용카드한장들고
그추운곳
길도모르시면서
집에서가져온귤을주시며
"엄마가급해서 뭐 들고오지도못했다~...미안하다
그래도 보는것만도좋네~^^ 밥먹는거 한번봤으면.."
순간 가슴이 뭉클했지만
꾹참고
"뭐...쫌있으면 첫휴간데
좀만 더 참지..."
라고 말해드릴수밖에없었다.
그렇게 짧은면회가 끝나고
위병소밖으로 나가시는
어머니뒷모습을보며
너무나도 아쉽고 괴로웠지만
한번 웃어드리고
그대로 뒤돌아서
5대기조와 다시합류했다
무너진 담벼락쪽으로
터벅터벅 걸어가는데
그때난 이미
멍한 빈 깡통이었다.
상황을 모르고있던 사수선임이
"뭐야 너 이** 뭔일이야"
"어머님이 면회......"
끝내말을잇지못하고
그자리에서 펑펑울었다.
정말 아무생각없이
눈물밖에 나오질 않았다.
잠깐 화장실가서 진정하고오라는
선임의말을듣고
화장실에가서 변기에앉아
방금전 어머니와의
첫면회를 회상했다.
눈물만 하염없이 흘렀다.
군생활하면서
슬픈일도 기쁜일도많았지만
난.이때가.
어머니의 첫 면회때가
가장 기쁘고
즐겁고
재밌었고
슬펐으며
나의무심한 말투에
스스로가 괴롭기도했다.
하지만 난...
행복했다.너무나도...
지금은전역해서
매일보는 가족들이지만
한번씩 군복을 볼때면
그때 그시절이 생각난다.
군대는. 나에게 있어서
좋은 인생경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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