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짱공 형님들..
너무나 답답한 마음에 이렇게 털어놓게 되었습니다.
동갑내기인 여자친구와 약 6개월정도를 만나고 헤어졌습니다.
결정적 계기는 여자친구의 친언니께서, 병환으로 돌아가시고 나서 약 1주일 후에 친구로 지내자고 하더군요.
그로부터 한달이 지났는데도, 전 도무지 잊혀지지도 않고, 오히려 답답하기만 합니다.
당시에는, 내가 남자친구로서 무언가 위로가 되고, 도움이 되고, 버팀목이 되어주고, 기분좋게 해주는 활력소가
되어주고 싶었는데, 아무것도 할수없는 무력감과 자책감만 들다가,
이제는, 차인 마당에도, 혹시나 혹시나... 하는 생각만 드네요..
이십대 후반의 나이에, 정말 태어나서 연애다운 연애를 처음으로 해봤습니다. 친언니께서 급속도로 병환이
악화되시기 전까진, 웃으며 농담삼아 바로 결혼할까? 라고 무거운 농담도 하면서 정말 좋아했습니다. 서로요..
집도 가까워 일주일에 5번은 일끝나고 만나서 기본 3시간씩 카페에서 이야기꽃을 피우는걸 낙으로 살았습니다.
제 생활도 등한시 할정도로 모든것을 올인한 상태였지요. 그러다가 시간이 흐르고 원래 사람에게 마음을
잘 열지 않는 성격인 제가, 그 여자친구에게 마음을 열었다 라고 생각할 즈음에 갑자기 날아든 선고아닌 선고.
분명 어제까지만해도, 수줍어하면서도 사랑해를 하던 사이였는데... 그렇게 갑자기 친구로 지내자는 말을
할수가 있는걸까요?
기다린다고, 나중에 헤어지더라도, 슬픔을 나눠줄사람은 당장 있어야 하지 않겠냐고, 울기도 하고 화도 내봤지만,
생각하고 생각한 말이랍니다. 나중은 없다고. 남자보단 친구같다고.
그로부터 한달이 지나고, 제 주위사람들은 자존심도 없냐고, 연락 끊고 새롭게 시작하라고 하는데,
저역시 친구들의 연애사에 쿨하게 말해줄 정도로 현실적이라 생각했는데, 막상 제가 겪으니
모든게 혼란스럽기만 하고, 뭘 어떻게 해야 할지도 판단이 서질 않네요.
멍때리고, 우리가 만난건 추운겨울이었는데, 풀린 날씨에, 오로지 그 친구만 생각나네요.
날씨 좋으니까 어디가면 좋겠다 하고...
약 2주전에, 술먹고, 약간 알딸딸한 술기운에, 친구로 볼수있을때까지 다신 연락도 뭐도 하지말자고 제입으로 선포해놓고,
오늘 또 안녕하냐고 안부를 물었네요. 헤어지고 연락 두어번 서로 했지만, 억지로 웃음짓는 것같아 마음이 더 착찹했습니다.
내일모레... 금요일에 술한잔 하기로 했습니다.
하고싶은 말도, 물어보고 싶은말도 너무나 많지만, 시간이 지나다보니, 딱 하나 궁금한건 물어봐야겠습니다.
'왜 친구로 지내자' 라고 말을 한건지요..
혹여, 상황때문에 본심이 아닌 말을 하고선 본인도 어쩌지 못하고 한건 아닐까요?
제가 이상태로 서로 연락이 끊어지면, 어쩌면, 제 인연을 놓치는 우를 범한건 아닐까요?
그래서 이번에 만나면 정말 물어보고 싶네요.
연애다운 연애를 아직까지 잘 해보질 못했습니다. 그렇다고 고기먹는 스님은 아니고요..ㅎ
저보다 훨씬 경험치도 많으시고, 생각도 깊으신 짱공형님들께 생각을 여쭙다고 쓴건 아닙니다만,
나이에 안맞게 너무나 유치하고 제가 생각해도 너무 쪼잔하고 찌질해서 어디 풀데도 없고,
글 끄적거려 봤습니다... 생략된 내용이 많긴 많네요 ㅋ
마지막으로 요새 날씨가 오락가락하여, 감기환자도 있고, 저역시 감기로 링겔까지 맞았네요..
모기도 날아다니고요...
건강 챙기시고, 좋은날 좋은시작으로 모두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답답한 글 끝까지 봐주셔서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