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번주 금요일이었습니다.
오랜만의 황금연휴에 친구들과 클럽을 가고자 길을 나섰더랬지요.
친구들과 수다를 떨며 길을 걷다가 버스정류장을 지나치는데 귀에 거슬리는 날카로운 목소리가 딱! 꽂혀 고개를 돌려보니
불금을 즐기기 위해 한껏 치장한 4명의 여자들이 지나쳐 가더군요.
각자 손에 커피며, 덴X크 유산균 우유 따위를 들고 있었는데, 걸어가던 4명중 한여자가 신발을 고쳐 신는건지
바지단을 접는건지 주저 앉으며 옆에 있던 일행에서 들고있던 커피를 건네더군요.
그것을 받아든 여자는 안에 내용물을 확인하는 듯 하더니 도로옆에있는 배전박스? 그위에 올려 놓더군요.
그러더니 옆에있던 두명의 일행에게 다먹었으면 이리줘라고 받아 들더니 그것도 그 위에 올려 놓더라구요.
그러고 나서 그 네명은 다시 길을 걸어갔습니다.
그 광경을 쳐다보고 있다가 정말 웃기지도 않기에 저는 배전박스 위에 올려놓은 쓰레기들을 주섬주섬 챙겼습니다.
보고있던 제 친구도 거들어 주더라구요.
쓰레기를 챙겨서 앞에 걸어가고 있는 그 여자들을 빠른 걸음으로 쫒아가며 불러 세웠습니다.
"저기요!!!"
하고 부르니 네명 모두 걸음을 멈추고 뒤를 돌아보았습니다.
가까이서 보니 저보다 많아봤자 두 세살 어려보이더군요.
"저희요??"
"네. 이거 저기 위에 놓고 그냥 가시던데요?"
하며 빈 컵들과 우유곽을 보여줬습니다.
"그거 버린건데요?"
황당하더군요. 이런 당당함이란...
누가 버린건지 몰라서 주워서 쫒아 왔을까봐??
"네 알아요. 쓰레기를 저런곳에 버리고 가시면 안되죠. 가져가세요."
하고 말하니까 여자 한명은 그 쓰레기를 받으려고 손을 내밀었습니다.
그러자 처음에 쓰레기를 올려놓았던 그 여자가 제지를 하며
"그 쪽이 주웠으니까 그 쪽이 버리세요. 저흰 그거 필요없어요."
이러면서 갈려고 하더라고요.
"저기요. 제가 이 쓰레기 가져도 되냐고 허락 맡으러 온거 아니거든요? 공공장소에 쓰레기 버리셨으니 지정된 장소에 버리시라고 말하는 겁니다. 쓰레기 통이 없는 것도 아니고 바로옆 버스정류장에 엄연히 분리수거통 까지 있는데 이런데 올려 놓고 가시면 됩니까?"
라고 말하자 그나마 양심적이었던 한 여자분이 죄송하다며 자기가 버리겠다며 받아가더군요.
처음에 쓰레기 버렸던 그 여자는 뭔 거지같은 경우가 다있냐는 듯한 눈으로 저를 째려보더니 일행을 끌고 가버렸습니다.
딱봐도 우리가 가려는 클럽을 가는 차림새라 기분도 얹짢고 다시 마주치기도 싫어서 친구와 다른 술집으로 발길을 돌렸습니다.
요즘 길거리를 보면 비양심적이며 비도덕적인 행동을 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은것 같습니다.
더 무서운건 자신의 그런 행동이 습관처럼 나온다는 것이고, 잘못된 행동이라는 것을 인지를 못한다는 겁니다.
살면서 길거리에 쓰레기투기 한번 안해본 사람이 어딨겠습니까? 저도 어리고 철없을 때 그런 짓 많이 했고, 그게 잘못된 행동인지 깨닫지 못할 때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어느정도 자신의 행동에 스스로 책임질 수 있는 나이가 되면 옳고 그름을 분별해야되는 것 아닐까요? 미쳐 생각이 짧아 무심코 그랬다고 해도 스스로 잘못을 깨닫고 수습을 하던지, 아니면 옆에서 충고를 하면 인정을 하고 잘못을 뉘우치는게 흔히 말하는 지성인의 자세가 아닐까요? 내 손, 내 차, 내 집이 더러워 진다해서 길거리에 담배꽁초며 음료수 캔 등등을 버리는 사람들을 보면 참....어떻게 자기가 사는 동네, 자기 차가 다니는 도로를 더럽 힐 생각을 하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선진문화 선진문화 말로만 외칠 뿐이지 시민의식은 점점 산으로, 들로, 안드로메다로 가버리는 것 같아 참 씁쓸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