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주 한병에 지난날을 담아넣고, 한잔을 비울때마다 후회를 하고 자책하기를 다섯병. 생의 반절도 다 채우지 못한 주제에 무슨 그리 후회 할것들이 많은지.. 사뭇 진지한 표정으로 내 이야기를, 상대방의 이야기를 듣고 대답하며, 마치 비우면 사라질듯 후회로 채워진거라 믿는 소주잔을 비운다. 선택으로부터의 파생되는 의심의 여지가 없는 후회.'만약에'라는 단어로 위아래 좌우가 바뀌는 가상의 이야기들. 선택은 자기 몫, 이미 밟은 길인데도 모두는 자신을 탓하며,이미 진행된 인생에 '만약에'라는 단어를 억지로 삽입하고 잠시동안 모두는 유능한 시나리오 작가가 되어 존재하지 않는 제 2장, 그것도 번외편의 후회를 써내려간다. 결심으로 가득 찬 술자리가 끝나면 언제 그랬냐는듯 동시에 솟아나는 후회. 아침을 맞이하고,쓰린 속을 움켜쥐며 어제를 후회하는 찰라, 우린 또 오늘의 결심을 한다. 인생이라는 곡에, 후회와 결심의 피쳐링. 어떤이는 '인생은 젖은 우산을 견디는것, 그리고 우산은 비를 견딘다.' 라는 멋진 말을 한다. 나는 애초에 우산을 제대로 사용할줄 모르는 인간이기 때문인가? 우산을 들어도 젖은 옷을 보고 후회부터 하게 되니 말이다. 경험부족일까? 우산 드는 법을 잘못 아는걸까? 라고 골머리 앓던 나에게 어떤이는 너무도 간단히 해결책으로 큰 우산을 던져준다. "당신은 많이 변했습니다."라고 말하지만 정작 자신이 변해버린 아이러니. 인생을 다루기에는 괴씸한 나이.하지만 적지 않은 나이. 후회 이전에 자신의 결정을 의심할 때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