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팔아치울때의 심정

비오는칼날 작성일 13.06.23 20:58:26
댓글 5조회 2,219추천 1
137198870033341.jpg









솔직히 이야기 할게.
너와 나는 이제 완전히  끝이야. 더이상 너 따위는  보고싶지도 않아.  
나에겐 너보다 더  아름답고 세련된 친구가 생겼기때문이야.후후..날 욕해도 좋아. 넌 더이상 나에겐 필요없는 존재이니까. 
한때 잘나갔던 너의 인생도 나에겐 소모품에 불과할뿐이야. 난 너보다 더 능력있어.너보다 더 잘난 것을 가질수있는 능력이 있다는거야.
너두 나에대한 미련이 있겠지만..이쯤에서 단념하고 날 잊어줘 .그것이 서로를   위한것일테니까. 부디 내 발밑에서 조용히 있어주길 바래..

햇볕이 눈부시게  밝은   화창한 봄날  일요일 아침 골목에서 낮익은 목소리가 울려퍼진다...

"컴퓨터 사요."  "냉장고 사요"  " 자전거 사요"  .....
아침일찍부터   새로운 애인과 함께 즐기고 있던  나에겐   낮익은 목소리에 귀가 쫑긋해진다.
방구석에 조용히 쳐박혀있던 옜날 애인이 내눈에  밟힌다.. "흥.... 볼때마다   눈에 거슬려....."    
그래 좋아..이번에 완젼히 제거해버리지 머.. 
반바지 .슬리퍼를   신을체로 대문을 박차고 나가서 손을 흔들면서. 저멀리  리어카를 끌고 다니는 아저씨에게   소리쳐 부른다. 
"아저씨..."  " 여기 컴터 하나 있는데 ... 가져가실래요"
저멀리 떨어진   아저씨는  귀에   세상만가지 소리를 언제 어디서든 들을 준비가 되어있다는듯이...  "어디한번 봅시다"  라며   나에게   다가온다.. 

아저씨:    컴퓨터 몇대에요??? 나      : 한대구요...  얼마전까지 최신식 사양에..램..하드디스크.  USB....  .풀옵션에.............
나도 모르게 갑자기 옜 애인의 스펙을  컴퓨터에 대해서는 전혀 모를것 같은 그 아저씨에게 장황하게 설명하기 시작한다.
아저씨가 이해하던 말던..나는최대한 좋은 값을 받고 팔아 치우기위해 설명하고 애쓴다..
아지만  그아저씨는  반쯤 내말을 듣는듯..반쯤은  한쪽귀로 흘려보내는듯...퉁명 스럽게    "8천원 줄게요. "    라며  나의 설명따위는 안중에도 없는듯이 말을 한다.. 
순간..   나는 내귀를 의심했다.. 
아무리 컴터에 대해서 전혀 모를것 같은 인상의 고물상 아저씨였지만 .. 나의  소중한 애인이였던  그 에게 한다는  소리가 고작 8천원 이였다. 
그말을 듣는 순각  그아저씨와 나와의 기싸움이 되버리고 말았다.
" 아저씨..이거 지금 다나와 장터에  내놓아도  최소한 몇만원은 받아요."" 그래도  최소한  어느정도는 할줄 알았는데.... 와..진짜 이정도 밖에 안되나.." 라며..아저씨의 표정과 감정 상태를 스켄하기 시작했다. (아저씨 혹시 컴퓨터에 대해서  좀 아세요?? 라고 물어보고싶었지만..그것은 판매보다는 시비를 거는것이라 접어두었다.)

그  고물상 아저씨의 얼굴색과 표정은  수십년 업으로 살아온 고물에 대한 일가견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나를  마치  애송이 쳐다보듯이  미소띈 얼굴로  나를 향해  말을 붙였다..
"요즘 이런거 누가 줘도 안가져가요."   "오히려 사가는 사람에게  돈을 줘야 될판에...." 
순간 얼굴 표정이 변하는것은 그아저씨가 아니라..    나 였다.
머야 지금   내가 시세를 모르는건가??  중고 장터에 내놓아도  분명 이건 몇만원은 받을수있는데 지금 이 아저씨가  몰라도 너무 모르는거 아닌가???     잠시 고민하는 사이.. 
고물상 아저씨는  검은   지갑을 꺼내며   그속에   돈를 세기 시작한다..  8천원을 나에게 주면서  나의 옛 애인을 보자기에 싸서  그대로 가져간다. 
집에  녹슨 철 대문이 열리고  그대로 그 아저씨는 사라져 버렸다.잠시 머문 사이  내손에  8천원이라는   현금이 쥐어지고  ..동거 동락을 함께했던 그 앳 애인은 그렇게  사라져버렸다. 
잠시 나마   멍했다.   하지만  한편으론  씁슬하고  시원한 느낌이든다. 
손에 쥐어진 8천원으로  편의점으로 향했다   .. 담배 두값을 샀다..집에 오늘길에   담배한개피를 물고 불을 붙인다... 
후우~~~~~~~~~~~~~~~ 
아까 그아저씨의 모습이 생각난다.
방금 가져간   내 애인을 가져가서 어떻게 할지....  뻐끔 뻐끔..후우~~~담배 두 모금에   하얀 연기 처럼  과거 희미하게  사라진다.
헤어진  옛 애인이 주고간 마지막   이 담배의 선물을 깊게 마시고서야   그  슬픔도 잊혀져간다.. 담배 불씨가 아주 빠르게 꺼져간다....    
편의점에서 담배 사들고 한개피 피우면서    슬픔을 달래며  
슬리퍼를 질질 끈체로    집구석에 들어온다. 
 POWER ON~~~   새로생긴  최신식  애인과 함께  즐거운 일요일을  보내려는 들뜬 마음이  올라온다.. 슬픔과 기쁨이  오묘하게 교차되는 체로... 








 
비오는칼날의 최근 게시물

자유·수다 인기 게시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