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스포)우리 어머니, 우리 아버지

까펠라즈 작성일 13.08.16 01:3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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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어머니, 우리 아버지(Unsere Mutter, Unsere Vater)라는 영화를 아시나요?

실화를 배경으로 독일군의 시점에서 2차 세계대전을 다룬 독일산 TV영화인데, 올해 나온 거라 그런지 퀄리티도 괜찮고 볼만하더군요. 편 당 1시간 30분 가량, 총 세 편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예상 외로 독일군의 만행을 신랄하게 비판한다는 점에서 신선(?)하기도 했네요.

자기들이 한 일을 부정하고 합리화 하기에 바쁜 일본 놈들이 보고 좀 반성했으면 좋겠군요ㅡ_ㅡ

일단은 리뷰보다는 소개글에 가까워서 자유게시판에 쓰는데...규정 위반인가요? 

걍 많은 분들이 보셨으면 해서ㅋㅋ 

암튼 1화 내용과 캐릭터만 대강 설명 드리겠습니다~  스샷은 구글에서 긁어 왔습니다.


1편만 간단하게 소개할 거라 큰 내용은 없지만

조금의 스포도 싫다!! 하시는 분들은 살포시 뒤로가기를 눌러 주세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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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7658055021728.jpg(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빅토르, 빌헬름, 샤를롯테, 프리드헬름, 그레타)

이 다섯은 어릴때부터 한 동네에서 자란 소꿉친구들입니다. 정확한 배경 설명은 나오지 않지만 전개로 보면 빌헬름과 프리드헬름은 유복한 집안에서 자란 형제이고 샤를롯테는 빌헬름을 짝사랑하는 조금은 순박한 소녀, 빅토르는 유대인 재봉사, 그레타는 술집에서 일하며 가수를 꿈꾸는 다들 특별할 것 없는 청년들입니다.

영화는 이런 평범한 사람들의 삶이 전쟁을 통해 어떻게 변해가는지 조금은 덤덤하고 때론 날카로운 시각으로 그려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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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은 전장에서의 빌헬름 형제 모습을 짧게 보여준 뒤 6개월 전으로 시간을 돌리며 출발합니다. 

시기는 2차대전이 한창인 1941년 6월, 빌헬름과 프리드헬름은 군복을 입고 부모님께 인사를 하고 있습니다. 

형인 빌헬름은 장교이고 프리드헬름은 사병인데 가족과의 대화로 보아 형은 엘리트 코스를 밟는 재목으로, 동생은 그에 비하면 조금은 부족한 공부벌레? 정도의 위치인 것 같습니다.

그의 부모는 위대한 조국을 위해 봉사하러 떠나는 자식들을 자랑스러워 하면서도 빌헬름에게는 동생을 꼭 살려서 돌려보낼 것을 당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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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과의 짧은 이별 후 이들은 그레타가 일하는 술집에 모여 환송회를 엽니다.

이들은 6개월 후인 크리스마스에는 꼭 이곳에 다시 모여서 술잔을 나누자고 약속하죠.

이때만 해도 다들 전쟁이 곧 끝날 것이며 위대한 승리가 기다리고 있다는 장밋빛 환상에 젖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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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은 빠르게 지나 러시아 전선에 투입된 두 형제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프리드헬름은 무슨 일이 있던 건지 분대에서 거의 왕따를 당하고 있습니다. 대화 내용으로 미루어 보아 전투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도 않고 분대원들과의 의사소통에도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아마 그는 이미 전쟁에 환멸을 느끼고 있는 것 같습니다. 분대원들은 그를 나약한 샌님으로 취급하고 형인 빌헬름은 그런 모습을 안타깝게만 바라봅니다. 

그러고보니 둘은 같은 분대에 소속되어 있는데 보통은 형제끼리는 떨어트려 놓지 않나요? 독일은 조금 달랐던 모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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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를롯테는 그렇게 원하던 간호사가 되어 야전병원에 배치되었습니다. 하지만 그곳은 자신이 상상하던 곳과는 전혀 다른 곳이었죠. 죽어가는 병사들, 언제나 지쳐있는 상관들을 보며 위대한 조국을 위해 봉사한다는 생각은 점점 희미해지고 현실이 조금씩 그녀를 일깨웁니다.

처음 배속되었을 당시만 해도 조국을 위한 봉사정신과 투철한 사상으로 무장했던 샤를롯테는 점차 전쟁의 냉혹함을 알아가며 혼란스러워 합니다.

이 배우 처음엔 조금 별로인 것 같았는데 보면 볼수록 매력 있더군요. 살짝 혜림이언니를 닮기도 했고ㅎㅎ

참고로 입에 흐르는 건 그냥 물입니다...이상한 거 아닙니다-_-;;


137658191670615.jpg그레타는 자신의 꿈인 가수를 향해 한걸음 한걸음 나아갑니다.

하지만 그녀 역시 많은 것들을 포기해야만 했죠. 자신의 연인이었던 빅토르마저 떠나 보내야 했습니다. 그녀는 갖은 방법을 다 써서 빅토르를 프랑스로 보내는 데 성공했지만 과연 잘 한 일이었을까요? 삶은 쉽게 그녀가 행복해지도록 두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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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헬름은 분대원들 통솔하랴, 사고뭉치 동생 챙기랴 정신 없습니다. 하지만 조국을 위해 봉사한다는 긍지만은 여전했죠. 그런데 언제부턴가 그의 믿음이 흔들리기 시작합니다. 계기는 러시아에서 포로로 잡은 소련군 정치장교를 직접 처형하면서 부터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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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상관은 러시아가 제네바 협약에 서명하지 않았다며 포로를 직접 처형할 것을 명합니다.

빌헬름은 망설이지만 결국 무저항의 포로를 사살하고 맙니다. 그때부터 그의 전쟁은 위대하지도, 숭고하지도 않게 되었습니다. 다만 생존을 위한 투쟁이 되었을 뿐이죠.


137658230741852.jpg빅토르는 그레타의 마지막 선물인 통행증을 갖고 길을 떠납니다. 이별선물로 그녀를 위한 드레스를 남겨 둔 채로요.

그의 부모는 수용소로 끌려가게 됐지만 그나마 자식만은 살릴 수 있게 되어서 기뻐하며 그를 보냅니다.

빅토르는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억지로 떼어내며 굳은 표정으로 길을 떠납니다. 어떻게든 미국으로 건너가 가족들을 구해내리라 다짐하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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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대인 소녀에게 과자를 주는 SS 장교. 이 다음에는...)

빌헬름 형제는 우크라이나에서 충격적인 장면을 목격합니다. SS 병사들이 우크라이나인 민병대를 동원해 유대인들을 사냥하는 모습이었죠. 팔에 우크라이나 깃발 색깔의 완장을 두른 남성들은 건물을 철저하게 뒤져 유대인들을 색출합니다. 그중에서 어린 소녀를 발견한 형제는 이들을 멈추려 하지만 SS 장교가 등장해 예기치 못한 상황이 벌어집니다.


137658286489875.jpg(유대인들을 잡아가는 우크라이나 민병대원들과 그들을감독하는 SS병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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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의 늪에 더 깊숙이 발을 들여놓게 되는 병사들)

영화는 어떻게 보면 전쟁에 휩쓸려 버린 병사들을 위한 면죄부를 쥐어주는 것 같다가도 어느 순간 철저하게 그것을 부정합니다.

모든 이들이 직간접적으로 이 전쟁에 연관되어 있음을 보여주며 함부로 그들을 위한 변명을 늘어놓지는 않죠.

심지어 주인공인 빌헬름 형제마저 마냥 정의로운 이들로 그려지지 않습니다. 그들은 때론 자발적으로, 때론 억지로 전쟁범죄에 동참하게 되고 그로인해 점차 변해 갑니다. 순수하던 샤를롯테 역시 모종의 일로 인해 독일의 범죄에 한발짝을 걸치게 됩니다. 당시를 살아가던 시민 누구도 책임을 벗어날 수 없다는 듯이 영화는 이야기를 풀어 갑니다.

이렇게 자국의 잘못을 스스로 반성하는 모습...다시 한 번 일본인들이 보고 배웠으면 좋겠습니다.ㅡㅡ

그리고 영화로 까도 모자랄 판에 자진해서 일본인들 쉴드 쳐주곤 하는 감독들도 보고 배우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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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은 계속 흐르고 전쟁은 점점 치열해 집니다. 소련의 지옥 같은 우기를 지나 빌헬름 형제는 그 유명한 동장군의 환대를 받게됩니다. 전황은 점점 소용돌이 속으로 빠지고 이들은 점차 어떤 사실을 깨달아 갑니다. 바로 그들이 6개월 전에 했던 약속, 크리스마스 날 베를린에서 만나 술잔을 나누기로 했던 약속을 절대 지킬 수 없을 거라는 사실을요. 

친구들은 모두 뿔뿔이 흩어졌고 아마 다시는 볼 수 없게 될 지도 모릅니다. 그들의 전쟁은 이제 막 시작되었을 뿐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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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투 중에 떨어진 사진, 그리고 그 위에 떨어지는 탄피들이

전쟁의 소용돌이에 빠져 버린 다섯 친구의 비극을 느끼게 해줍니다.



소개는이것으로 마치도록 하겠습니다.더 자세히 쓰고 싶기도 하지만 지나친 스포가 되어버릴 것 같아서요ㅎㅎ암튼 '우리 어머니, 우리 아버지' 생각보다 괜찮은 작품이었습니다.굉장히 재밌다거나 엄청난 명작이라고까지는 못해도나름 의미도 있고 볼만한 작품이었다고 생각 합니다.토랭이는 아마 네이버에서 쉽게 구하실 수 있을 겁니다ㅋㅋ
이상 10년 차 상사 까펠라즈였슴돠ㅡ_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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