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독법과 관련된 개인적인 생각

우어엉쿠어엉 작성일 13.11.24 03:19:07
댓글 7조회 1,313추천 0

게임 관련 업에 종사하고 있기도 하고 앞으로도 게임관련 업에 종사하게 될 것이며

무엇보다 게임을 좋아하던 유져로써 ...

이런 사태가 벌어진 것이 무척 안타깝고... 정말 정부는 미친것 같아요.

그런데 문제는 이런 미친 짓을 한다고 하면 해왔던 정부라서 더 안타깝네요.

지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결국엔 마무리가 될꺼고 이제와 막으려고 해봐야 그냥 온라인 상에서

안된다 안된다 소리만 지를 뿐이지 정부가 행복추구권을 침해하려는 마당에도

얌전히 정중하게 '이러지 마세요~ 이거 이상한 거에요' 라고 밖에 이야기하지 못하는 현실도 안타깝네요.

정말 개인적인 생각으로 저는 이런 사태가 벌어진 것의 근본적인 일부 책임은 유져들에게 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콘솔 시장을 완전히 망하게 만들었기 때문이죠.

콘솔 게임이 진리라는 이야기를 하려는건 아닙니다.

콘솔, 모바일, 온라인 모두 저마다의 재미와 즐기는 방법이 있고 모두 제 생각엔 긍정적인 여가이자

즐거운 컨텐츠라고 생각해요. 다만 그 차이는 있다고 봅니다.

콘솔은 소설이나 영화 같은 느낌이 강해요

잘 준비해서 내 놓으면 유져들이 사서 씹고 뜯고 맛보고 즐기고 시간 지나면 '아~ 정말 재밌게 했던 게임' 정도로

기억하고 이따금 한번씩 다시해보는 정도로 즐기게 되죠.

모바일 게임은 잠깐 재밌게하고 금방 질리고 금방금방 갈아타구요.

온라인 게임은 네버 엔딩입니다. 말그대로 엔딩이 없죠. 내가 접속만 하면 내 케릭터가 있고 들어가면 다른 많은 사람들과

무엇이든 해야할 퀘스트 들이 있으며 퀘스트가 없으면 노가다라도 있죠. 온라인 게임은 끝이 있으면 안돼요.

서비스 종료일을 처음부터 정해놓고 게임을 내 놓는 격이죠.

온라인 게임은 게임이 망하는 그날까지 계속 새로운 컨텐츠를 추가하고 서버를 돌려야 합니다.

그렇게 유져들을 떠나지 못하고 계속 즐기게 하려면 중독성 강한 게임을 만들어야죠.

(중독성과 재미는 다르죠. 어느정도 선까지는 상호 보완 적이지만 재미가 좀 더 포괄적인 의미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애초에 콘솔이 망한이유는 다들 아시다시피 무분별한 복제 때문입니다.

꼭 콘솔만이 아니라 컴퓨터 게임도 그렇게 망했었죠.

몇년을 투자해서 게임하나를 만들어 내놓으면 돈주고 사는 사람은 전체 유져의 5%나 되었나요.

물론 정부의 문제도 있습니다. 그 당시 게임 산업을 보호하려는 움직임을 전혀 보이지 않았죠.

그 때문에 어릴때는 게임들 디스크에 복사해서 집에가져오는게 불법이란 생각조차 하지 못했습니다.

(알지 못했다고 떳떳하다는 뜻은 아닙니다. 잘못은 엄연히 잘못이고 부끄럽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동네 게임가게에서 2만오천원 주고 샀던 패미콤 게임 팩이 내가 돈주고 산건데 그 팩 자체가 불법적으로 제작된

것이란 생각도 못했고 '그 날이 오면' 이라는 슈팅게임은 동네 컴퓨터 학원에서 토요일 날이면

학원 다니는 친구들 10명 20명이 주루룩 앉아서 하고 있었지만 사실 돈을 주고 정당하게 구입해서

즐겼어야 했다는 사실조차 모르고 당시 국내 게임 제작자들을 굶겨 죽였죠.

그리고 플레이 스테이션이나 세가 새턴등 일명 차세대 게임기가 나왔을 때도

용산에서 돈주고 복사칩달고 복사칩달면 게임기 수명이 줄어든다는데도 굳이 그걸 달아서

삼만원에 다섯장짜리 복사 씨디 구입해서 게임을 이것저것 한입씩 베어물고 버렸습니다.

아무런 자각도 없이 우리가 좋아하던 게임 관련 산업을 병들게 만들었고 결국

한국에서 게임시장은 망하다 시피 했습니다. 개발하려는 사람들도 없었구요.

그러다 리니지가 나오게 됩니다. IMF 가 터지고 사회가 개인을 배신하던 시기에

노력 = 보상이라는 게임의 가장 기본적인 메커니즘을 가진 리니지가 한달에 약 삼만원 정액으로

돈을 벌기 시작했고 그 당시 컴퓨터 전공자는 일단 어디든 취업은 할 수 있다라는 분위기에

컴퓨터 관련 학과도 늘고 전문인력도 굉장히 많아져서 '온라인 게임' 이라는 새로운 산업에

너나 없이 발을 담그게 됐죠. 게임은 적고 게임 유져는 폭발적으로 증가했죠.

스타 크래프트의 선전으로 PC방이 늘어나는 것도 온라인 게임 시장의 성장에 일조하게 됩니다.

근데 리니지처럼 만들어만두면 돈벌던 시기는 끝이나고 점점 게임 기술은 발달하고 유져들 입맛은 까다로워 져갔죠.

오픈베타가 끝나고 유료화에 돌입하자마자 쫄딱 망하는 게임들이 우후죽순 생겨납니다.

어떻게해야 성공할까를 고민하다 오픈 베타 시기동안 유져들을 강한 중독성으로 사로 잡아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하죠 그래서 국내 게임을 즐기는 기준은 타격감이 굉장히 많은 비율을 차지하게 되고

또 현금 거래시세를 유지하는게 중요해집니다. 사람들이 아까워서 못접어야하니까 어떻게든 현거래 시세를

유지해서 계정비를 넣게 만들어야 그나마 서버 돌리고 밥먹고 살 수 있게 된거죠.

게임을 형성하는 여러가지 요소(확률,경쟁,보상 뭐 이런 요소들이 있대요 대학시절 컨텐츠 강의에서 들었는데

기억이 가물가물하네요) 중에서 사람들이 가장 확실하게 중독될 수 있는 요소들을 컨텐츠의 주요 요소로 만들 수

밖에 없었으며 사람들은 중독성 강한 게임을 찾게되고 중독성 강한 게임만이 살아남게 되었죠.

어릴때 정말 재밌게 즐겼던 파이날 판타지 6 전케릭 다 99레벨을 찍고 숨겨진 퀘스트도 다 해보고

일부러 파티를 두명으로 구성해서 막판 깨보고 별의 별 짓을 다했을 때 마지막 세이브 파일의 플레이 시간이

50시간 정도 였던걸로 기억합니다.

온라인 게임에 50시간이면 만렙도 못찍고 상위던전은 구경도 못하죠.

중독성 강하고 플레이 타임이 긴 게임 말고는 즐기지 않아요. 그러니 게임사들도 만들지않죠.

국내 게임 업체는 전부다 온라인 아니면 모바일이에요. 하필 중독성 강하고 플레이 타임이 긴 게임만

만드니 정부에서 '중독성'을 걸고 넘어지기 좋은 모양새가 된거죠.

심지어 지금도 콘솔게임 돈주고 사서 플레이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아요.

이게 참 안타까워요. 개인적으로 서양 스타일 게임들을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1인칭 시점에 FPS하는 느낌, 자유도가 너무 높은 게임들보다는 옛날 창세기전이나

파랜드 택틱스 같은 스토리 따라가며 한두개씩 숨은 퀘스트들 진행하는거 좋아하는데

과거에 게임을 즐기던 저를 포함한 상당수의 사람들이 정당한 가격을 지불하고 게임을 구매하지 않아서 이제는

입맛에 맛는 게임을 찾지 못해요. (물론 저와 취향이 다르신 분들도 있으니 우리 모두에게 안타까운

일은 아니고 개인적으로 안타까운 일입니다.) 

다양한 게임을 즐길 수 없게된 것...

우리나라 게임 개발사들이 콘솔게임은 아예 손도 못대고

하필 중독성, 플레이 타임으로 먹고사는 온라인 게임밖에 개발하지 못하게 된 것

그런 이유로 게임에 대한 규제의 목소리가 나오게 된 것...

일부는 우리의 책임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 안타깝습니다.

두서 없이 주절 주절 했네요 그냥 안타깝다는 말을 제일 많이 한 것 같습니다.

정말 개인적인 생각이고 생각만 했는데 공감하시는 분들도 계실까 해서 써봤습니다.

그냥 그랬다고 합니다 ~ 하는 이야기에요.

 

세줄 요약

1. 게임규제 ... 하아....

2. 온라인 게임은 중독성과 플레이 타임으로 먹고사는 게임

3. 어찌보면 과거 유져들이 돈주고 게임사서 하지 않아 국내에 온라인 게임만 살아남게 만든게 문제가 아닐까

우어엉쿠어엉의 최근 게시물

자유·수다 인기 게시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