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판사관

가위1 작성일 13.11.28 23:3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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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여년 전의 기억을 더듬어 보자면, 자세히 생각은 안나지만...

함장>부장>작전관 = 포술장 = 갑판사관

작전관>통신관>전탐, 음탐, 통신직별 부사관, 수병

포술장>사통관>병기, 기관직별 부사관, 수병

갑판사관>항해사>갑판, 조타직별 부사관, 수병

일케 되어 있고요.


갑판사관 : 갑판사관이라는 것이 뭐냐 하면, 대항해시대로 치자면, 접현 백병전시, 수병들 모아서 칼들고 다른배로 넘어가는 돌격대장격이고요. 장교유일의 실외근무자, 현장지휘자입니다. 수병들과 함께 파도와 바닷바람 맞아가며, 소리질러가며 함정의 안전을 책임지는 최일선 근무자입니다. 보통, 짬순으로 작전관>포술장>갑판사관 일케 되는 듯 싶습니다. 영내자 관리도 갑판사관이 합니다. 수병들 하나하나 불러서 상담도 하며, 휴가계 외박계 짜서 부장, 함장 결재 올립니다. 항해부 직속상관이라 생각하심 됩니다. 

성남함에서는 소위가 갑판사관이고, 포갑부라고 칭하니 아마도 포술장 이하 장교로 되어 있는 듯 싶네요. 

해군출신 인 것이 자랑스럽지도 않고, 자랑하고 싶지도 않습니다. 저는 그저 가야되는 군대고, 바다가 좋고 배가 좋아서 해군에 지원하여 28개월을 보냈을 뿐입니다.  

점호 : 타군의 점호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해군의 점호는 인원점검은 말할것도 없고, 하루 일과를 마치고 잠들기 전에 느슨해진 군기를 바짝 당겨 혹시 있을지 모르는 사고를 미연에 방지함에 있습니다. 자살은 떼어놓고 보더라도, 철재구조물입니다. 선박의 운항과 유지보수를 위한 인화성물질이 가득 싣고 있습니다. 전투를 위한 폭발물을 가득 싣고 있습니다. 멍때리고 담배 피다 입수 할 수 도 있고, 터진 홋줄에 맞아서 팔다리 부러지거나 절단될 수 있습니다. 바다에만 가면 흔히 볼 수 있는 배지만 100명 - 200명이 생활하는 아파트 한채를 옮긴다고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마스트 꼭대기에서 수면까지 아파트 15층 높이는 될겁니다. 계단에서 구르든 마스트에서 떨어지든 추락사고도 있을 수 있고, 중량물을 옮기는 작업도 많고, 맨들맨들한 철판만 있는 게 아니고 미끄러지지 말라고 샌드 깔아 놓은 곳도 있습니다. 뛰어 다니다 자빠지면 살 갈립니다.

당직사관들 없는 딴지도 만들어서 겁니다. 하얀 장갑으로 형광등 위 먼지 확인하는 거 보셨습니까? 그거 진짜로 그렇게 합니다. 

해군장교 : 부대 전입 후 첨에야, 암것도 모르고 그저 큰 목소리로 아무한테나 삘!썽!삘!썽! 했습니다만, 짬 먹어가면서, 목소리 작아지면서 ㅍ흥! 하기도 하고 필!응! 하기도 하고 바짝 펴진 손바닥도 점점 구부러지면서 나중에는 후임이 던지는 필승 경례 구호를 손으로 잡아 츄르릅 먹는 시늉도 하면서... 그렇게 군기는 수평선 너머로 사라져갔습니다만,, 장교분들 한테는 제대로 차렷하고 제대로 필!승! 던져 줬습니다. 그 뭐랄까... 계급을 떠나서 인간대 인간으로 정말 수고 많으십니다라는 인사라고나 할까요. 케바케지만, 부사관들은 술마시고 짱밖혀 자기도 하고, 실수도 하고, 일과중에 사라지기도 하고, 어느정도 사람답게 사는 듯 했습니다만, 장교들은 정말 불쌍할 정도로 개고생 했습니다. 제가 수병이라서 다행이다라는 생각을 했을 정도로 개고생 합니다. 함장님이야 나름 고충이 있으시겠지만 널널해 보이시고, 부장님은 그래도 숨은 쉬고 사시는 듯 보였습니다만... 그 아래로는 정말, 어이구 고생 많으십니다의 경례가 저절로 나옵니다. 

사례로 가장 인상깊었던 분을 얘기해 보면 1직 0000 ~ 0400, 1200 ~ 1600을 저랑 함께 서신 포술장님이십니다. 왜소하시고, 항상 눈꺼풀이 반쯤 감겨 계십니다. 그리고 수병들 보면서 항상 웃어주시고 농담도 잘하시고 커피를 달고 사십니다. 보통 1직 야근자는 1000시에 기상을 합니다만, 장교분들은 사관회의 일정이 있고, 일과시간 중 진행되는 일정이 또 있고, 당직은 또 당직대로 서야하고, 함포나 대함미사일 대공미사일 관리도 하고 모의훈련도 합니다. 항해중 이양반의 수면시간은 서너시간 정도 인데, 그시간을 또 쪼개서 비디오를 보십니다. 소오강호라든지 의천도룡기라든지... 긴 시리즈의 중국무협물을 보고 와서는 당직중에 당직자들 졸지 말라고 얘기해 주십니다.   


즉 제말은, 여러분들이 TV로 보신 쏘가리 나대는 거, 그거 나대는 게 아니고 자기 할 일 제대로 하는 겁니다. 제가 군생활 할 당시에도 자주는 아니지만 가끔은 있을 수 있는 일입니다. 왜 여성분이 갑판사관이라는 험한 직책에서 개고생 하시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짤은 제 애마 입니다. 

마땅한 짤이 없어서..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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