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에 읽는

독서량은 한 권도 되지 않지만 

사랑하는 친구들, 동지들과 기울인 소주병은 수 십개가 넘습니다.

저의 간은 안녕하지 못하지만 술을 마시며 '힐링'되었기에 안녕합니다.

누군가는 이 추운 겨울이 앞으로도 끝날 것 같지 않다고 말을 합니다.

그래도 괜찮습니다. 그래서 캐나다구스가 친절하게도 홈페이지에 한국어 적용을 해주었습니다.

따뜻한 거위털 패딩이 있으니 아무리 추워도 안녕합니다.

대학 등록금이 너무나도 높습니다. 가카께서는 반 값 등록금 하겠다고 하시고는

기껏 한다는 것이 장학금 확충하고 학자금 대출 이자를 낮춘 것밖에 없습니다.

부들부들 떨리는 마음으로 친구들과 함께 힐링하려 '생리공결제'를 제출합니다. 

전자출결의 경우에는 학생증만 태그하고 도망갈 수 있어 안녕합니다.

교수님 수업이 너무나도 형편 없습니다. 비싼 등록금에 비해서 말이죠.

저의 소중한 시간을 이렇게 낭비할 수 없어 책상에 필통 하나를 가림막삼아

네이버 웹툰을 봅니다. 웹툰은 너무나도 재미있으니 안녕합니다.

수업 시간에 목이 너무 말라 복도에 있는 자판기에서 600원짜리 코코팜을 뽑아 먹습니다.

이 놈의 학교는 수업 일정을 이상하게 짜놔서 다음 수업으로 가는 데 시간이 촉박합니다.

그래서 책상 위에 음료수 병을 두고 빨리 이동합니다. 

어머니들이 알아서 깨끗하게 치워주시니 감사합니다. 안녕합니다. 

팀프로젝트가 너무 많습니다. 그래서 법학관 8층 로비로 모였습니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삼삼오오 모여 대윤 파닭과 영구스 피자를 시켰습니다.

맛있게 얌얌하고 남은 치킨 조각과 뼈, 피자 도우는 그대로 냅둔 채

화장실 근처 쓰레기통 위에 편하게 올려 놓으니 안녕합니다.

박근혜가 철도민영화를 한다고 합니다. 앞으로 철도비가 오르면 어떡합니까?

짜증나는 마음에 방학에 16박 17일 유럽 여행을 갈 계획을 짜고 있습니다.

유류세 포함 백 만원에 가까운 항공권이지만 티케팅이 아깝지 않습니다.

에펠탑 앞에서 크레용팝 소율이처럼 점핑할 모습과 이를 페이스북에 올릴 상상하니 안녕합니다.

다음 학기에는 캐나다로 어학 연수를 갈 생각입니다. 

경제는 어렵지만 맛있는 파스타 집과 카페는 문전성시입니다.

하지만 5천원 짜리 커피와 4천원 짜리 티라미슈 조각 케익을 먹는 것이 사치라 생각하지 않습니다.

홍대에 있는 이 카페도 줄을 서서 들어왔는데 역시 기다린 보람이 있습니다. 안녕합니다.

합리적 소비자인 저는 뽐뿌를 즐겨 애용합니다.

거기서 한 쇼핑몰의 가격 표기 오류 사실을 발견하게 되었고 30만원 짜리를 3만원에 살 수 있었습니다.

가족을 사랑하는 저는 아빠, 엄마 것가지 3개를 구매합니다. 하루 뒤 해당 쇼핑몰에서 애걸복걸하며

주문을 취소해 달라고 부탁했지만 시크하게 거절했습니다. 

그 분도 비정규직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잠시, 제품 당 27만원을 벌었다는 생각에 안녕합니다.

가계부채 천 조 시대이지만 20대 후반의 나이이니까 K5 정도는 뽑아야 할 것 같습니다.

현대캐피탈에서 조금 돈을 빌리며 할부로 갚고 있습니다.

누군가는 저보고 카 푸어족이라 말을 하지만 여자친구와 함께 드라이빙을 할 수 있어 안녕합니다.

도서관은 시험 전 2주를 제외하고는 텅텅비지만

신촌, 홍대, 강남역 술집과 클럽, 밤사는 사람들이 너무나도 많습니다. 

도서관에 쳐박혀 공부만 하는 것은 청춘에 대한 배신입니다.

열심히 춤을 추니 적당히 땀도 납니다. 스트레스도 풀리고 건강에 좋으니 안녕합니다. 

경남 밀양에 송전탑 건설을 국민들이 반대하는 데도 추진한다고 합니다. 이거 독재 아닙니까?

짜증나는 마음에 다시 수업 시간에 출고가 106만원 짜리 갤럭시노트3로

모두의 마블을 하고, 카카오톡을 하고, 웹서핑을 하며 손에서 핸드폰을 떼지 않습니다.

데이터 걱정은 없습니다. 69천원짜리 무제한 요금제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전자파가 나오기는 하겠지만 여기서 나오는 전자파는 착한 전자파라 안녕합니다.

취업이 잘 되지 않습니다. 해커스 어학원에서 30만원 짜리 정규반을 신청하고

스터디를 병행하고 있습니다. 어학 실력이 금방 늘 것 같은 확신이 듭니다.

스터디 끝나고 조원들이 강남역에서 간단하게 치맥한다고 합니다.

이미 부모님이 주신 용돈은 다 썼지만 안녕합니다. 오늘은 엄마카드 슈퍼패스를 쓰면 되기 때문입니다.

부모님께서 너 언제까지 이렇게 살래?라면서 구박을 하십니다.

해준 것도 많지 않으면서 잔소리를 하시니 가슴이 답답하고 집을 나가고 싶습니다.

흔들리는 청춘을 위해서 나라는 사람을 알지도 못하는 김난도, 혜민 스님, 안철수의 책을 정독하고 

삼성그룹의 열정락서, 청춘 콘서트에 참여합니다. 천 번을 흔들려야 한다는 교수님의 말씀에 오늘도 안녕합니다.

아버지가 이번 주에 같이 등산을 가자고 하십니다. 어머니는 같이 천 변을 걷자고 하십니다.

요즘 세상에 누가 대학생이 쪽팔리게 이런 운동을 합니까?

흑석역 앞 이도공감을 35만원 주고 6개월 끊고 한 회 6만원이 넘는 P.T를 신청했습니다.

결재 후 한 달째 이지만 수업과 과제 때문에 3번 밖에 가지 못했습니다.

그래도 안녕합니다. 이도공감에는 양도 기능이 있기 때문입니다.

너무나도 안녕한 세상! 여러분도 안녕하신가요?

저는 취업을 해서 안녕합니다. 여러분도 건승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