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구 하일동에 (1984~1987) 살았슴.
위 사진은 철거 직전에 찍었던 것 같은데... 지금은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됐고
동네 이름도 강일동으로 바뀌었었슴...
85년도 고증 사진이 자주 올라오길래 옛날 생각이 나네요...
물론 킹오파 같은 게임은 없었고... 겔러그나 수왕기정도???
사진은 인터넷 검색하다가 발견한 옛날 우리집입니다.
첫번째 사진 왼족 샤시문이 제가 살던 집... 원래 나무문이었던 것과 쌀, 치킨 간판 빼면
온전한 그대로의 옛모습입니다. 좀 지저분하지만 30년전 모습 그대로임.
뭐랄까 굉장히 신기하더군요.
저때는 지금처럼 스맛폰, 디카 이런것도 전혀 없는 상태라 집 앞에서 사진 찍을 일이 없었고
흔하디 흔한 동네 풍경은 특별할게 없었으니...
가전제품도 고작해야 냉장고, 선풍기, TV, 밥통, 다리미 정도.
정말 단촐하게 살았지요. 그래서 문도 안잠그고 종일 나가 돌아다녔슴.
전화 한 번 할려면 오밤중에도 가게앞 빨간색 공중전화기 찾아가야 했으므로
왠만하면 가까운 사람하고도 연락하는 일이 드물었슴.
그럼에도 저때를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은
동네 어디를 가든 친구들 모인 곳이 있었고
요즘 애들처럼 개인적으로 바쁜 (?) 일상이 아니라서 매일 얼굴보고 뭔가에 열중했었죠.
고작해야 땅바닥에 금 그려서 노는게 전부였지만.
엽게 게시물에 롬멜님이 저땐 살기 좋았냐고 댓글을 봤는데
경제적으로 빈곤하긴 모두 마찬가지였지만 적어도 이웃집에 몇년동안 방치된 시신이 발견됐다..(고독사)
이런 사건은 없었거든요. 은둔형 외톨이, 층간소음, 주차문제, 독거노인, 게임중독, 우울증, 자살..등등
집집마다 인사는 안해도 누가 누군지 다 아는 상황이라 뭔일만 있으면 삽시간에 소문이 쫙~~
요즘처럼 케이블, 인터넷, 마니아적인 취미생활... 이런 문화가 없었기 때문에
절대 집에 틀어박혀 있을 수가 없었죠. 텅빈 방안에 혼자 있으면 미침. 감옥이 따로 없슴.
애나 어른이나 어떻게든 집 밖으로 나와야 정신 건강에 좋음.
그냥 동네 한바퀴를 돌아도 하루에 한번은 바람을 쐐야 사는거 같았습니다. ㅎㅎ
그래서 저는 저때가 지금보다 살기가 낫지 않았나 싶어요.
인터넷에서 접하는 엄청난 지식과 정보, 충격적이고 엽기적인 사건, 보지 말아야 할 것들, 보면 안되는 것들...
알고 싶지 않은 사실... 잘못된 진실...(정치, 경제)
나와는 아무 상관 없는 누군가의 인생사...
-스타킹 보면 꼴리는
-흰팬티 보고 쿠퍼액 흘리는
-암퇘지를 찾아 헤매는 삼류검조루씨
-제국주의를 동경하는 숫자 아저씨
-거대한 음모론에 휩쓸린 하라짱....
-분탕질을 일삼는 베충이들...
전 어쩌면 아무것도 접하지 않는 것보다 더 많은 것을 잃어가는게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듭니다.
물론 요즘 세대는 거기에 걸맞는 낭만이 있겠지만...
80년대 어린 시절을 보낸 건 정말 다행이었던 것 같아요...ㅎㅎ